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에 아이 손을 잡고 들어갔던 부모들이 먼저 눈물을 훔쳤다는 후기가 개봉 내내 따라다녔습니다. 유아용 캐릭터 애니메이션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초반에는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상영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관객을 늘려가며,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12년 만의 기록을 만들어냈습니다.
캐릭터 완구에서 출발한 극장판
'사랑의 하츄핑'은 2024년 8월 7일 극장에 걸린 국산 극장판 애니메이션입니다. 원작은 유아와 어린이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캐릭터 시리즈 '캐치! 티니핑'으로, 제작은 SAMG엔터테인먼트가 맡았습니다. 배급은 쇼박스가 담당해 여름 성수기 한복판에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캐릭터 상품으로 먼저 알려진 IP였던 만큼, 개봉 전까지만 해도 극장 흥행보다는 팬서비스 성격의 작품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관객 반응부터 평가까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개봉 41일째에 찍은 100만이라는 숫자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이 작품의 누적 관객은 개봉 41일째인 2024년 9월 16일 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개봉 첫 주에 몰아친 흥행이 아니라 한 달 넘게 상영관을 지키며 차곡차곡 쌓아올린 숫자라는 점이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극장에서 100만 관객을 모은 것은 무려 12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대형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여름 블록버스터가 쏟아지던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의외의 성적이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작품을 롱런형 흥행의 대표 사례로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보다 부모를 먼저 울린 이별의 서사
작품의 중심에는 주인공 소녀와 하츄핑이라는 캐릭터가 함께 보낸 시간이 놓여 있습니다. 밝고 귀여운 외형과 달리 이야기는 만남보다 헤어짐 쪽에 훨씬 많은 분량을 할애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색감과 음악을 유지하면서도 감정선만큼은 성인 관객이 감당해야 할 무게로 설계돼 있습니다. 상영관에서 아이보다 부모가 먼저 울었다는 후기가 쏟아진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한 편의 감정 드라마로 읽힌, 흔치 않은 사례였습니다.

극장 밖까지 번진 캐릭터 열풍
흥행이 길어지면서 극장 밖에서도 눈에 띄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관련 캐릭터 완구를 사달라는 아이들의 요구가 늘면서 부모들 사이에서는 지갑이 거덜난다는 뜻의 별명까지 돌아다녔습니다. 언론에서도 이 열풍을 단순한 흥행 기사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캐릭터 IP가 극장 수익과 상품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린 구조였던 셈입니다. 국산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선순환 모델로 평가받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후속편으로 이어진 IP의 확장
흥행에 힘입어 시리즈는 곧바로 후속 극장판으로 이어졌습니다. 후속작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전설'은 87만 명을 모았고, 9월 21일부터는 지니TV 등 IPTV를 통해서도 공개됐습니다. 1편이 만들어둔 100만이라는 기준선이 그대로 후속작의 비교 지표가 된 셈입니다. 국산 애니메이션이 단발성 흥행에 그치지 않고 시리즈로 자리를 잡은 사례는 지금도 많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2024년 여름에 세운 그 기록은 지금까지도 자주 소환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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