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세대 PHEV 이번엔 성공할까..1회충전 100km 주행
현대자동차가 2025년 그랜저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이하 PHEV) 파워트레인을 추가하기로 결정하면서 2세대 PHEV 시스템의 진보한 제원이 공개되어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PHEV는 일반 하이브리드(HEV) 대비 큰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직접 충전이 가능하며, 일정 거리를 ‘전기 모드’로만 주행할 수 있게 만든 파워트레인이다. 사실상 전기차로 가기 직전, 최후의 내연기관으로 보면 이해가 편하다.
현대차가 그랜저 PHEV부터 적용할 2세대 시스템은 기존보다 동력 성능과 연료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전동화 모델 전용 고용량 배터리와 두 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1회 충전으로 최대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 시판 중인 현대 싼타페 PHEV와 기아 쏘렌토 PHEV의 경우, 14kWh 배터리를 탑재해 각각 전기 모드로만 최대 30마일(약 48km), 32마일(약 51km)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 모드 주행거리가 두 배로 늘어난 만큼 현행 모델보다 큰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추측된다.
전동화 전환에 힘을 쏟던 현대차그룹이 2세대 PHEV 시스템에 박차를 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인기와 해외 시장에서의 PHEV 판매 급증에 있다.
먼저 국내 시장에서 최근 대세인 파워트레인은 단연 하이브리드다. 디젤 엔진이 환경 문제로 맥없이 쓰러지자 그 시장을 하이브리드가 고스란히 잡아먹었다. 특히 지난해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한 쏘렌토의 경우 전체 판매의 71.7%가 하이브리드였다.
다음은 해외 시장에서 PHEV 판매 급증이다. 현대차그룹은 유럽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싼타페, 쏘렌토, 투싼, 스포티지, 니로 PHEV를 연달아 출시하며 판매량을 늘려왔다.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량 중 PHEV가 차지하던 비중은 2015년 1.9%에서 2021년 14%로 늘었다. 최근 6년간 판매 성장률은 107%에 달했다. 순수전기차의 연평균 판매 성장률이 68.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2세대 PHEV 시스템을 탑재한 그랜저를 국내 시장에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2021년 니로 PHEV 단종 이래로 4년 만에 국산 PHEV가 부활하는 것이다. 2021년 당시 PHEV 차종에 대한 보조금 폐지, 불안정한 충전 인프라로 국내 PHEV 시장은 별다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젠 상황이 다르다. 2022년 말 기준 국내에는 약 19만4000기의 전기차 충전소가 보급됐다. 이 중 완속 충전기가 17만3000기다. 전체 충전기 중 PHEV 탑재 차종이 주로 사용하는 완속 충전기의 비중은 2019년 83.5%에서 2022년 89.4%까지 급증했다.
전기차만을 위한 완속 충전기가 아니라 PHEV도 커버할 충분히 충전할 여력이 남는다. 이와 더불어 2025년 이후 전기차 보조금이 낮아져 PHEV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100km라는 넉넉한 주행 거리도 매력이다. 적어도 출퇴근만큼은 전기 모드로 가능하다. 특히 출퇴근길 정체가 만연한 수도권 지역 거주 소비자들은 연비 절감에서 이점을 살릴 수 있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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