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는 명절이 되면 온 가족이 산소를 찾아 성묘하는 것이 당연한 풍경처럼 여겨졌다. 아무리 멀어도 직접 찾아가 풀을 베고 절을 올려야 조상을 제대로 모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50~60대를 중심으로 이런 문화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단순히 귀찮아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녀에게까지 부담을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부모 세대가 직접 경험해 보니 벌초와 성묘가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자신의 자녀에게까지 매년 같은 의무를 이어주기보다 가족이 편안하게 추모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조상을 기억하는 마음과 힘든 관습을 그대로 물려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멀리 있는 묘소를 관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져서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성묘 한 번을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나이가 들수록 운전이나 산행이 부담스럽고, 벌초와 묘소 관리 역시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 가족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사는 현실도 성묘 문화를 바꾸고 있다.

'직접 찾아가야 효도'라는 생각이 달라져서
예전에는 성묘를 가지 않으면 불효하는 것처럼 느끼거나 괜히 마음이 불편해지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산소를 직접 찾아가는 행위보다 살아 있을 때 부모에게 잘하고, 돌아가신 뒤에도 일상에서 기억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납골당이나 자연장처럼 장례 방식 자체가 다양해진 것도 이런 변화와 맞물려 있다. 결국 조상을 기억하는 방식이 의무 중심에서 마음 중심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이다.

성묘를 가지 않는다고 해서 조상을 잊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매년 성묘를 간다고 해서 반드시 효심이 더 깊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추모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해진 형식을 억지로 지키는 것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가족을 기억하고 그 마음을 다음 세대와 나누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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