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도 아닙니다" 전문가들이 혈당 관리에 최고로 꼽은 꼭 챙겨야 할 의외의 음식

혈당을 관리한다고 해서 과일이나 간식을 무조건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간식의 당질 양과 가공 정도,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가 함께 들어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특히 빵이나 과자처럼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간식을 아래 음식으로 바꾸면 식후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피스타치오

피스타치오는 고소하고 씹는 맛이 강해 간식으로 먹기 좋으면서 탄수화물 비중은 높지 않고 단백질과 불포화지방,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달콤한 빵이나 과자를 먹었을 때처럼 포도당이 빠르게 들어오는 간식과는 혈당 반응이 다릅니다. 껍질을 하나씩 까먹는 제품이라면 자연스럽게 먹는 속도까지 늦출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교차시험에서는 피스타치오를 일정 기간 간식으로 섭취했을 때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가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 연구에서는 하루에 두 차례씩 정해진 양을 먹었기 때문에 가끔 한 줌 먹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정제 탄수화물 대신 견과류를 활용하는 방식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여러 무작위시험을 종합한 분석에서도 피스타치오 섭취는 공복 혈당을 낮추는 방향의 결과를 보였습니다. 반면 당화혈색소나 인슐린 저항성 지표는 연구마다 결과가 달랐기 때문에 ‘피스타치오가 혈당을 치료한다’고 말할 수준은 아닙니다. 결국 효과는 평소 어떤 간식을 대신했는지와 전체 식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최근 전당뇨 성인을 대상으로 밤 간식으로 피스타치오를 먹게 한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탄수화물 간식 지침과 비교했을 때 공복 혈당이나 당화혈색소에서 뚜렷한 우위가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식단의 질은 좋아졌습니다. 이런 결과는 피스타치오가 특별한 ‘혈당 강하 간식’이라기보다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을 대체하기 좋은 선택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먹을 때는 설탕이나 꿀이 입혀진 제품보다 무가당·무염 제품이 좋습니다. 캐러멜 피스타치오나 초콜릿 코팅 제품은 견과류를 먹더라도 당류를 함께 많이 섭취하게 됩니다. 한 번에 봉지째 먹기보다 작은 한 줌 정도 덜어서 천천히 씹어 먹는 편이 양 조절에도 좋습니다.

피스타치오는 혈당 부담이 낮은 대신 열량은 높은 편입니다. 혈당에 좋다고 계속 집어 먹으면 체중 증가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혈당 관리에 불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자와 빵을 먹고 추가로 먹기보다, 원래 먹으려던 간식을 피스타치오로 바꾼다는 개념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배는 달고 과즙이 많아 당뇨가 있으면 피해야 할 과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통째로 먹는 과일에는 수분과 식이섬유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같은 단맛이라도 과일주스나 설탕이 들어간 디저트와는 흡수되는 형태가 다릅니다. 특히 배는 씹어 먹는 시간이 길고 수분이 많아 간식으로 적당량 먹으면 포만감을 얻기 좋습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여러 과일의 혈당 반응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배가 다른 흔한 과일과 비교해 특별히 혈당을 더 많이 올리는 식품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배의 혈당지수가 비교적 낮은 범위에 있었고, 바나나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습니다. 다만 오래된 소규모 연구인 만큼 특정 과일의 우열을 확정하는 근거로 사용하기보다는 과일마다 혈당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과일 자체를 제한한다고 혈당 관리가 반드시 더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시험에서는 과일 섭취를 줄이도록 한 그룹과 충분히 먹도록 한 그룹 사이에서 당화혈색소 변화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과일을 무조건 끊기보다 전체 탄수화물 섭취량과 1회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한국의 당뇨병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도 신선한 과일 섭취가 많았던 사람들에게서 혈당 조절 상태가 더 좋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런 관찰 연구는 과일 자체가 혈당을 낮췄다고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일을 자주 먹는 사람이 전체적으로 더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인과관계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배를 먹을 때는 즙을 내거나 갈아 마시는 것보다 씹어서 먹는 편이 좋습니다. 배즙이나 배주스는 마시는 속도가 빠르고 한 번에 더 많은 양을 섭취하기 쉬워 통배보다 혈당 관리에 불리할 수 있습니다. 큰 배라면 한 번에 한 개를 다 먹기보다 몇 조각 정도를 덜어 간식으로 먹는 편이 좋습니다.

또 배를 식후 디저트로 배가 부른 상태에서 추가하는 것보다 오후 간식으로 따로 먹는 방식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견과류 몇 알이나 무가당 요거트처럼 단백질과 지방이 있는 식품을 조금 곁들이면 포만감을 더 오래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배 자체를 두려워하기보다 한 번에 먹는 양과 함께 먹는 음식입니다.

풋콩

풋콩은 삶아서 바로 까먹을 수 있어 간식으로 활용하기 좋은 식품입니다. 일반적인 과자나 빵과 달리 탄수화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식물성 단백질과 식이섬유, 지방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에 같은 열량을 먹더라도 정제 탄수화물 간식보다 식후 혈당이 빠르게 오를 가능성이 낮습니다.

콩류의 장점은 전분이 들어 있으면서도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함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조합은 소화와 흡수를 늦추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혈당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탄수화물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흡수가 빠른 형태를 줄이고,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특히 오후에 빵이나 과자가 당길 때 풋콩을 작은 그릇에 담아 천천히 까먹으면 먹는 속도를 늦추기 좋습니다. 과자는 손에 잡히는 대로 빠르게 먹기 쉽지만 풋콩은 껍질을 벗기는 과정이 있어 자연스럽게 섭취 속도가 느려집니다. 이런 작은 차이도 무심코 많은 양을 먹는 습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풋콩에는 단백질도 들어 있기 때문에 과일만 먹었을 때 금세 다시 배가 고픈 사람에게 특히 활용하기 좋습니다. 배나 방울토마토 같은 식품과 함께 먹으면 단맛과 고소한 맛을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간식에서 단백질 비중을 조금 늘리면 다음 식사 때 지나치게 배가 고파지는 것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먹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냉동 풋콩을 충분히 익힌 뒤 소금을 아주 조금만 넣거나 아예 넣지 않고 먹으면 됩니다. 짭짤한 안주처럼 소금을 많이 뿌리면 혈당에는 큰 문제가 없더라도 나트륨 섭취가 늘 수 있으므로 혈압까지 관리한다면 싱겁게 먹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풋콩 역시 무제한 간식은 아닙니다. 혈당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도 많이 먹으면 전체 열량과 탄수화물 섭취량은 늘어납니다. 작은 한 그릇 정도를 기준으로 먹고, 과자나 빵을 이미 먹은 뒤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대신하는 식품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혈당 관리에 가장 좋은 간식은 특별한 ‘1등 음식’ 하나라기보다 정제 탄수화물을 덜 먹게 만들어주는 음식입니다. 피스타치오처럼 불포화지방과 단백질이 있는 견과류, 배처럼 통째로 씹어 먹는 과일, 풋콩처럼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함께 있는 식품을 적당량 활용하면 간식 때문에 혈당이 크게 흔들리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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