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울산 각계까지 지원사격… 고려아연, 승부수 던진다

김성진 2024. 9. 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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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총공격에 맞서 반격을 준비하는 가운데 과연 판도를 뒤엎을 만한 뾰족한 수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 회장은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 소식과 함께 자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충분한 실탄을 마련하는 게 쉽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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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기자회견 열고 입장 표명
대항 공개매수 등 '반격 카드' 관건
울산 각계서 '1인 1주식 갖기' 지원사격
주담대·우군확보 손쉬운 해결 어려워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총공격에 맞서 반격을 준비하는 가운데 과연 판도를 뒤엎을 만한 뾰족한 수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 회장은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 소식과 함께 자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충분한 실탄을 마련하는 게 쉽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온다. 이 때문에 오는 24일로 예정된 고려아연의 기자회견 자리에서 대항 공개매수에 대한 확실한 계획과 전략이 공개될지 여부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와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2022년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영풍과 관계가 껄끄러워지기 시작한 이후 고려아연이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풍 장형진 고문(왼쪽)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사진=각사 제공)
이는 앞서 MBK가 지난 19일 추석 연휴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공개매수의 명분과 당위성을 설명한 것에 대한 맞불 기자회견이다. MBK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최윤범 회장 취임 후 고려아연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했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고려아연은 현재 제련소가 위치한 울산 각계로부터도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앞서 울산시장과 울산시의회는 MBK의 공개매수를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날도 울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과 3개 사회복지단체가 잇따라 기자회견을 ‘1인 1주식 갖기’ 캠페인 동참을 독려했다. 또 고려아연 계열사 80곳은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통해 “최고 수준의 제품 품질 연속성이 저해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심은 고려아연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에 모이고 있다. 일차적으로는 최 회장과 그 일가가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총 15.7%인데, 이 중 이미 대출을 실행한 지분을 제외하고 14%를 활용해 조 단위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는데, 최씨 일가 구성원을 일일이 설득해야 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은 데다 공개매수 실시 전 고려아연 주가를 적용하면 실제 조달 가능 금액은 5000억원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항 공개매수 역시 유력한 방안이다. 대항 공개매수란 MBK·영풍의 공개매수에 대항해 실시하는 공개매수로, 보통 대항 공개매수를 실시할 경우 기존 공개매수보다 더 많은 물량과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한국의 한국투자증권과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백기사’ 역할을 해줄 우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 지분 7.7%를 보유한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방법들도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펀드가 한쪽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사실상 분쟁에 개입하는 것이라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현재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여서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할 경우 향후 지분 매각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추가 우군을 확보하는 게 한 방법이지만, 이렇게 되면 결국 우군 연합의 지분이 최씨 일가 지분을 훌쩍 웃도는 상황이 펼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이 자금 마련에 성공하더라도 그 이후 짊어질 부담이 커질 수 있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진 (j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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