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정’ 연봉, 10년새 2배로… 필수의료 망친 비급여진료

권도경 기자 2024. 10. 21. 12: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안과·정형외과·피부과 등 일부 진료과를 중심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비급여 진료가 늘면서 진료과목별 임금 격차를 키우고 필수의료 인력을 개원가로 유출해 필수의료 위기를 증폭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개인병원 수를 진료과목별로 제한해 무분별한 개원 탓에 수술인력 등 필수의료 의사가 부족해지는 부작용을 막는 개원총량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10년새 진료과별 소득 격차
정형외과 2.1억 → 4억 늘 때
소아과는 1.3억 → 1.1억 줄어
비급여진료 제한·개원총량제 등
필수의료 붕괴 막을 대안 시급

최근 안과·정형외과·피부과 등 일부 진료과를 중심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비급여 진료가 늘면서 진료과목별 임금 격차를 키우고 필수의료 인력을 개원가로 유출해 필수의료 위기를 증폭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비급여 진료 제한, 개원총량제 등 제도적 보완이 동반돼야 의대 증원 정책으로 배출된 의사들이 필수의료로 유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1일 보건복지부의 ‘2022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안과 전문의 연봉은 2010년 2억4000만 원에서 2020년 4억6000만 원으로 2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정형외과 전문의 보수도 2억1000만 원에서 4억 원으로 약 2배로 증가했고, 피부과는 1억8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1.6배로 늘었다. 진료과목 특성상 비급여 항목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해당 과목 전문의들의 실제 수입은 더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소아과 전문의 연봉은 같은 기간 1억3000만 원에서 1억1000만 원으로 오히려 15%나 감소했다. 산부인과 전문의 연봉의 경우 1억4000만 원에서 2억6000만 원으로 1.8배로 증가했지만 연봉 상한선은 3억 원을 밑돌았다.

안과·정형외과·피부과는 비급여 진료가 많은 대표 과들로 분류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비급여 진료 비율이 높은 질병 순위는 백내장 등 눈 질환(82.3%),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질환(79.6%) 등이다.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 가격 차는 30만 원부터 900만 원까지 30배가량 난다. 도수치료비도 0원에서 60만 원까지 병원별 가격 차가 크다. 이에 반해 소아과는 검사나 수술이 없어 진료비에만 의존하는 구조다. 또 소아 환자 진료 시 보조 인력이 성인보다 많이 필요하지만 수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비급여 진료는 개원가와 2·3차 의료기관 간 임금 격차도 불러왔다. 개원의 연봉은 같은 기간 1억6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약 1.9배로 늘었지만 대학병원 등에서 일하는 봉직의 연봉은 1억2000만 원에서 1억9000만 원으로 1.5배 증가에 그쳤다. 증가 폭도 둔화했고, 봉직의 연봉 상한선도 개원의에 견줘 1억 원가량 낮았다. 비급여 진료가 과잉진료와 의료비 증가 등 의료 상업화에 일조한 데 이어 필수의료 인력을 개원가로 유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들을 특정 진료과에 편중시켜 필수의료 인력 부족현상을 심화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3년간(2020~2022년) 진료과목별 전공의 충원율을 살펴보면 소아과와 산부인과는 각각 45.1%, 73.6%에 그친 반면 피부과와 안과는 각각 100%, 99.7%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개인병원 수를 진료과목별로 제한해 무분별한 개원 탓에 수술인력 등 필수의료 의사가 부족해지는 부작용을 막는 개원총량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개원총량제를 실시하고 있는 독일은 인구 1000명당 수술 전문의가 1.47명으로 한국(0.71명)의 2배 이상이다. 비급여 항목이 많은 미용의료에서 보톡스, 필러, 난도가 낮은 레이저시술 등은 간호사 등 다른 직역에 개방해 미용의료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