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당했는데 '빨치산과 내통' 의심 총살…"국가 배상" 판결

김태인 기자 2024. 9. 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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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진=JT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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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발발 직전 빨치산에게 식량을 빼앗기고도 내통했다는 이유로 총살당한 농민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4단독은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A씨에게 1억9200만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판결했습니다. 이는 사건 발생 75년 만에 나온 판결입니다.

A씨의 선친은 1949년 12월 경북 영덕의 산간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던 중 빨치산의 위협을 받고 식량을 준 적이 있습니다.

이에 A씨의 선친은 '적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등 내통했다'는 이유로 총살당했습니다.

지난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이 사건을 "군과 경찰이 민간인을 연행해 적법한 절차 없이 집단 살해한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A씨는 지난 1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 선친이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 없이 빨치산에 협조했다는 의심만으로 군경에 의해 살해당했다"며 국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또 "A씨 등 유족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편견, 경제적 어려움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책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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