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도 지하화, 재원 부족한 지방에 수도권 부지 이익 나눈다
국토교통부가 사업성이 부족한 지방의 철도 지하화 추진을 위해 수도권 지하화 사업 부지에서 나온 이익을 지방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 사업의 핵심인 ‘재원’은 철도를 지하화하는 데 따라 확보되는 상부 부지 개발 이익으로 충당되는데, 지방의 사업성이 다소 부족해도 지하화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사업 대상으로 선정하겠다는 뜻이다. 국토부는 지난 25일까지 1차 제안서를 접수한 결과 서울과 부산, 인천, 대전, 경기 등 5곳에서 사업을 제안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토부가 지방 지원 방침을 추진하는 건 지자체들이 철도 지하화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실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창원~마산역 구간 지하화를 계획하는 경남, 서대구~사월동과 광주역~광주송정역 등 지하화를 추진하는 대구, 광주 등은 1차 제안에선 빠졌다.
철도 지하화 사업은 정부가 소유한 철도 부지를 공공기관(시행자)에 출자하고, 이들이 이 부지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시행자가 출자받은 부지를 매각하거나 복합 개발해 비용을 충당하는데, 사업성이 낮아 이익 환수가 제대로 안 되면 빚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국토부도 지자체 등에서 이런 우려가 나온다는 것을 고려해 지방 지원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 지하화는 사업성뿐 아니라 공공성도 감안돼야 한다”고 했다. 국유지를 출자해 진행하는 사업인 데다, 지역 주민 삶의 질과도 연계된 만큼 사업성만 고려할 순 없다는 것이다. 철도 지하화가 이뤄질 경우 소음이나 먼지 감소 뿐 아니라 지역 개발, 일부 공원화 등으로 일대가 혜택을 누리게 된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이 수도권 주민들의 불만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유지 개발의 한 방식이긴 하지만 수도권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어느 정도 이익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란 목소리도 있다. 최근 공사비 증가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각종 건설 공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데다, 지상 개발 과정에 부지 보상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오는 12월 선도 사업 대상을 선정하고, 내년 5월까지 2차 사업 제안을 받은 후 내년 하반기 대상 노선을 최종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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