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기린, 20도 이상 경사로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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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목을 뽐내며 높은 나무의 잎을 먹는 기린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경외감이 들 때가 있다.
기린의 이동 데이터를 지형 지도와 결합해 분석하고 기린이 선호하는 지형을 파악한 결과 기린은 경사가 20도 이상인 지역에 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린이 경사진 지형을 피하는 이유가 "경사를 오르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들고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며 "가파르고 험준한 곳은 기린처럼 몸집이 큰 동물이 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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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목을 뽐내며 높은 나무의 잎을 먹는 기린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경외감이 들 때가 있다. 긴 목만큼이 긴 다리는 어느곳이나 껑충껑충 뛰어갈 것 같지만 경사가 20도가 넘는 급경사에선 큰 몸집 때문에 주춤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린 보호 구역을 설정할 때 지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제시카 그랜와일러 영국 맨체스터대 지구환경과학부 연구원팀은 기린이 평평한 지형을 선호하고 가파른 장소를 피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결과를 13일 '영국생태학회(BES)' 연례회의에서 발표했다.
아프리카 21개국에 걸쳐 서식하는 기린은 서식지 손실, 밀렵 등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기린의 서식지 특성은 보호 구역 설정에 중요한 정보지만 지형이 기린 분포에 미치는 영향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남아프리카에 사는 기린 33마리의 몸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부착하고 움직임을 조사한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스테이트대 연구팀의 데이터를 재가공했다.
기린의 이동 데이터를 지형 지도와 결합해 분석하고 기린이 선호하는 지형을 파악한 결과 기린은 경사가 20도 이상인 지역에 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린은 경사가 6도 이하인 평평한 지형을 선호했다. 먹이가 많은 경우에는 조금 더 가파른 곳까지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기린이 경사진 지형을 피하는 이유가 "경사를 오르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들고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며 "가파르고 험준한 곳은 기린처럼 몸집이 큰 동물이 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경사도가 기린의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20도 경사도를 기준으로 기린이 사는 주요 아프리카 국가에서 기린이 갈 수 없는 지역의 비율을 계산한 결과 기린 보호구역 내에 산지가 넓게 분포하는 등 기린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땅의 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동물이 '원하는' 장소와 인간이 '남겨둔' 장소가 불일치한다"며 "기린 보호 계획과 서식지 평가에 지형 등 지리적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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