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도 힘든데 설마 심장병?…"방사선 치료 중 흉통, 겁먹을 필요 없다"

박정렬 기자 2023. 11. 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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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치료받는 암 환자 중 상당수가 치료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한다.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공문규 교수는 "방사선 치료 중에 생기는 가슴 통증의 대부분은 식도염에서 기인하는데, 이는 강한 방사선에 식도 벽에 손상이 생기며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식도는 위에서 아래로 흉부를 관통하면서 깊숙한 곳에 있다 보니 흉부에 있는 암을 치료하다 보면 방사선에 식도가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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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방사선 치료받는 암 환자 중 상당수가 치료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한다. 특히, 폐암, 식도암, 흉선암 등 흉부에 생긴 암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가슴이 조이는 느낌이나 흉통을 자주 경험하는 편이다. 사실 가슴 통증이 발생하면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 등 의료진도 당황한다. 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같은 심장병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중 나타나는 가슴 통증은 대게 심장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공문규 교수는 "방사선 치료 중에 생기는 가슴 통증의 대부분은 식도염에서 기인하는데, 이는 강한 방사선에 식도 벽에 손상이 생기며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식도는 위에서 아래로 흉부를 관통하면서 깊숙한 곳에 있다 보니 흉부에 있는 암을 치료하다 보면 방사선에 식도가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문규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방사선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경희의료원


방사선 식도염은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후 2~3주 정도가 지났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슴이 답답하고, 화끈거리거나 조이는 느낌이 들다 극심한 가슴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공 교수는 "방사선 식도염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방사선 치료가 끝나고 2~3주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 호전된다"며 "증상이 심할 경우 제산제나 위산 억제제 등을 투여하고 경우에 따라서 진통제를 처방해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도의 염증을 억제하려 스테로이드를 처방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 결과를 보면 스테로이드 투여는 효과가 제한적이라 쓰지 않는 게 좋다는 게 공 교수의 설명이다. 암이 식도와 매우 근접해 식도 벽 손상이 심한 경우 10명 중 2~3명꼴로 식도가 좁아지는 후유증이 발생하는데 특히, 식도 벽 손상이 아물 때 흉터가 두껍게 생기는 켈로이드 체질의 환자에서 발생률이 높다. 이 경우에는 내시경을 통해 좁아진 식도 부위를 넓히는 시술을 시행해야 한다.

공 교수는 "방사선 치료받을 때 가슴 통증이 생겨도 너무 겁먹을 필요 없다"며 "방사선 치료로 인한 식도염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는 질환으로 불필요한 검사를 시행하지 말고,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적절한 약을 먹으면 대부분 큰 후유증 없이 회복돼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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