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자국의 군함을 한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는 미국 해군 역사상 초유의 상황으로, 그동안 철옹성같이 지켜온 자국 조선업 보호 정책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한국에서 선박을 살 것"이라고 선언한 배경에는 어떤 전략적 계산이 숨어있는 것일까요?
100년 넘게 미국 조선업계를 보호해온 존스법과 바이-돌레프슨법을 우회하려는 미국의 속내를 들여다보겠습니다.
100년 철벽, 드디어 균열이 시작되다
미국의 존스법(Jones Act)과 바이-돌레프슨법(Buy American Act)은 그야말로 미국 조선업계의 '황금방패'였습니다.

1920년에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모든 상선과 군함이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되어야 하고, 미국 선원이 탑승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죠.
바이-돌레프슨법 역시 미국 군함이나 군함 선체의 주요 구성품을 해외에서 건조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법들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미국 조선업을 철저히 보호해왔지만, 결과적으로는 미국 조선업계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보호막 속에서 안주하다 보니 혁신과 효율성이 뒤처지게 된 것이죠.
특히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조선업계의 급속한 발전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의 파격 제안, 행정명령으로 법 우회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해법은 실로 파격적입니다.
미 의회를 통해 법을 개정하는 대신 행정명령을 통해 이 규제들을 우회하겠다는 것이죠.
실제로 미국 의회에서는 최근 존스법 폐지를 포함한 미국 수역 개방 법안들이 발의되었지만, 업계와 정치권의 반발로 조기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8월 28일 국내 언론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다음 달 중순께 미 해군성과 과장급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하여 양국 간 조선업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는 지난 8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강환석 방사청 차장과 제이슨 포터 미 해군성 연구개발획득 차관보 간의 면담 이후 이어지는 후속 조치인 것입니다.
한국 조선업계, '블록 생산' 카드로 승부수
흥미로운 점은 양국이 논의하고 있는 협력 모델입니다.
방사청이 제시한 방안을 보면, 한국 조선업계가 미 해군 전력 유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함정 건조를 포함한 각종 블록을 생산하고 납품한 뒤, 미국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법적 제약을 우회하면서도 한국의 우수한 조선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는 절묘한 타협점인 것이죠.
실제로 지난 8일 면담에서 미국 측은 자국의 선박 건조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사청은 이 자리에서 양국이 바이-돌레프슨법 개정 등 규제 완화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발표했죠.
이는 미국이 더 이상 자국 조선업계만의 힘으로는 해군력 증강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경쟁력 약화된 미국, 현실적 선택
미국이 이런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깔려있습니다.
그동안 보호막 속에서 안주해온 미국 조선업계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조선 강국들에 비해 기술력과 효율성에서 현저히 뒤처지게 되었죠.

특히 복잡하고 정교한 군함 건조 분야에서는 이런 격차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해군력을 빠르게 증강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국 조선업계만으로는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죠.
결국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입니다.
한미 조선업 협력, 새로운 전환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한국에서 선박을 살 것"이라고 단언한 것은 단순한 외교사적 멘트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미 행정부가 이미 구체적인 규제 완화 방안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에 나온 자신감 넘치는 발언이었던 것이죠.
정부 관계자는 향후에도 관련 업체와 기관 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한미 조선업 협력 확대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히 일회성 협력이 아닌,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입니다.
글로벌 조선업 지형도 재편의 신호탄
이번 미국의 결정은 단순히 양국 간 협력을 넘어 글로벌 조선업 지형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100년 넘게 유지되어온 미국의 조선업 보호 정책에 균열이 생긴다면, 다른 분야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죠.
특히 한국 조선업계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 중순 열릴 한미 워킹그룹 회의가 이런 변화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