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 지식 분점] ‘대륙의 실수’는 없다. ‘찐’ 실력의 중국 토이 메이커들

조회수 2023. 7. 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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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두 편을 통해 일본 모형업계의 선두주자 건프라의 아성을 넘을 잠재력을 가진 반다이 외 다른 일본 모형업체들과 그들의 다양한 라인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풍부한 인적 자원과 카피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성장을 해, 이제 오리지널리티로 승부해도 능히 일본 업체들과 대적할 수 있게 된 중국의 모형 업체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이미 모형 취미에 어느 정도 발을 많이 담근 분들께는 익숙한 브랜드와 제품 라인업이라 ‘다 아는 걸 굳이?’라 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건프라나 걸프라 등으로 이제 막 입문하며 재미를 붙인 초보 모형인들에게는 ‘신세계’가 펼쳐지는 정보일 수도 있으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정통 모형 분야에서는 ‘메이드 인 차이나’는 이미 수준급이었다!

중국에도 일찌감치 모형 분야에 뜻을 품고(?) 뛰어든 선두주자가 있었습니다. ‘무려’ 1987년 설립된 홍콩의 ‘드래곤 모델’이라는 회사죠. 비교적 오래 모형을 만들어 온 한국의 취미가들에게 이미 유명세 있는 드래곤 모델은 정통 밀리터리 프라모델– 전차, 장갑자 등 AFV(Armored Fighting Vehicle 장갑 전투 차량의 약자죠) – 분야에서는 ‘타미야 급’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죠.

드래곤. 로고가 참 중국스럽죠?

드래곤 프라모델의 특징은 여러모로 타미야와 비교됩니다.

타미야는 제품의 세부적인 디테일은 보통 수준으로, 그보다는 접착 및 조립이 쉽도록 금형을 설계하면서 만일 디테일이 조립성을 방해한다면 과감히 디테일을 생략하거나 바꾸는 반면, 드래곤은 집요할 정도로 디테일에 집착하는 메이커로 이쪽은 만일 디테일과 조립성이 양립하는 상황이면 고민 없이 조립성을 죽여버립니다. 그러니까, 만일 같은 전차의 한 부분에서 타미야 같으면 하나나 두 개의 부품으로 설계하는 부분을 드래곤은 다섯, 여섯 조각으로 분리해버리면서 디테일을 살리는 거죠. 오죽하면 ‘부품을 회 친다’라는 오명(?)이 붙을 정도로 말입니다.

뭐, 그런 만큼 드래곤 모델의 밀리터리 제품들은 대부분 외형의 디테일이 깨알같이 살아있는, 타미야 제품들과는 다른 의미에서의 ‘명품’을 많이 낸 바 있습니다.

대략 이런 정도의 퀄리티입니다.

흔히 전차 만드는 모델러들이 가장 귀찮아하고 골치 아파하는 부분이 바로 무한궤도=캐터필러=트랙이라고 부르는 그것의 조립 부분. 타미야나 아카데미 전차를 하나라도 만들어 보신 분들을 알겠지만, 전차의 트랙을 부드러운 연질 고무와 같은 소재를 써서 벨트 모양으로 만든 것을 본 적 있을 겁니다.

하지만 드래곤 모델의 전차 트랙은 다릅니다. 실제 전차의 트랙의 조립 방식을 본따서 트랙 파트 하나 하나를 이어 붙여가며 완성시키는 방식인 것이죠. 다른 모형 메이커들이 대부분 트랙을 고무 벨트식으로 처리하던 것을 드래곤은 초기부터 일일이 부품 하나 하나 접착하는 식으로 고집을 부렸습니다. 물론 요즘은 이런 방식이 대세가 되었지만요(타미야마저 일부 도입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선구적인 모형업체입니다, 이 드래곤이라는 회사는.

그 누구보다 전차에 진심이었던 드래곤의 카탈로그 이미지.

드래곤처럼 일찌감치 나름 선구적인 시도로 일류 모형 메이커로 발돋움한 곳도 있고, 필자 개인적인 선호도에 의해 한 곳만 더 소개하자면 ‘멩 모델’이라는 곳을 들 수 있습니다. 영어로는 ‘MENG MODEL’이라고 하며, 명나라의 ‘명’에서 따온 회사 이름이라는 썰이 있죠. 발음은 좀 다양합니다. 여러분 취향껏(?) 부르시면 됩니다. 서양이나 일본의 모형계에서도 다양하게 ‘멩’, ‘몽’, ‘멍’ 등으로 부르거든요. ^^

멩 모델

2011년 설립된 이 회사는 홍콩 옆 심천에 위치하고 있으며 심천은 중국에서 가장 핫한 제조업 중심지 중 하나랍니다. 아무튼, 멩 모델도 역시 밀리터리 AFV로 라인업을 가져가기 시작했는데 당시 여럿 존재하던 중국 프라모델 메이커들의 조악한 품질(드래곤은 제외하고)에서 한층 벗어난 고 퀄리티로 초기에는 드래곤과 타미야보다는 한 수 아래 정도로 인식되다가 점차 금형 기술과 설계 기술이 일취월장하며 빠른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보통 AFV 모형은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각 회사마다 아이템이 중복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2차대전 독일의 가장 유명한 전차인 ‘타이거’는 전세계 밀리터리 모형 메이커의 거의 100%가 라인업에 포함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죠. 그런데 이 멩 모델의 라인업은 남들이 별로 손대지 않던 비인기 차량을 고품질로 모형화하는 등 틈새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죠.

멩 모델의 독일 1차대전 전차 A7V. 이런 초 비인기 마이너 차량을 모형화하는 업체라니… 그것도 내부 완벽 재현 모델로…

그렇게 밀리터리 분야의 틈새 아이템을 발굴해가며 모델러들의 눈에 띄자 문어발처럼 다른 분야로의 확장을 꾀한 멩 모델의 라인업은 이제 SD(수퍼 데포므레) 캐릭터, 함선, 자동차 및 오토바이 등 거의 전 모형 분야의 아이템을 보유해, 중국의 대표 종합 모형 메이커가 된지 오랩니다.

이런 제품은 또 하세가와의 계란 비행기를 생각나게 하죠.
스케일 오토 분야에서도 한 실력 하는 멩 모델(BMW Z4 조립 이미지).

이렇게 중국의 모형업체가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잠시 설명드렸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서브컬처 ‘오타쿠’ 파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국 메이커를 본격적으로 살펴볼까 합니다. 그 첫 타자는 바로…

카피캣의 흑역사를 딛고 오리지널리티로 승부한다, 모쇼 토이즈

모쇼는(풀네임은 모쇼 토이즈, ‘MOSHOW TOYS’) 다반, 용도자 등과 함께 반다이 건프라의 무(無) 라이선스 카피 업체로 이름났던 곳입니다. 용도자 및 MC 모델이 조립식 프라모델 쪽이라면 모쇼는 합금 제품 등 완성품 피규어 분야. 2016년 즈음 모쇼에서 발매했던 ‘에일 메카 워리어’– 이것은 단속을 피하기 위한 ‘페이크 네이밍’이었고, 바로 에일 스트라이크 건담이 피해자(?)였습니다 –의 엄청난 가동성이나 프로포션 등 전체적인 완성도가 워낙 뛰어나 입소문으로 많이 유명해진 것이죠. 반다이 제 스케일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독자적인 스케일(에일 메카 워리어의 경우 1/72 – 밀리터리쪽 표준 1/35 스케일의 절반 크기)을 선택한 것도 법망을 피해가려는 꼼수(?)였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때부터 흔히들 중국 업체가 모두의 편견을 뒤엎는 역작을 냈을 때 흔히 쓰던 표현, ‘대륙의 실수’가 모쇼 토이즈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었죠.

초기 모쇼의 짝퉁 히트작, 에일 메카 워리어.

그렇게 중국 내수시장 및 일부 해외시장 유저들에게 해적판을 잘 팔고 있던 모쇼에게 당국의 철퇴가 내려쳐지게 됩니다. 반다이의 저작권 소송과 중국 공안 당국의 단속에 제대로 걸려 엄청난 금액의 저작권 침해 배상액 폭탄과 공장 폐쇄 및 지금까지 만든 모든 금형의 압수라는 결말을 맞게 된 것이죠.

그렇게 이 업계에서 사라지는 줄 알았던 모쇼는 다시 한번 ‘개같이’ 부활합니다.

한번 망하기 전 로고(왼쪽)와 자유의 몸이 된 현재의 모쇼 로고.

그간의 오명을 씻고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자 하는 신 프로젝트는 바로 오리지널 IP인 ‘프로제니터 이펙트’. 영어인 ‘프로제니터(Progenitor)’가 ‘창시자’라는 뜻이니… 과거의 것은 모두 없는 셈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각오를 다지기 위한 네이밍일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 아무튼, 굉장히 야심찬 기획으로 보입니다. 각 기체와 파일럿 등에 대한 설정이 별도로 있으며 빌리빌리를 통해 애니메이션 PV가 공개되고 있는 등 상당히 본격적인 전개라는 게 흥미롭죠. 비록 한국에선 모형화된 로봇들만 손에 넣을 수 있는 정도로 한계가 있지만요.

나름 제대로 된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2022년 여름쯤 발매되었던 이 신규 IP의 첫 작품은 ‘카이의 호랑이’ 타케다 신겐이었는데요. 과거 그들이 카피 제품을 발매하던 때의 엄청난 가동성과 다양한 기믹들, 멋진 조형의 메카닉 디자인 등은 여전했습니다. 이제 어쩌다 하나 걸리는 듯 우연의 산물 ‘실수’가 아닌 제대로 된 실력을 가지고 있음이 입증된 셈입니다. 거기에 너무나 착한 가격까지…

모쇼의 프로제니터 이펙트 1탄이자 초 히트작, 타케다 신겐

프로제니터 이펙트 라인업이 현재 모쇼의 메인에 해당하며, 타케다 신겐 이후 자국의 영웅(이라기엔 미묘하지만) 무성후(중국 진나라 대의 장군)을 포함해 아더왕 전설의 인물인 중세 유럽 모티브를 가진 ‘호수의 기사’ 란슬롯, 5세기 유럽의 라틴족과 게르만족을 공포에 떨게 했던 훈족의 왕 ‘아틸라’ 등등… 전세계에 걸쳐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을 자신들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가미해 로봇화하고 있습니다.

모쇼의 올해 3분기 출시 예정인, 한국 모형인들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호수의 기사 란슬롯’의 간지 작살 모습!
‘한 번 뿐인 인생, 즐겨라!’ 를 모토로 하는 욜로파크가 선사하는 초극강 퀄리티 프라모델

욜로파크의 라인업을 보면 프라모델 이외에도 엄청나게 다양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진정한 중국의 종합 완구 메이커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마치 아카데미처럼 말이죠.

회사 이름은 영어로 ‘YOLOPARK’인데, 다들 YOLO가 ‘여러분의 인생은 단 한번(You Only Live Once)’이란 뜻이란 걸 아실 겁니다. 인생 한 번뿐인데, 버는 돈 다 쓰면서 즐기고 놀자! 라는 거잖아요? 아마도 욜로파크 사장님께서 그 의미대로 우리 장난감 가지고 노세요~ 라고 그렇게 회사명을 지은 것은 아닐까요?

욜로파크

흠흠. 아무튼 말이죠. 앞선 모쇼가 초합금 완성형 피규어 쪽으로 선두주자라면 욜로파크는 흡사 반다이의 퍼펙트 그레이드(PG)와 같이 압도적인 부품수로 제품을 조립하고 나면, 훌륭한 덩어리 감과 덩치에 걸맞지 않는 완벽한 가동성 등을 자랑으로 하는 제품들로 요즘 인기가 상한가입니다.

그 주역은 미국의 1류 완구 메이커 ‘하스브로’가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트랜스포머’의 오토봇 대장 로봇인 ‘옵티머스 프라임’. 최근 리부트되어 새로 영화화가 진행중인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첫 번째 프라모델이 됩니다.

이 욜로파크의 옵티머스 프라임은 비록 변신을 하지 않는 고정 프라모델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부분에서 유저들의 극찬을 받고 있죠. 원활한 가동성과 액션 포즈를 고려해 디자인한 기본 골격에 장갑 부품 등을 하나 하나 겹쳐서 조립해 완성하는 정석적인 설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도색이 거의 필요치 않도록 색 분할도 완벽합니다. 이로 인해 부품 수는 거의 1,000개에 육박하다는 것도 조립을 선호하는 모형인들에게는 칭찬할 만한 요소죠. 조립성도 나쁘지 않다는 평이구요. 이런 정도의 정성을 들인 고 퀄리티 프라모델인데, 가격은 반다이의 초기 PG 정도로 발매된 것도 ‘역시 대륙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욜로파크의 최고 화제작 옵티머스 프라임
옵티머스 프라임 액션 포즈. 이 정도 자세는 그야말로 기본이죠
부품 수 많은 것에 환장(?)하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일 듯합니다.

옵티머스 프라임에 이은 디셉티콘 ‘쇼크웨이브’도 비슷한 품질과 떡대(?)로 발매되어 동반 인기를 누리고 있죠.

오토봇과 대적하는 디셉티콘 ‘쇼크웨이브’. 독특한 외모로 이쪽도 인기가 높습니다

비단 조립식 프라모델 뿐 아니라 피겨 등도 라이선스 제품 위주로 라인업을 넓혀가고 있는 욜로파크.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피겨나 ‘체인소 맨’ 브릭 등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참, 공식 홈페이지 이외에서는 찾기 힘든 정보인데… 그거 아시나요? K-POP 최고의 걸그룹 중 하나로 전세계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블랙핑크’의 멤버들도 욜로파크에 의해 피겨화되었다는 사실을… ‘블핑’ 팬들이라면 한번 소장하실 만할 지도요.

블핑의 ‘제니’ 피겨. 신선한 시도입니다?
마블 캐릭터는 우리에게 맡겨! 이스턴 모형

2018년, 역시 홍콩 옆 동네 심천에서 설립된 ‘이스턴 모형’은 유명 IP의 라이선스 라인업과 독자 라인업으로 뚝심 있게 사업을 해온 메이커입니다.

이스턴 모형.

처음 라이선스를 획득해 발매했던 제품들은 ‘울트라맨’의 액션 피겨. 그 후 바로 독자적인 IP로 내세운 것이 바로 걸프라죠. ‘A.T.K 걸’이라는 이름인데, 이스턴 모형 걸프라의 매력은 많은 부품 분할로 설정 컬러를 도색 없이도 재현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물론 플라스틱 재질과 품질이 썩 좋지 않고 정밀도도 이 바닥의 고인물인 반다이, 코토부키야 등에 비해 한, 두 수 아래라는 평이지만 어느 회사를 노골적으로 베끼는 것 없이 자체적으로 해내고 있다는 것에 노력 포인트를 줄 만합니다. 물론 걸프라 자체가 오리지널리티를 완전히 확보할 수는 없으니 선두 업체들의 설계 포인트를 참고한 부분은 보인다고 하겠죠. 이것까지는 어쩔 수 없는 듯.

이전 연재분에서도 소개했듯이 일본의 도유샤가 이 라인업을 일본에 수입, 판매하고 있습니다(사진은 A.T.K 걸 펜리르 스텔스 버전).

이 ATK 걸 제품은 앞서 설명한 욜로파크와 협력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요, 욜로파크 공식 홈페이지에도 이 제품들이 라인업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욜로파크의 개발진들 일부가 과거 이스턴 모형에서 일했다 라는 이야기들도 떠다니고 있고요.

2020년부터 선보인 이스턴 모형의 또 다른 제품군은 바로 마블 라이선스를 획득한 ‘아이언맨’ 조립식 프라모델!

디즈니와 마블이 여러 업체들에 라이선스를 분산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원래 아이언맨 프라모델의 원조는 이 글에서 가장 먼저 언급했던 업체인 드래곤 모델의 제품이거든요. 하지만 조립만으로도 뛰어난 완성도를 보인다고 하기엔 드래곤의 아이언맨은 부족한 수준이었으니, 아는 사람만 알고 있던 그런 제품이었습니다. 거기에다 이미 액션 피겨 부분에서 자리를 선점하고 있던 핫토이 등의 제품 퀄리티가 워낙 뛰어났던 점도 있었고요.

드래곤의 아이언맨 제품.


그런데, 이스턴 모형의 아이언맨 프라모델은 이전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고, 품질은 계속 나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라인업이 굉장히 충실합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아이언맨 전 모델을 제품화할 기세를 뽑아내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디오라마 형태로 전시해놓을 수 있도록 각종 베이스, LED 등을 구비하고 있는데도 가격은 매우 착한 수준.

그리고 조립식 프라모델로도 완성형 액션 피겨를 능가하는 디테일과 가동, 프로포션… 여기에 가격까지, 단순 ‘가성비’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이 넘쳐납니다.

필자 기준 최고의 아이언맨 슈트 버전은 바로 Mark.V !!
라인업은 스파이더맨까지 넓혀가고 있습니다.

모쇼 토이즈, 욜로파크, 이스턴 모형 이 세 업체 외에도 여러 주목할 업체들이 많습니다.

2020년 설립되어 합금 완성품 위주에 시작부터 자체 IP로 라인업을 확보중인 ‘장도모형’은 미국 다크호스 코믹의 ‘헬보이’ 제품이 유명하며 특히 모형인이자 게이머이기도 한 우리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SNK의 ‘메탈 슬러그 2’에 등장하는 메인 캐릭터 전차가 눈길을 끕니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사신무를 모티브로 한 장도모형의 로봇도 매력적이죠(사진은 청룡).
컨셉 아트로만 남아있는 로봇 변신 기믹이 탑재되어 우리에게 또 다른 놀라움을 주고 있는 장도모형의 메탈 슬러그 2 전차.

CCS 토이즈라는 회사는 일본 나가이 고/다이나믹 프로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 합금 완제품으로 발매한 ‘그레이트 마징카이저’가 혜자로운 가격과 구성, 프로포션 등으로 많은 모형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 회사 역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곳이죠.

마징카이저의 상위 등급인 ‘그레이트’ 마징카이저라니… 오 마이 갓…
짝퉁 근절은 요원한 것인가… 다반의 경우

이렇게 기술력과 오리지널리티를 결합해 의욕적으로 제품 개발 및 판매를 지속하고 있는 회사들이 있는 반면, 여전히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손쉽게(?) 돈을 버는 메이커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다반’과 같은 회사인데요.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지갑 사정이 너무나도 아쉬운 모형인들을 유혹하는 방법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이미 2018년 회사 관계자들이 공안에 체포되고 금형을 압수당하는 등 소식이 들려온 바 있지만 점 조직으로 회사가 운영되는 곳인지는 몰라도 회사는 건재하고 카피 제품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반다이 메탈 스트럭처 뉴 건담을 그대로 카피, 조립식 프라모델화해서 내놓은 다반의 제품이 알게 모르게 불티나게 팔린다는 소식을 보니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대단한 회사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죠.

물론 높은 기술력과 독창적인 제품 기획력은 하루아침에 뚝딱 하고 완성되는 건 아닙니다. 일본의 모형 메이커 역시 서양의 제품들을 카피하며 성장했고 한국의 아카데미를 비롯한 회사들도 비슷한 경로를 따라갔죠. 하지만 처음에는 그렇게 회사를 성장시켰더라도 나중에는 그것을 밑바탕으로 해 자체적인 제품을 만들고 하며 더 높은 경지로 오르는 게 상식입니다.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저작권을 교묘하게 회피하며 제품을 찍어내며 돈만 버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세태는 결코 모형업계 전체의 발전에 좋은 영향을 주기 힘들 겁니다.

다반의 문제의 제품. 유혹의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퀄리티와 가격이긴 하죠.

사람도 많고 땅도 넓은 만큼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중국 메이커들. 비록 서브컬처 모형 분야에서만 아니라 이미 많은 수의 제조업 분야에선 괄목할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 잊으면 안 될 듯하네요. 지금까지 보여준 것 외에 앞으로 또 어떤 기발한 기획력과 기술력을 발휘해 우리 눈앞에 내놓을지 많은 기대가 되는 중국의 모형 업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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