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5월,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의 이름이 사상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불렸다. 주인공은 송강호, 작품은 '브로커'.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한국 배우들과 만든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에 뚜렷한 기록 하나를 남겼다.
베이비 박스 앞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를 몰래 데려다 새 부모를 찾아 주는, 이른바 브로커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의 이야기다. 아기를 두고 갔다가 돌아온 엄마 소영(이지은)까지 합류하면서, 목적도 사연도 다른 이들의 기묘한 동행이 시작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그린 한국

'어느 가족'으로 칸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감독은 '브로커'에서도 특유의 시선을 밀고 간다. 혈연이 아니라 마음으로 묶이는 유사 가족. 낡은 승합차를 타고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여정은 로드무비의 얼굴을 하고, 그 안에서 태어남과 버려짐에 대한 질문을 조용히 쌓아 올린다.
송강호, 그리고 배우들의 앙상블

송강호는 힘을 뺀 연기로 칸 심사위원단을 사로잡으며 한국 배우 최초의 칸 남우주연상이라는 역사를 썼다. 가수 아이유로 익숙한 이지은은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강동원과 배두나, 이주영까지. 배우들의 절제된 앙상블이 영화의 온도를 만든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영화에서 가장 오래 회자되는 건 어두운 호텔 방에서 서로에게 건네는 "태어나줘서 고마워"라는 인사다. 존재 자체를 긍정하는 이 한마디는 영화 전체를 요약하는 문장이 됐고, 개봉 후 수많은 관객이 이 장면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느리게 스며드는 영화

'브로커'는 큰 사건 대신 작은 마음들이 쌓여 완성되는 영화다. 극장에서 놓쳤다면 OTT에서 차분한 밤에 만나 보길. 화려하진 않지만, 보고 나면 꽤 오래 마음에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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