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국산차 판매…'그랜저 빈 자리에 카니발이 왕'
11월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전년대비 3.2% 증가한 12만7157대를 판매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인상 등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숨통이 트이며 출고가 점차 완화되는 모양새다.
기아는 5만2200대 판매하며 세 달 만에 현대차를 누르고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카니발 등 4개 차종이 5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주요 모델들의 판매 흐름도 안정적이다.
기아의 최다 판매 차종은 7565대가 판매된 카니발로, 모델별 판매량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8월 출시한 이후 큰 상품성 개선이 없음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외 쏘렌토(6656대), 스포티지(5762대) 등 SUV 라인업이 그 뒤를 이었다.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레이는 신차 효과를 누리며 4098대가 판매됐고, K8(3867대), 셀토스(3449대), 모닝(3356대) 등도 선전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는 4만9311대를 팔았다. 전년 동월대비 2% 감소치다. 포터2(7020대)와 아반떼(5700대)가 실적을 이끈 가운데, 아이오닉6는 3095대로 전체 11위, 전기차 부문 1위에 올랐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일부 소진된 가운데에도 높은 인기다.
캐스퍼(5573대)와 팰리세이드(4366대)는 현대차의 최다 판매 SUV 타이틀을 두고 경합 중이다. 올해 누적 판매량 기준 판매 격차는 단 900대로 팰리세이드가 앞서고 있지만, 12월 판매량에 따라 순위가 갈릴 가능성도 높다.
풀 체인지를 거친 그랜저는 신차 출시 영향으로 3754대에 머물렀다. 기존 6세대(IG)가 2731대 팔렸으며, 7세대 신형(GN7)은 1023대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내년 그랜저 판매 목표를 11만9000대로 설정한 만큼, 신차 출고가 원활히 이루어진다면 월간 1만대 가량의 판매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1만1615대로 두 달 연속 1만대 돌파에 성공했다. 주력 모델인 G80이 4224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GV70 2832대, GV80 2214대, G90 1364대 순을 보였다.
반면 비인기 모델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G70(576대)은 슈팅브레이크 출시로 변화를 꾀했지만 별다른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순수전기차 GV60(405대)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EV6나 아이오닉5, 6 등과 비교해 판매가 저조하다.
쌍용차는 6412대로 4위를 지켰다. 토레스 출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 달 부품 공급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그럼에도 토레스 판매량은 3677대로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1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1만9510대로, 티볼리(1만547대)를 가볍게 넘어섰다. 다만 부품 수급 제약으로 전체 순위는 조금씩 밀려 15위에 그쳤다. 토레스 다음으로 많이 팔린 모델은 렉스턴 스포츠(1528대)다.
한 때 쌍용차를 이끌었던 티볼리(530대)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코란도(326대)와 합해도 토레스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점점 발전하는 경쟁 모델과 정면 승부를 위해서는 풀 체인지급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르노코리아는 9.4% 줄어든 5553대를 기록했다. 라인업 노후화 등과 더불어 완전 신차 계획이 없는 점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XM3가 하이브리드를 내세워 2382대(44.8%↑)로 선방했지만, QM6의 주력 모델인 LPG 판매량도 전년대비 30%가량 줄었다.
그나마 SM6의 신규 트림이 좋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지난달 SM6는 405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지만, 선호 사양들로 구성한 필(必, Feel) 트림이 전체 판매의 56.5%를 차지했다. SM6 필은 기존 LE 트림과 비교해 가격은 94만원 내리면서도 LE 트림에서 소비자들이 선호했던 기능들 대부분을 기본 사양으로 반영한 점이 특징이다.
한국GM은 2057대로 작년 10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주력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는 758대에 그쳤고, 스파크(619대, 44.7%↓), 말리부(69대, 78.8%↓), 트래버스(208대, 34.6%↓) 등 주요 모델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였다. 내년 1분기 창원공장에서 양산을 앞둔 트랙스에 기대를 거는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