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AI 데이터센터 밸류체인 확장...새 성장축 부상

이혜미 기자 2026. 5. 7. 13:5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 美 아페리온에 6271억원 규모 발전용 엔진 공급
가스터빈 공급난 장기화...엔진 기반 발전 설비 대안 부상
엔진·변압기·냉각까지...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 확대
HD현대중공업의 육상 발전용 힘센엔진. [출처= HD현대중공업]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HD현대가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에는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기기를 공급하는 HD현대일렉트릭이 대표적인 AI 전력 인프라 수혜 기업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HD현대중공업의 발전용 엔진 사업까지 주목받는 분위기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과 함께 선박용 엔진이 새로운 전력 공급 대안으로 부상하면서다.

여기에 HD건설기계와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마린솔루션 등 계열사들도 데이터센터용 엔진과 냉각 기술,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분야로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AI 데이터센터 밸류체인과 맞물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가스터빈 공급난에 떠오른 선박용 엔진

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전력 솔루션 기업 아페리온(Aperion)에 6271억원 규모의 발전용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공급되는 제품은 20MW급 힘센엔진(HiMSEN) 기반 발전 설비로,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HD현대중공업의 엔진 사업이 조선 기자재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으로 확장되는 상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24시간 소비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이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력망과 발전 설비 구축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력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자체 발전 설비 구축에 나서는 분위기인데, 이 과정에서 선박용 중속 엔진 기반 발전 설비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핵심 발전원인 가스터빈은 공급 부족과 긴 납기가 한계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가스터빈 제조사들은 이미 수년치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엔진 기반 발전 설비는상대적으로 제작과 설치 기간이 짧고 납기 안정성을 갖추고 초기 구축 유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단기간 내 전력을 확보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은 공급 병목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엔진 업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빠른 납기 대응이 가능해 육상 발전용 엔진 수요 확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HD현대일렉트릭]

◆ 엔진·냉각·해상 인프라까지 '풀 밸류체인' 확장

HD건설기계 역시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 확대에 맞춰 발전용 엔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북미와 신흥국을 중심으로 발전기용 엔진 수요가 지속 증가하면서 올 2분기 이후 관련 사업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기존 디젤·가스 엔진 기반 발전기를 데이터센터용 전력 설비로 공급하기 위한 영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안에 관련 공급 성과가 가시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생산 기반 확대도 진행되고 있다. HD건설기계는 올해 하반기 전북 군산 엔진 공장 증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회사는 해당 공장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용 초대형 발전 엔진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역시 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 확대에 따른 직간접 수혜가 기대된다. 데이터센터용 발전 엔진 공급이 늘어날수록 유지보수(MRO) 수요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회사는 선박 엔진 유지·보수 사업을 통해 축적한 서비스 역량을 바탕으로 육상 발전 엔진 분야까지 사업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중고선이나 바지선을 활용한 부유식 데이터센터(FDC·Floating Data Center) 관련 초기 문의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액침냉각 기술 분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서울대 공과대학, 데이터센터 운영사 데이터빈과 'AI 인프라 액침냉각 실증 프로젝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액침냉각은 서버를 특수 냉각액에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고발열 AI 서버 확대와 함께 차세대 데이터센터 핵심 기술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HD현대가 발전 엔진과 전력기기, 냉각 기술, 인프라 구축, 유지보수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구조를 갖추면서 AI 데이터센터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워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Copyright © E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