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간절함으로 늦깎이 도전… 요리에 행복 담았다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2023. 3. 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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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로 드 욘트빌의 타미 셰프
군대 제대 후 요리에 관심… 美로 유학길
한주에 한번은 주급 모아 유명 식당 찾아
서울로 돌아와 ‘비스트로’ 오픈 운영해와
佛서 우연히 접한 후추 스테이크 시그니처
정성과 시간을 함께 끓인 양파수프도 일품
“재료보다 좋은 레시피는 없다” 원칙 삼아
비스트로 드 욘트빌의 타미 셰프를 만났다. 타미 셰프는 군대를 제대하고 중국 상하이로 떠나면서 여러 나라의 음식들을 맛보고 친구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서 대접하면서 짜릿하게 흥분되고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스스로 요리를 먹는 것보다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과 본인이 준비한 음식을 먹고 기뻐하는 손님들을 보며 행복해하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꿈을 키워갔다. 앞으로 오너 셰프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해 셰프가 돼야겠다고 결심하고 늦은 나이에 미국으로 떠나 요리를 시작했다. 
욘트빌 타미 셰프
요리를 배우는 과정들은 지금 돌이켜 보면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어서 유학을 떠나다 보니 언어와 나이에 제약이 많았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더 절실했고 더 간절했으며 더 급했다. 가난한 유학시절을 지냈기에 항상 배가 고팠지만 스스로 세운 두 가지의 원칙을 지키며 살았다. 첫 번째는 ‘항상 최고의 재료와 음식을 먹는다’. 평소에는 레스토랑에서 주는 직원식으로 식사하지만 한 주에 한 번씩 주급을 모아서 그 당시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지의 최고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경험하며 맛을 기억하고 무엇보다 손님의 관점에서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두 번째 원칙은 ‘인기 있고 맛있는 곳에서는 잠시라도 일하고 배운다’. 정말 배워야겠다는 수준의 레스토랑을 만나면 돈을 받지 않는 무급이라도 그곳에서 일하면서 어떻게 만드는지 어떻게 레스토랑이 돌아가는지 열심히 배웠다. 미국 CIA 요리학교 유학시절은, 요리에 대한 꿈이 있고, 요리가 좋아서 버틴 시간이었다.
서울로 돌아와 비스트로 드 욘트빌을 오픈하고 하루하루 배워가며 14년을 이어가고 있다. 타미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서울 압구정의 노포라고 얘기할 정도로 한곳에서 오랜 시간을 지켜내고 있다. 처음 레스토랑을 오픈했을 때만 하더라도 프랑스 음식을 편하게 맛보고 접할 공간이 매우 드물었다. 비스트로 드 욘트빌은 프랑스의 클래식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타미 셰프는 한국인으로서 프랑스 음식을 하는데 요리는 미국에서 배운 독특한 경력의 요리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클래식하고 전통적인 프렌치를 하면서 느끼는 요리의 레시피, 겉모습, 모든 하드웨어나 기술까지도 노력하면 재현할 수 있지만 과연 프랑스의 정신을 가지고 느끼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러한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타미 셰프의 우려와 다르게 서울에 거주하는 프랑스 손님들이 많이 방문하는데, 그들과 소통할 때마다 많은 용기와 격려를 받고 있다. 특히 프랑스 대사가 오랜 단골인 프랑스 명품의류의 서울 지사장과 방문해서 식사를 마치고 욘트빌의 음식은 무척 프랑스적이지만 무엇보다 이곳에는 프랑스의 정신이 있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욘트빌과 타미 셰프의 노력이 모여 한국 안의 프랑스 퀴진을 만들어내고 있다.
후추스테이크
양파수프
욘트빌의 첫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후추 스테이크로 간단하지만 완벽하게 프랑스음식을 즐길 음식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소스를 넉넉하게 만들고 스테이크를 구워 파티 분위기를 내기에 적합하며 동시에 레드 와인과 함께 메인으로 제공하기에 손색없는 요리라고 할 수 있다. 푸아브는 욘트빌 오픈 4주년즈음 프랑스에 대한 동경과 갈증으로 10일간 파리로 아내와 미식공부를 떠났다가 아주 오래된 비스트로에서 우연히 만난 스테이크였다. 진정 프랑스다운, 잊을 수 없는 맛 기억을 가지고 프랑스에서 돌아온 후 몇 달 동안 연구하고 재연하게 되었고 지금은 욘트빌의 인기 메뉴가 되었다.
욘트빌의 두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양파 수프’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제대로 된 양파 수프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타미 셰프의 열망을 담아서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한 메뉴다. 오븐에서 로스트한 사골과 여러 가지 채소로 8시간 정도 은은한 불로 끓인 비프 스탁과 6시간 이상 천천히 익힌 캐러멜라이즈한 양파 그리고 그리에르 치즈와 에멘탈 치즈가 들어가는 심플한 거 같지만 복잡하고 깊은 맛을 내는 양파 수프는 욘트빌에서 가장 사랑받아온 메뉴이기도 하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타미 셰프는 요리는 자신을 나타내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요리는 100% 만드는 사람을 표현하기 때문에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리는 기술적인 일인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마음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 누군가를 대접할 때, 집에 아주 반갑고 소중한 사람을 초대했을 때의 마음, 어머니가 오랜만에 고향집에 오는 자식을 생각하며 준비하는 마음, 행복하고 기쁜 마음에서 하는 요리가 사람을 위로하고 또한 그 에너지가 레스토랑이 가져야 할 유일한 정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재료보다 좋은 레시피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좋은 재료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좋은 재료에 대한 집착과 재료가 가지는 본연의 맛을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료 간의 조화를 치밀하게 조합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메뉴 개발이 시작되며 요리사로서 끊임없이 해 나가야 할 숙명이 바로 재료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음식을 먹는 곳으로만 규정하지 않고 서비스를 받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다이닝 공간으로 변해야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러한 위로와 치유는 힘든 시기를 이겨나갈 차별화 포인트가 된다고 타미 셰프는 생각한다. 한곳에서 한 역사를 쌓겠다는 마음으로 2009년부터 14년째, 청담동 작은 골목에서 비스트로 드 욘트빌을 유지하고 있다. 한결같음이라는 화두 아래 주방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타미 셰프의 앞으로가 더 궁금한 이유가 바로 이 한결같음 때문이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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