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기 지역위원장, 선거 현수막 대금 미지급 논란
지역위원회 “중앙당 지침 때문…조만간 지급” 해명
(시사저널=이정헌 경기본부 기자)
더불어민주당 동두천·양주·연천 을 지역위원회가 지난 21대 대통령선거 당시 영세업체에 의뢰한 선거 현수막 제작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진행된 계약이 대선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의 도덕성과 책임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해당 지역위원장은 공식 행사에서 의전 문제로 잇따라 물의를 빚은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채권·채무 관계를 떠나 지역 정치 전반의 불신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광고물 제작업체 대표 L씨는 민주당 당원으로서 지난 2025년 4월 말, 지역위원장 N씨가 이끌고 있던 동두천·양주·연천 을 지역위원회로부터 선거 현수막 제작과 시공을 의뢰받았다. 선거사무소 외벽 현수막, 거리 현수막 제작·설치, 철거까지 맡아 진행한 금액은 총 1841만원이었다.
L씨는 "같은 당 당원으로서 믿음을 갖고 선금도 받지 않은 채 제 비용으로 자재와 시공 장비 비용을 먼저 집행했다"며 "회계담당자로부터 대선 종료 직후 대금을 지급받기로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선 종료 직후인 6월3일 지역위원회 측은 회계 착오를 이유로 경기도당을 통해 1158만원만 지급했고, 나머지 682만원은 "회계 실수 탓에 내려오지 않았다"며 업체 측에 감액을 요구했다.
L씨는 당원으로서 협조한다는 취지로 일부 금액을 스스로 포기하고 합의했으나, 이후에도 잔금 지급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6월 말까지 지급한다는 합의가 있었지만 결국 입금은 이뤄지지 않았고, 업체 측이 항의하자 당시 사무국장은 "위원장에게 직접 이야기하라"며 연락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종전에는 1㎡당 1만6000원으로 계약을 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중앙당에서 '1만1000원으로 단가를 조정하라'는 지침이 있었다"며 "정책실장을 통해 해당 업자와 조율하라는 내부 지시가 있었지만 전달이 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지급된 1158만원 외에 잔금 682만원은 지급할 예정이며 실무진 착오로 발생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초 수차례 '조만간 지급'이라는 약속이 있었음에도 3개월 넘게 미지급 상태가 이어지자 업체 측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양측의 이견으로 법적 책임 소재 논란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선거 현수막 제작비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가 관리해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해당 후보 캠프 또는 정당이 지급 의무를 진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경기도당 지침에 따라 금액을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는 주장은 법적 근거가 약하다"며 "계약 당시 합의한 금액이 존재한다면 계약 상대방은 위원회 측이 되고 결국 지급 의무는 지역위원장 또는 당에 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당원이라는 이유로 선금을 받지 않고 진행한 점 이후 감액을 여러 차례 요구한 점은 공정한 계약 관계에서 벗어나는 행위"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 지급 판결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지역 정가의 시각은 냉담하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민생을 강조하는 정당이 정작 소상공인의 대금을 미루고 있다"며 "도덕성에 심각한 흠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인은 "대선 이후 내부 회계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영세업체의 대금을 수개월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위원장 본인의 의전 논란까지 겹치면서 당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의 기조로 '민생 살리기'와 '소상공인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정작 지역 현장에서 영세업체의 권익이 침해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양도세 두고 딜레마 빠진 당정…강행해도 선회해도 불안불안 - 시사저널
- 與, ‘대법관 증원’ 사법개혁법 속도…정청래 “명분 충분” - 시사저널
- “벌써 출마설 솔솔”…8개월 만에 돌아오는 조국, 다음 스텝은? - 시사저널
- ‘광복절 특별사면’ 윤미향…유죄 확정에도 ‘위안부 후원금’ 반환 안 해 - 시사저널
- [단독] 이춘석 “썩었다고 욕먹는 국회의원도 주식백지신탁 해야”…과거 발언 재조명 - 시사저
- 부모 보는데 여아 유괴하려한 70대…‘범죄예방 활동’ 법무장관 표창 받아 - 시사저널
- 생후 7개월 쌍둥이 살해한 친모…남편은 “내 탓”이라며 선처 호소 - 시사저널
- 아들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집에선 폭발물 15개 쏟아졌다 - 시사저널
- “김건희에 ‘나토 목걸이’ 건넸다” 김건희 구속 변수된 서희건설은 - 시사저널
- ‘알츠하이머병 예방’ 희망 커졌다 [윤영호의 똑똑한 헬싱]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