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말라 되고 싶어"…위고비 함부로 손대다간 응급실 신세

류원혜 기자 2024. 10. 2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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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출시된 이후 온라인 불법 유통 등 오남용 문제가 잇따르는 가운데 비만 전문가가 "정상 체중인 사람이 쓰면 부작용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경곤 아시아 오세아니아 비만학회장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위고비의 원리에 대해 "음식을 먹으면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변형해 약물로 만든 것"이라며 "뇌의 식욕 억제 중추에 작용해 음식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게 만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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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한 약국에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놓여있다./사진=뉴시스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출시된 이후 온라인 불법 유통 등 오남용 문제가 잇따르는 가운데 비만 전문가가 "정상 체중인 사람이 쓰면 부작용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김경곤 아시아 오세아니아 비만학회장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위고비의 원리에 대해 "음식을 먹으면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변형해 약물로 만든 것"이라며 "뇌의 식욕 억제 중추에 작용해 음식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게 만든다"고 밝혔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

체질량 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고도 비만 환자나 27㎏/㎡ 이상 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비만의 동반 질환을 보유한 성인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가됐다. 전문의약품이므로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조제·복약지도가 필요하다.

김 학회장은 같은 제약사에서 만든 비만치료제 '삭센다'와의 차이점에 대해 "약재의 분자 구조가 비슷하다. 위고비가 한 단계 더 발전된 것"이라며 "삭센다는 매일 1회 투여하고, 위고비는 일주일에 1회 피하 주사로 투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사가 도매에 공급하는 가격은 큰 차이가 안 난다. 하지만 위고비의 소비 가격이 더 비싼 이유는 유통 과정에서 필요 없는 마진이 붙는 것"이라며 "정말 필요한 사람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 쓰기 힘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한 약국에 '위고비 입고' 안내문이 붙어있다./사진=뉴스1

정상 체중인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위고비를 투약할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작용보다 치료 효과가 훨씬 이익이 클 때만 써야 한다"며 "투약을 중단하면 체중이 바로 원래대로 돌아간다.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약하고 식욕이 떨어지면 물도 잘 안 마시는 분들이 있다. 심한 탈수는 콩팥에 손상을 준다"며 "담석에 의한 담낭염도 잘 생긴다. 그러면 응급실에서 수술받아야 한다. 그리고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위고비를 쓰면 오히려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합병증인 망막증이 안 좋아져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학회장은 "현재 위고비에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판매자가 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정부가 비만을 질병이 아닌 미용 측면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환자들에게 임의로 투약하지 말고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하라고 말하는 건 모순이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에서도 위고비 오남용 지적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식약처와 오남용 의료 의약품 지정을 협의하고 (비대면 진료 처방 항목에서) 비만치료제와 탈모치료제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온라인이 문제이기 때문에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에서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해외직구를 할 경우에는 온도 관리가 안 될 것이므로 관세청과 협업해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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