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현대차 아반떼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존재다. 탄탄한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 여기에 공격적인 가격 정책까지 삼박자를 갖춘 덕분에 수년째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반면 르노코리아의 SM3는 한때 유럽 감성과 실용적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지만, 결국 노후화된 플랫폼과 부족한 상품성으로 인해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지금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세단 시장에서 가격은 올라가고, 소비자들은 '작지만 고급스러운 차'를 원한다. 만약 SM3가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다면, 지금이야말로 아반떼와 정면 승부를 걸 수 있는 최고의 타이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디자인이다. 아반떼는 날카롭고 공격적인 파라메트릭 다이내믹 스타일로 호불호가 갈린다. SM3는 오히려 유럽차 특유의 절제된 세련미를 강조하는 게 유리하다. 슬림한 LED 헤드램프, C자형 DRL, 통일감 있는 리어램프 라인 등을 통해 '작지만 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을 심어야 대중적인 호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디지털 경쟁력도 필수다. 아반떼는 현대 스마트센스를 통해 반자율주행까지 지원한다. SM3는 ADAS 기본 탑재는 물론, OTA 업데이트, 무선 카플레이, 음성 제어가 가능한 대형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를 전 트림에 제공해야 한다. 옵션만 많다고 끝이 아니다. 사용자 경험 중심의 기술이 체감돼야 한다.

파워트레인 역시 다양화가 필요하다. 과거처럼 1.6 가솔린 하나만 고집해선 전기차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 SM3는 1.6 터보,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EV)까지 라인업을 넓혀야 한다. 특히 한때 SM3 Z.E.라는 EV를 보유했던 르노의 전기차 경험은 충분히 자산이 될 수 있다. 그 경험을 지금 살릴 수 있다면 경쟁력은 급상승할 것이다.

마지막은 가격 전략이다. 아반떼는 상위 트림 기준 3천만 원을 넘긴 지 오래다. SM3는 기본형은 2천만 원대 중후반, 풀옵션도 3,200만 원 이하로 설정해 ‘가성비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잡는다면 시장에서 충분히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르노 특유의 유럽 감성과 감성 마케팅이 더해진다면, SM3는 단순한 복귀가 아닌, 아반떼의 유일한 대항마로 다시 떠오를 수 있다. 부활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지금은 그 타이밍에 가장 가까운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