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의사 만나고 싶어요”…위장에 관 꽂고 병원 뺑뺑이 도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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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환자와 의료현장을 외면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고통은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이 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위장에 음식과 약 투여용 관을 꽂은 환자가 염증이 생겨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려 했지만 거부당했고, 지역병원으로 돌아갔는데 그곳에서도 '시술한 곳으로 돌아가라'며 받아주지 않는 일이 있었다.
구급대원들 사이에 환자 잘 받아주는 병원 리스트가 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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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눈치보기도 이젠 지쳐, 포기” 환자들 숯가슴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주부터 2일까지 주요 병원을 취재했다. 응급·중증질환 진료역량이 가장 높은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도 의사 부족으로 감당이 안돼 환자들이 지역기관으로 보내지고 있었다.
지난주에는 위장에 음식과 약 투여용 관을 꽂은 환자가 염증이 생겨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려 했지만 거부당했고, 지역병원으로 돌아갔는데 그곳에서도 ‘시술한 곳으로 돌아가라’며 받아주지 않는 일이 있었다. 실려간 응급실에 어떤 의사가 있느냐가 치료를 좌우하다보니 ‘응급실 복불복’이라는 자조섞인 말까지 나왔다.
수도권 소재 2차병원 응급실 전문의는 “권역센터 응급실이 포화상태라 어떻게든 지역센터에 들어오기 위해 (보호자나 구급대원이) 증상을 축소해 보고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최근에 구토 증세를 보인다고 해서 받은 환자가 의식불명(코마) 상태인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만난 15년차 119구급대원 A씨는 “소아응급실은 병원이 한정돼 있어 여러 병원을 뺑뺑 돌아야 하고, 성인 응급 환자들도 보통 10통 넘게 전화를 돌리다가 간신히 병원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구급대원들 사이에 환자 잘 받아주는 병원 리스트가 돌기 시작했다. 환자들 사이에서는 ‘119 구급차를 타고 가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택시나 자가용을 타고 가서 거칠게 항의해야 입원할 수 있다’는 편법을 공유하고 있다.
암 환자들 수술도 줄줄이 밀리고 있다. 50대 식도암 환자 B씨는 “처음에는 제때 진료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항의도 해봤지만 이제는 포기했다”며 “사실 환자를 내팽개친 의사들은 다 나가고 없지 않나. 그저 지친 몸으로 치료해주는 여기 의사들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고 했다.
‘언제든 원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요양병원과 2차 병원은 환자들로 북새통이다. 경기도 소재 한 요양병원 원장은 “주변 병원에서 수술한 환자 상태가 조금만 안좋아져도 이리로 보낸다. 모니터링할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없기 때문”이라며 “어떻게든 해주고 싶지만 우리는 포괄수가제로 묶여있어 할 수 있는 치료도 제한적이다. 너무 안타깝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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