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들 무대 심사에 처음으로 뭉친 ‘가요천재 3인방’
심사 맡은 김형석·윤상·김현철
“K팝이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며 성장했지만, 최근 들어 내실의 빈곤이나 획일화를 지적하는 시선이 있습니다. 이번 대학가요제를 통해 실력파 대학생들의 한계 없는 도전을 확인하고 보니, 한국 대중음악의 미래를 밝힐 음악 주머니가 단단히 채워지는 걸 느낍니다.”
10일 오후 9시 첫 방송을 하는 ‘TV조선 대학가요제’의 심사를 맡은 ‘가요 천재 3인방’인 작곡가 겸 프로듀서 김형석(58)과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윤상(56)·김현철(55)은 “청춘들의 에너지가 들끓는 무대를 보며 마치 우리가 대학생이 된 듯 가슴이 요동쳤다”고 했다. 이들을 비롯해 보컬리스트 김태우, 하동균, 임한별, 소유 등이 심사위원으로 함께 참여한다.
총상금 2억원을 내건 ‘TV조선 대학가요제’엔 솔로·밴드 등 1700여 팀이 참가해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발라드·포크·록·헤비메탈 등 다양한 장르의 팀들이 3개월에 걸쳐 매일 오디션을 거친 끝에 54팀을 추려냈다. 이들이 첫 라운드부터 1:1 대결을 벌인다.
최근 경기도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심사위원 3인방은 “과거와 달리 토너먼트 대결 형식이 도입되는 등 방송 포맷 등에서 일부 차이는 있지만, 과거 ‘대학가요제’를 통해 해마다 대중을 깜짝깜짝 놀래킨 음악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TV조선 대학가요제’ 역시 그 명맥을 잇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저마다 ‘히트곡 제조기’로 불리며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세 사람이 동시에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형석은 1989년 고(故) 김광석 1집 ‘너에게’에 이어 이듬해 김광석 2집 ‘사랑이라는 이유로’가 히트하며 이름을 날렸고, 김현철 역시 1989년 선보인 데뷔 앨범 ‘김현철 Vol. 1′의 ‘춘천 가는 기차’ 등이 많은 사랑을 받으며 국내 음악계를 들썩였다. 1988년 고 김현식 4집 음반 ‘여름밤의 꿈’을 작곡한 윤상은 1990년 정규 1집 ‘윤상’으로 데뷔했다. 함께 심사에 참여하는 히트 작사가 김이나는 이들을 가리켜 ‘거장 트리오’라 불렀다. 김형석은 “우리가 무슨… ‘거추장’ 트리오 아니면 다행이지”라면서 “심사할 때는 후배 음악인들과 정말로 계급장 떼고 토론했다”고 말했다.
이번 가요제는 대학 밴드 레전드 연세대 ‘소나기’와 고려대 응원 밴드의 맞대결, 하버드대 출신과 카이스트생의 한판 승부, 외교관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는 외무고시 준비생 등 방송 전부터 화제를 낳고 있다. 전국 수십 개 대학 실용음악과를 대표하는 실력자들이 대거 출전해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친다. 윤상은 “학교의 명예를 걸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무대를 휘어잡다 못해 건반을 발로 치며 화려한 연주 솜씨를 보이는 등 예상치 못했던 출연진들에게 입이 떡 벌어진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했다.
얼마 전 아시아 대중음악인으로는 처음으로 영국 옥스퍼드대 셸더니언 홀에서 ‘K팝’과 관련한 강연을 하기도 했던 김형석은 “현재 오디션 프로그램도 아이돌 혹은 트로트 위주로 편향돼 있기도 하다”면서 “대학가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또 실력 있는 밴드가 등장해 서로 공존한다면 아이돌·트로트를 모두 아우르며 더욱 확장성 있고 지속 가능한 K팝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철 역시 “현재의 아이돌 음악 역시 과거 대중음악인들이 다져놓은 음악적인 성과가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며 “재능 있고 창의력 다분한 대학생들의 과감한 시도와 장르 구분 없이 자기 음악을 만들어가는 색채가 더해진다면 훨씬 내실 있는 한국 대중음악이 완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TV조선 대학가요제’는 첫날인 10일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3차전 관계로 오후 9시에 방송되며, 이후 매주 목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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