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마저 피살…'결집' 언급한 이란, 커지는 중동 불안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에 이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을 살해했다. 그간 여러 상황에서도 실질적인 보복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이란에서는 최고지도자가 '저항의 축'(이란을 중심으로 한 중동 내 반이스라엘·반서방 세력)의 결집을 촉구했다. 중동 지역 내 확전 우려가 커진다.
로이터통신과 알 자지라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2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하산 나스랄라가 전날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나스랄라는 32년간 헤즈볼라의 수장으로 재임했다. 이날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공격에서 나스랄라를 살해했다고 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나스랄라가 헤즈볼라의 수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많은 이스라엘 시민과 군인을 살해하고 수천 건의 테러 활동을 계획 및 실행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헤즈볼라는 수장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면서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레바논과 그 확고하고 명예로운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과의 전투를 계속하겠다"며 전쟁 지속 의사를 드러냈다. 이날 하마스에서도, 나스랄라를 살해한 것이 "그저 저항을 강화할 뿐"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군은 27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인 다히예에 있는 주거용 건물 아래 헤즈볼라 본부를 폭격했다. 피해를 본 건물은 최소 4곳으로 전해진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 공습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9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이 2006년 양측의 전쟁 이후 헤즈볼라의 거점에 대한 가장 강력한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저항 세력의 중심인 이란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28일 성명을 내고 '저항의 축'의 결집을 촉구했다.
로이터·AFP에 따르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성명을 통해 "이 지역의 운명은 헤즈볼라를 필두로 저항 세력들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무슬림들을 향해 "레바논 국민과 자랑스러운 헤즈볼라의 편에 서서, 무슨 수단을 동원해서든 사악한 정권(이스라엘)에 맞서는 이들을 도우라"고 했다.
그는 또 "레바논에서 무방비 상태의 사람들에 대한 대량학살은 시온주의 광견병에 걸린 개의 잔인성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라면서 "강탈하는 정권 지도자들의 근시안적이고 어리석은 정책임을 입증한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레바논 정부는 지난 월요일인 23일 이후 자국민 수백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성명에서 사망한 나스랄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다음 대응 조치를 결정하기 위해 헤즈볼라 및 다른 동맹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하메네이는 보안 강화 조치에 따라 이란 내 보안장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란은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자국에서 사망한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면서도 실질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왔는데, 헤즈볼라 수장까지 사망하면서 이들 세력의 중심축으로서 또 다시 대응 방식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을 맞았다.
한 중동 전문가는 이란의 움직임 이전에 주변 세력의 보복 공격을 전망했다. 튀르키예의 이스탄불 자임대학교 '이슬람과 글로벌 관계 센터' 소장인 사미 알 아리안은 알 자지라 인터뷰에서, 이란의 전쟁 참여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것이 시작점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바논, 예멘, 이라크 등 지역에서의 대규모 보복 공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후 이스라엘의 대응 방식에 따라 중동 지역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최근 이스라엘의 강공 태세에 대해 "미국 대선을 몇 주일 앞두고 이스라엘이 미국을 이 전쟁에 끌어들이려고 한다"고 평가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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