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김치통마다 이름표를 붙여 두셨길래.." 그 이유를 알고 한참 서 있었다

김장을 마친 다음 날 친정에 들렀습니다. 베란다에 줄지어 선 김치통마다 종이 이름표가 붙어 있었습니다.처음에는 그냥 날짜를 적어 두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름표에 적힌 글씨를 하나씩 읽어 보고 저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김치통에 붙은 이름표

베란다에는 크고 작은 김치통이 열 개 넘게 놓여 있었습니다. 통마다 어머니의 손글씨로 쓴 이름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첫째, 둘째, 막내의 이름이 통마다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이름 옆에는 담근 날짜와 먹기 좋은 날짜까지 꼼꼼히 쓰여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김장하는 내내 이것까지 챙기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름표에 숨은 마음

자세히 보니 통마다 김치 맛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매운 것을 못 먹는 막내네 통에는 덜 맵게 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이가 어린 둘째네 통에는 백김치가 따로 담겨 있었습니다. 제 통에는 제가 좋아하는 굴을 넉넉히 넣었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자식마다 입맛까지 기억하고 계신 어머니의 마음에 목이 메었습니다.

그날 저녁 나눈 이야기

저는 김치통을 차에 싣고 나서 어머니 손을 한참 잡고 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하시면 힘드시지 않으냐고 여쭈었습니다. 어머니는 너희가 맛있게 먹는 얼굴을 떠올리면 하나도 안 힘들다고 웃으셨습니다. 저는 내년부터는 김장을 꼭 같이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름표는 떼지 않고 지금도 냉장고 문에 붙여 두었습니다.

부모님이 챙겨 주시는 음식에는 자식 하나하나를 향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당연하게 받던 것도 들여다보면 큰 사랑이 보입니다.올해 받은 김치 한 통에 고맙다는 전화 한 통으로 답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 한마디가 부모님께는 가장 큰 보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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