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하지 마세요" 시장 회복세라더니 유령 아파트 '이 지역' 신축 투자 전망

"취재하지 마세요" 시장 회복세라더니 유령 아파트 '이 지역' 신축 투자 전망

사진=나남뉴스

국내 건설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그 여파가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만 명대를 유지하던 건설업 고용 규모는 결국 올해 초 무너지면서 지난 2017년 이후 8년 만에 6개월 연속 190만 명대에 머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건설업 취업자는 196만 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 대비 9만7,000명 줄어들며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건설 산업 전반에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일자리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이다.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아파트 신축 현장 오전 10시, 가장 바삐 돌아가야 할 시간임에도 현장은 정적에 휩싸였다. 바닥엔 방수 덮개가 널브러진 채 자재 더미를 덮고 있었고, 안전조끼는 현수막 아래 수북이 쌓여만 있었다.

20층 높이의 아파트 골조 사이에선 타워크레인마저 멈춰 서 있었다. 한때 신축 아파트로 각광받았던 해당 건설 현장은 임금 체불로 인해 무려 11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였다.

사진=KBS뉴스

입주를 100일 앞두고 있는 남구 대명동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도 형편은 비슷하다. 3달 뒤에는 입주가 시작되어야 하지만 공정률은 고작 34%에 그쳤다.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 실패로 건설사가 자금이 바닥나면서 시공이 중단됐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고 입지도 괜찮은 편이라고 평가받았는데 워낙 대구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견디질 못했다"라고 귀띔했다.

심지어 일부 관계자들은 "취재하지 말라"라며 적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신축 아파트가 건설되어야 할 넓은 부지는 텅 비어 있었고, 철근 구조물은 1년 넘게 방치된 채 녹슬어가고 있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구가 괜히 ‘악성 미분양 1위’라는 말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보였다. 대구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을 둘러보면 펜스만 세워진 채 공사 착수조차 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부산, 전남, 인천도 미분양 문제 심각해

사진=KBS뉴스

재개발 지연으로 흉물처럼 남은 빈집, 분양자와 시공사 간 갈등으로 입주 직전 멈춰 선 아파트까지 현장이 중단된 이유도 제각각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현상이 대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부산 중구에서 만난 한 25년 차 건설 노동자는 "현재 경남권에서 공사가 제대로 진행 중인 아파트는 진주 한 곳뿐"이라며 "부산은 2022년과 비교해 절반 이상 현장이 사라졌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수도권도 일부 상승 지역을 제외하면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천의 한 50대 건설 근로자는 "올해 3월 이후로 일거리가 전무하다. 몇 달째 가설 펜스만 쳐놓은 채 방치된 부지가 많다"라면서도 "그래도 인천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방은 더 처참하다"라고 덧붙였다.

건설 경기 위축은 지역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이번 1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대구가 -24.3%로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이어 전남(-24.0%), 세종(-19.4%), 광주(-18.5%)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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