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비법인사단의 재산관계

2026. 1. 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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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웅 변호사

지난 번 글에서 '종중'에 관한 법리에 대하여 설명해 드렸는데 종중은 '비법인사단(법인격 없는 사단)'에 속하는 대표적인 단체이다. 비법인사단에 대하여 설명해 드리면 우선 민법은 자연인(개개인의 사람)과 별개로 독자적인 법인격이 인정되는 단체인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데, 그러한 사단의 실질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법인격을 받기 위해 필요한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행정관청의 감독 기타 규제를 받기를 원하지 않아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지 않는 경우, 그러한 단체를 '비법인사단'이라고 칭하여 자인인(개인)이나 법인과는 별도의 법적인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위와 같은 단체를 단순히 개개의 자연인이 모여 있는 것뿐이라고 보아 아무런 특별한 법적인 규율을 하지 않는 것도 적절하지 않고, 그렇다고 법인격을 취득한 사단법인과 법적으로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그러한 단체의 실질에 적합하도록 독자적인 규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법인사단에 속하는 대표적인 단체로는 종중, 교회 등이 있다. 또한 시골지역을 보면 동네 주민들이 단체를 구성하여 토지 등을 공동으로 소유하면서 사용·수익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러한 '자연부락' 내지는 '마을회'도 비법인사단에 속한다.

그런데 우리 법이 비법인사단에 대하여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은 매우 드물고, 그래서 거의 대부분 대법원판례에 의하여 법적인 분쟁이 해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법인사단의 규율에 대해 대법원은 기본적으로 '비법인사단도 법인격을 취득하지 못했을 뿐 그 실질은 사단법인과 유사하므로 사단법인에 관한 법규정 중 법인격을 전제로 하는 규정을 제외한 나머지 규정이 비법인사단에 유추적용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즉, 원칙적으로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에 의해 규율되는 것이다.

우리 민법은 비법인사단에 관하여 유일하게 제275조에서 '법인이 아닌 사단의 사원이 집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할 때는 총유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나아가 제276조 제1항에서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은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한다'라고 규정한다. 즉, 사단법인은 물건을 (단독)소유할 수 있지만 비법인사단의 경우에는 그 단체가 물건을 직접 소유할 수는 없고 그 단체의 구성원들이 물건을 공동소유(그중에서도 '총유')한다고 규율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 한가지. 그러면 비법인사단의 총회결의를 거치기만 하면 그 결의내용이 어떻든지 간에 그 결의내용대로 공동소유 물건을 처분할 수 있을까?. 예컨대 어떤 종중에서 '종중 소유 토지를 매각하여 그 매각대금을 남자인 종원에게만 분배한다'는 안건이나 어떤 마을회에서 '마을회 소유의 토지를 매각하여 그 매각대금을 특정한 성씨의 주민들에게만 분배한다'는 안건이 총회를 통과하였다면 그 내용대로 매각 및 분배해도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대법원은 아무리 총회의 결의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종중재산의 분배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 또는 종원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 그 결의는 무효이다"라고 판시했고 따라서 위와 같은 총회결의는 설령 통과되더라도 무효가 될 여지가 매우 큰 것이다. 실무를 해 보니 비법인사단의 총회에서 위와 같이 납득할 수 없는 안건이 통과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어 소개했다. 천대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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