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이 선택한 대형 SUV의 상징성
북한 최고지도자가 공식 행사와 현장 점검에서 일본 고급 브랜드의 대형 SUV를 타고 등장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되면서, 이 브랜드는 권력과 안정성을 상징하는 자동차로 자주 언급돼 왔다.
동시에 국내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이 브랜드가 ‘지불한 비용에 비해 얼마나 만족스러운가’라는 평가에서 전기차 대표 주자인 테슬라와 함께 최상위권에 오르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경쟁 구도가 뚜렷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실제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호화로운 이미지”를 넘어 “소유 기간 내내 믿고 탈 수 있는 차인가”라는 질문에 더 가깝다.

비용 대비 가치를 묻는 1000점 평가
국내 자동차 조사 기관이 최근 몇 년 사이 신차를 구매한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한 대의 차가 가격·연비·정비 비용·되팔 때의 예상 가격까지 묶어 봤을 때 어느 정도 만족을 주는지를 1000점 만점으로 환산해 비교했다.
연비와 전기차의 전비, 차량가격과 옵션가격, 유지·수리 비용, 서비스 만족도, 중고차 가치 등 실제 소유 과정에서 체감되는 항목들이 평가에 포함됐고, 이 점수로 브랜드별 ‘비용 대비 가치’가 정리됐다. 이 조사에서 일본 브랜드 렉서스는 700점대 중반 수준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테슬라·토요타·폴스타 등 친환경차를 앞세운 브랜드들이 그 뒤를 잇는 양상을 보였다.

친환경 라인업이 상위권을 휩쓴 이유
상위권에 오른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모두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처럼 연료 효율이 좋은 친환경 라인업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친환경차는 비싸기만 하다”는 인식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초기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연료비와 정비비, 중고차 값을 같이 따져 보면 어느 정도는 맞는 값”이라는 인식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특히 하이브리드는 충전소를 따로 찾지 않아도 되고 기존 주유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한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 단계의 현실적인 선택지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 지도자의 차량으로 렉서스의 대형 SUV가 언급되는 것도 이런 안정성과 신뢰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중간 퀴즈: 당신이 가장 걱정하는 건?
이 지점을 독자들이 조금 더 쉽게 느낄 수 있도록, 간단한 퀴즈를 떠올려 볼 수 있다. “지금 타고 있는 차를 앞으로 5년 더 탄다고 할 때, 가장 먼저 걱정되는 건 무엇일까?”라는 질문이다. ① 기름값 부담, ② 잦은 고장과 수리비, ③ 되팔 때 예상보다 많이 떨어진 중고차 가격, ④ 집과 직장 주변에 충전·정비할 곳이 부족한 환경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와 닿는 항목을 떠올려 보면, 어떤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만족도 조사에서도 이런 항목들이 점수 차이를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드러났고, “나중에 팔 때 너무 손해만 안 보면 된다”는 심리가 브랜드 평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하이브리드가 중장년층에게 매력적인 이유
하이브리드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기름과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구조 덕분에 별도의 충전 시설을 찾지 않아도 되고, 주유소만 있으면 도심은 물론 지방에서도 운행에 큰 제약이 없다.
특히 50~60대 운전자처럼 운전 습관을 크게 바꾸고 싶지 않으면서도 기름값 부담은 줄이고 싶은 계층에게는, “연비가 좋고, 타는 방식은 익숙한 차”가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동시에 줄여주는 선택지다. 렉서스는 이런 하이브리드 기술력과 조용한 승차감, 내구성에 대한 이미지 덕분에 “가격은 다소 높지만 장기간 소유해도 믿을 수 있는 차”라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전기차의 장점과 여전히 남은 고민거리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브랜드는 다른 방향에서 강점을 보여 준다. 전기 요금을 기준으로 환산한 주행 비용이 낮고, 엔진 소리가 거의 없는 정숙한 실내와 빠른 가속 반응은 전기차를 경험해 본 운전자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장점이다. 최근에는 리튬인산철(LFP)과 같은 비교적 저렴한 배터리를 적용한 모델이 늘어나면서, 전기차의 초기 구매가격 자체를 낮추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아파트 단지의 충전 공간 부족,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배터리 수명과 교체 비용에 대한 걱정, 중고차 시장에서 배터리 상태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연료비만 보면 전기차가 유리해 보이지만, 되팔 때를 생각하면 고민된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국산·프리미엄 브랜드가 받은 냉정한 평가
국산 브랜드의 위치를 보면, 전체 평균과 상위권 사이 어디쯤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요약된다. 일부 브랜드는 전체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으며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얻었지만,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가격 인상을 고려하면 “기대를 완전히 만족시키지는 못한다”는 반응도 공존한다.
프리미엄을 내세운 고급 라인업은 차량 가격과 유지비, 연비 항목에서 기대만큼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해, “국산이라서 무조건 가성비가 좋다”거나 “고급 브랜드라서 당연히 만족스럽다”는 단순한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서비스·중고차 가치가 결정짓는 마지막 한 표
차량을 소유하는 전 기간을 놓고 보면, 정비소 접근성과 서비스 수준, 되팔 때의 중고차 가격은 점점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차를 처음 살 때는 잘 드러나지 않는 요소지만, 실제로는 서비스센터까지의 거리, 예약·수리 과정의 편리함, 부품·공임비 수준이 운전자의 체감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렉서스는 “고장이 비교적 적고, 서비스 응대가 안정적이며, 중고차 가격도 일정 수준 유지된다”는 이미지가 쌓여 있어 이런 항목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일부 전기차 브랜드는 서비스 인프라 부족과 대기 시간, 배터리 상태에 따른 중고차 가치의 불확실성 때문에, 비용 대비 가치 평가에서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