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척 꼴불견?” 온라인 달군 ‘영포티’ 밈…“의미 없다”[헤럴드픽]
![래퍼 염따가 재현한 영포티 패션 [인스타그램 갈무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7/ned/20251207073542584lpua.jpg)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40대의 패션과 화법을 희화화한 ‘영포티(Young Forty)’ 밈이 최근 확산하며 세대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의 반응은 뜨겁지만 일부는 이러한 ‘세대 조롱’ 놀이에 무관심하거나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헤럴드경제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총 373표)에 따르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113명(30.3%)은 영포티 밈에 대해 “‘영포티든 영피프티든 큰 의미가 없다’ 관심 없다”고 답했습니다. 밈 자체에 대한 무관심과 피로감이 적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헤럴드경제가 실시한 ‘영포티’ 밈 설문조사 결과 [박희원 CP]](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7/ned/20251207073542870bquk.jpg)
반면 105명(28.15%)은 “세대 갈등을 키울 수 있어 우려된다”고 답했습니다. 단순한 인터넷 유행어이지만, 현실에서 세대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로 읽힙니다.
‘영포티’라는 표현이 지나친 비하라는 의견도 65표(17.43%)로 나타났습니다. “나이듦은 죄가 아닌데 조롱적 표현이 불편하다”는 반응입니다. 반대로 90표(24.13%)는 “‘어른의 미덕이 사라진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 풍자”라며 영포티 밈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응답은 네 갈래로 분산됐지만, 전체적으로는 ‘비하·갈등 조장 우려’(45.5%)가 ‘풍자 공감’(24.1%)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온라인에서 가볍게 소비되던 밈이 실제 세대 감정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영포티는 마케팅 업계와 일부 언론이 사회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탄생한 용어로 추정됩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등장한 이 단어는 원래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이 높아 젊게 사는 40대’를 의미했습니다.
당시 40대가 된 X세대(90년대 학번)는 이전 세대와 달리 대중문화 향유 능력이 높고 자본력도 갖췄기에, 기업들이 이들을 치켜세우기 위해 ‘아저씨가 아니라 영포티’라며 소비 심리를 자극한 것을 그 시작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폭등, 젠더 갈등 심화, 세대론 등이 대두되면서 ‘영포티’의 의미가 조금씩 퇴색되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층의 취업난 등 어려움이 지속되며 사회의 허리였던 40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싹트기 시작했고 ‘본인들만 젊다고 착각한다’는 인식도 확산했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40대 남성의 이중적 태도를 비꼬는 밈이 확산됐고 대중 매체는 이를 개그 소재로 활용하면서 지금의 의미로 변화했습니다.
영포티 밈을 단순한 비하가 아닌 ‘정당한 사회적 풍자’로 옹호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들은 2030 세대가 분노하는 핵심이 40대의 겉모습이 아닌, 그 속에 숨겨진 ‘위선’과 ‘기만’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겉으로는 ‘나 정도면 꼰대 아니지’라며 수평적 소통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친밀함을 무기로 업무 외적인 복종을 강요하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소프트 꼰대’에 대한 저항 심리가 깔려있습니다.
또한 직장 내 위계를 이용해 젊은 이성에게 과도한 관심을 표하는 태도 등 부적절한 행동에 사회적 제동을 건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밈은 어른다운 책임감은 회피한 채 젊은 세대의 감성만 탐하려는 기득권의 이중성을 꼬집는 ‘거울’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정지우 문화평론가는 한 방송에 출연해 세대를 규정해 잣대를 들이대는 방식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누구나 그 세대만의 고충이 있고, 20대는 어려서 괜찮고 40대라고 해서 완벽한 성숙을 강요할 수도 없는 사회”라며 “어리게 살고 싶은 것 자체가 나쁜 일이 아니다. 이를 조롱하거나 규정하는 시선이 오히려 더 큰 편견을 만든다”고 강조했습니다.
![‘영포티’ 남성을 패러디한 ‘스윗 영포티’ 시리즈 [유튜브 몬난놈]](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7/ned/20251207073543118uzpp.jpg)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영포티’라는 단어가 만들어낸 갈등이 실제보다 과장된 허구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정한 일부의 이미지를 전체 세대의 특성처럼 확대 재생산하면서, 실제 존재하지 않는 집단을 두고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입니다.
이동수 세대정치연구소 대표는 이와 관련해 “성급한 일반화가 핵심 문제”라며 “기성세대라고 모두 기득권은 아니다. 고독사 통계만 봐도 중장년층 비중이 높다. 청년이라고 무조건 약자도 아니고 또 중장년이라고 해서 무조건 강자도 아니다. 한 세대를 뭉뚱그려 판단하는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영포티 논란은 수많은 개인을 하나의 용어로 묶어버린 오류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입니다. 서로 다른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개인들이 있음에도 이를 ‘젊은 척하는 40대’라는 단일 이미지로 소비하는 행위는 또 다른 편견과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설문에서도 확인되듯 대중의 반응은 여러 갈래로 갈렸지만 공통적으로 드러난 정서는 ‘세대 라벨링’에 대한 피로감이었습니다. 특정 세대를 조롱하거나 규정하는 프레임보다, 개인의 취향과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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