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벗어난 수도권 5곳, 집주인들 팔까 말까 '눈치싸움'

최용준 2022. 9. 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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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지역 해제 일주일 변화는
파주·양주 아파트 매물 줄었지만
안성·평택·동두천은 소폭 늘어
기대감에 일부 급매물 거뒀는데
고금리 영향으로 매수세 회복 안돼
수도권 5개지역(동두천·양주·파주·평택·안성)이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눈치보기 장세가 심화되고 있다. 비규제지역으로 바뀌면서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적지 않았지만 매수세 실종은 여전한 분위기다. 파주시와 양주시는 아파트 매물이 소폭 감소한 반면 안성, 평택, 동두천시는 매물이 다소 늘어나는 등 매물 증감은 지역별로 온도차가 있다. 일부 집주인들은 집값 반등 기대감에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매수 문의는 손에 꼽힐 정도다.

■매물 정체, 매수세 실종

28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온라인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 매물은 경기도는 12만3038건이다.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해제를 발표한 지난 21일 12만2881건과 비교해 소폭 늘어난 규모다. 앞서 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수도권에서 동두천·양주·파주·평택·안성에 대해서만 조정대상 지역을 해제했다.

5개 지자체 중 파주와 양주는 매물이 줄었다. 파주시는 지난 21일 3539건에서 28일 3514건으로 0.7% 감소했다. 양주시는 지난 21일 2741건에서 28일 2727건으로 0.5% 감소했다. 반면 안성시는 지난 21일 1809건에서 28일 1824건, 평택시는 지난 21일 6051건에서 28일 6127건, 동두천시는 지난 21일 820건에서 28일 840건으로 각각 소폭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5개 지자체 아파트 매물이 뚜렷한 증감이 없는 이유로 시장 관망세를 꼽았다. 매도인 입장에선 조정대상지역 해제는 대출, 세제, 청약 등에서 많은 완화효과를 주는 만큼 매수세가 살아날 수 있어 가격인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집값 하락세 및 금리인상 상황에선 매수세가 위축돼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중개업소들도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인한 뚜렷한 징후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양주시 A공인중개사는 "양주시는 규제지역 해제 전에도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매물이 많지 않았다"며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나자 집주인 몇 명이 매물을 거둬들일지 고민하는 전화가 오긴 했다"고 말했다. 평택시 B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은 경우도 조정대상지역 해제 때문이라기보단 금리 부담에 따른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 매물이 소폭 감소한 이유 중 하나로 집주인들의 매물 회수를 꼽았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상환 부담 증가에 올초부터 시장에 매물을 풀었던 일부 집주인이 규제지역 해제 기대감에 매물을 거둔 것으로 봤다.

■장기적으로 매물 늘어날 듯

일부 지역에선 조정대상지역 해제에 따른 수요심리 개선 기대감이 적지 않다.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한도가 70%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집주인 입장에서 대출 규제 및 취득세 등이 완화돼 집을 사려는 수요에 맞춰 집을 내놓아 매물이 증가한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곳은 장기적으로도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주택자들의 경우 당장 내년 5월까지 팔아야 하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매도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향후 매물부담이 가중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매도하면 2주택자는 기존 세율에 20%p, 3주택자는 30%p를 더 내야 한다. 하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비규제지역에선 일반 세율만 적용받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역의 집주인들 중 향후 차익기대가 제한적이거나 대출이자 부담이 커 매각을 원하는 경우 규제완화로 집을 팔 퇴로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및 비과세 거주 요건 등이 완화돼 자유롭게 매물을 내놓을 수 있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매수자의 입장에선 규제지역 해제로 인한 매입 의지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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