“무대 위 뉴욕에서 당신의 꿈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이 뮤지컬 안에서 뉴욕은 단순히 지도 위 도시 이름이 아니라 하나의 감정, 그대로 하나의 캐릭터예요. 꿈을 좇고 가족과 공동체를 발견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이야기의 풍경 같은 거죠.”

오는 7월 24일 서울 GS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헬스키친’의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을 앞두고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가진 얼리샤 키스(Alicia Keys·45)는 “실제로 뉴욕을 경험했는지는 전혀 중요치 않다. 관객은 분명히 이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32차례 그래미상 후보에 올라 17개를 받았고, 세계적으로 앨범이 9000만장 이상 판매된 2000년대 최고의 리듬 앤 블루스(R&B)·힙합 아티스트(빌보드 선정)이며 싱어 송 라이터. 그가 총괄 제작자(lead producer)를 맡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헬스키친(Hell’s Kitchen)’은 2024년 토니상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여우 주·조연상을 받았다. 비평에 신랄하기로 유명한 가디언이 별 5개 만점을 줬다.
◇“엄마와 딸의 사랑, 그 힘 이야기”

뮤지컬은 얼리샤의 익숙한 히트곡과 새 노래 등 20여 곡으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 헬스키친은 뉴욕 맨해튼 서편의 지역 이름으로, 키스는 “난 ‘헬스키친’을 공연한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한 블록 떨어진 동네에서 자랐고, 늘 그 세계의 일부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뮤지컬은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 자전적인 성장담. 그는 “자신의 독립성을 찾아가는 열일곱살 소녀 ‘앨리’는 음악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지고, 엄마에게 반항하면서 성숙해간다”며 “이 뮤지컬은 의외로 무대에서 자주 다뤄지지 않았던 엄마와 딸의 유대, 어머니의 사랑이 가진 힘과 의미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했다.
얼리샤의 노래들은 이야기를 위해 새로운 의미로 재해석됐다. “원래는 사랑 노래로 썼던 ‘노 원(No One)’은 극 안에서 엄마와 딸 사이의 감정을 드러내는 강렬한 노래로 다시 태어났어요. 사랑 노래가 앨리와 아버지 사이의 중요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쓰이기도 했어요. 제 음악을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경험은 정말 짜릿했습니다.”
◇“내 노래들, 뮤지컬서 새 생명 얻어”


평단도 얼리샤의 대표적 이별 노래인 ‘폴링(Fallin’)’을 가족 간의 갈등과 애증으로 변주하는 등 기존 곡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은 과감한 재해석을 높이 평가했다. 최고의 R&B 가수인 얼리샤의 노래는 애초에 고도의 가창력이 필수. 지난해 9월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봤을 때도, 주인공 ‘앨리’와 그녀의 음악적 멘토인 ‘미스 라이자 제인’ 등 여배우들의 폭발적 보컬이 돋보이는 노래들이 관객들의 가장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는 주연 배우의 격렬한 음악적 표현을 선호하는 국내 관객의 취향과도 통할 것이다.
키스는 뮤지컬 제작에 대해 “수많은 사람이 하나의 비전을 위해 함께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큰 영감을 줬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경험 중 하나였다”고 했다.
◇“한국어로 불리는 내 노래, 큰 선물”

얼리샤는 한국 공연 배우 캐스팅에도 깊이 관여했다. 그는 “그만큼 내 개인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라며 “내 노래가 한국어로 불리는 건 정말 큰 선물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캐스팅 과정에서 배우들이 이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는지, 감정적인 연결과 이해가 자연스럽게 전달되는지를 중요하게 봤어요. 한국 배우들의 재능은 정말 놀라웠고, 이 훌륭한 캐스트를 한국 관객에게 선보일 날을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영어권 최초인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은 ‘라이프 오브 파이’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 ‘겨울왕국’ 등을 만든 한국 제작사 에스앤코가 만든다. 참여하는 배우들은 믿음직스럽다. ‘앨리’ 역엔 뮤지컬 ‘렘피카’ ‘위키드’ 등의 주역 손승연과 ‘렌트’ ‘하데스타운’으로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을 두 번 받은 김수하, 그리고 뮤지컬에 처음 데뷔하는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의 메인 보컬 박지원 등 세 배우가 캐스팅됐다. 딸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싱글맘 ‘저지’ 역은 박혜나와 최현선, 앨리의 음악적 멘토 ‘미스 라이자 제인’ 역은 정영주와 김영주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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