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수리비 또 당했어요? 여기 한 번 와보세요"

위페어의 김기환 대표. /더비비드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패닉에 빠진다. 보험 처리 유무에 대한 판단은 물론 파손의 수준을 파악할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수리비를 과다 청구하지 않고, 잘 수리해주는 공업사를 찾는 일도 만만치 않다.

스타트업 ‘위페어’(wepair)는 자동차 외장수리 분야의 ‘집사’를 자처한다. 위페어의 김기환 대표(35)를 만나 대표적인 깜깜이 시장인 자동차 외장수리 시장에서 등대가 되는 법에 대해서 들었다.

◇자동차 수리, 가격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위페어의 공동창업자 3인방. (왼쪽부터) 홍대현 COO, 정유준 CRO, 김기환 대표. /위페어

김 대표는 서울과학기술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현대자동차 1차 밴더사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안정성이 보장된 직장이었지만 생동감 넘치는 스타트업 씬에 갈증을 느꼈다. 때마침 자동차 외장수리 견적비교 플랫폼 카닥에서 자동차 정비, 수리 영업 담당자 채용 공고를 발견했다. 지원 후 합격해 3년 간 공업사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면서 외장수리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다.

- 전공과 경력을 잘 살려 취업한 것 같은데 창업계기가 궁금합니다.

“언젠가 창업을 하겠다는 꿈이 있었어요. 한 분야에 깊고 파고드는 연구보다는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발휘하는 사람을 연결하고, 여러 기능을 연결해서 비즈니스화 하는 것에 능하다고 판단했거든요. 이런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게 창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창업을 하고 싶어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앤틀러 프로그램에 지원했죠.”

위페어는 '품질이 중요한 수리'에 주목했다. /위페어

- 아이템 선정 기준은요.

“자동차 수리 시장은 큰 시장인데 여전히 낙후되었습니다. IT 서비스가 각종 생활 영역에 파고들고 있는데도 말이죠. 자동차 수리 플랫폼이 존재하지만 한계가 있었어요. 기존의 수리 견적 플랫폼은 공업사들이 소비자에게 경쟁적으로 견적을 제시하는 역경매 방식을 차용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실력보다는 가격 경쟁력이 중요 요소로 작용합니다. 수리비가 저렴한 곳이 유리한 구조죠. 플랫폼은 중개만 하고 소비자가 모두 책임져야 하는 시스템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았어요. 자동차 수리 시장 관련 지식도, 경험도 있으니 이 문제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 자동차 수리비는 저렴할수록 이득 아닌가요.

“가격이 중요한 수리가 있고 품질이 중요한 수리가 있습니다. 자비로 수리할 경우 저렴할수록 이득이죠. 반면 보험사로부터 수리비를 지급받는 경우 비용보다는 품질이 중요합니다. 이 경우 제대로 수리하는 곳을 찾는 게 관건인데요. 자동차 수리 시장은 대표적인 ‘깜깜이’ 시장입니다. 사고를 겪은 차주는 파손 수준과 적합한 공업사가 어디인지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카센터와 공업사의 차이를 몰라서 차를 카센터에 맡겼다가 모르는 공업사에서 차가 수리되는 일도 비일비재하죠.”

◇호텔에서나 봤던 서비스를 자동차 수리 시장에 접목

(왼쪽부터) 위페어 이용법을 설명하는 김 대표와 위페어 서비스 개요.

수리 과정 전반을 이끌어주고 책임까지 져주는 자동차 외장수리 서비스가 있다면. 장인 정신으로 임하는 공업사에 차를 맡길 수 있다면.

자동차 외장수리 분야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갈증을 요약해보니 해법이 보였다. 바로 ‘컨시어지’ (Concierge) 서비스다. 컨시어지란 고객의 요구에 맞춰 모든 것을 일괄적으로 해결하는 가이드나 서비스 뜻한다. 컨시어지 서비스가 이뤄지는 대표적인 공간은 호텔이다. 호텔은 투숙객이 머무는 동안 필요한 제반 사항을 돕는다. 김 대표는 자동차 외장수리 분야에 컨시어지를 접목한 솔루션을 구상했다. ‘위페어’의 탄생 배경이다.

- 컨시어지라니. 감이 잘 잡히지 않아요.

“1대1 전담 매니저처럼 사고를 겪은 차주의 옆에서 수리 과정 전반을 보조하는 개념입니다. 위페어 홈페이지에 간단한 개인정보만 기입해서 문의를 남기면 끝입니다. 총 4가지 단계로 솔루션을 설계했어요. 가장 먼저 사고 발생 시 전담 매니저가 붙어서 보험처리 유무와 수리방향 등 처리 방식에 대한 조언을 해줍니다. 그 후 저희가 실력과 기술을 검증한 공업사를 연결해주죠. 그 다음엔 차량 입고부터 출고까지, 메신저를 통해서 수리 과정을 단계별로 공유합니다. 수리가 끝났다고 모든 게 끝난 게 아닙니다. 위페어를 통해 수리한 모든 분에게 2년의 수리 보증을 제공합니다. 이전까지는 소비자가 이 모든 단계를 스스로 거쳐야 했어요.”

위페어팀은 실력 좋은 공업사와 관계를 맺는 데 주력했다. /위페어

“맞아요. 숙박 플랫폼으로 숙소를 고를 땐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지만 전문 지식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그게 쉽지 않아요. 정보만 전달할 게 아니라 이용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대신하자는 생각으로 접근했어요. 저를 비롯한 공동창업자 세명 다 카닥 공업사 세일즈팀 출신으로, 공업사 평가 항목을 만든 경험이 있습니다. 공업사에서 공장장으로 근무했던 분도 있어요. 좋은 공업사를 판단하는 안목이 있습니다. 시설, 작업자의 경력, 사용하는 재료 등의 요소를 토대로 공업사의 역량을 점수화 했어요. 상위권 공업사 중에서 위치, 협조 수준 등을 고려해서 15곳과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 공업사 분들을 어떻게 설득했나요.

“저와 공동창업자들은 온오프라인에서 1000곳이 넘는 공업사를 만난 경험이 있습니다. 공업사들이 원하는 게 뭔지 잘 알죠. ‘공감’으로 다가갔습니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개선해주겠다 약속했죠. 다행히 이 시장을 투명하게 만들자는 취지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손을 잡았습니다. 물을 흐리는 일부 악덕 공업사가 사라지고, 제대로 하는 곳만 남아서 소비자들이 양질의 서비스만 받았으면 하는 걸 염원하는 분들이죠.”

공업사와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모습. /위페어

- 솔루션 개발 중 어느 과정이 가장 어려웠나요.

“사고 차주를 찾는 과정과 이 분들에게 신뢰를 얻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릅니다. 사고를 경험한 이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도 만만치 않죠. 깜깜이 수리다, 불투명하다는 등 자동차 수리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하거든요.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책임감 있게 수리하는 기술자들과 함께하고, 위페어는 전문가로서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 수익 구조가 궁금해요.

“공업사에 수리 건수를 가져다 주고 공임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구조입니다. 공업사로부터 수리비 명목으로 지급되는 보험의 일부를 받는 방식으로 서비스 이용료를 받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직접 과금하지 않아요.”

베타 버전의 위페어 앱. 아직은 앱보다는 홈페이지를 통한 컨시어지 서비스에 주력하는 중이다. /위페어

- 이해관계자들은 위페어로 어떤 이득을 취할 수 있나요.

“소비자는 발품을 파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계별 수리 과정을 공유 받기 때문에 안심하고 맡겨도 됩니다. 공업사는 낮은 수수료로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며 카센타, 렉카, 온라인 광고 등의 영업 채널을 운영했는데요. 위페어는 시장대비 수수료가 낮은 편입니다. 또한 저희가 공업사로부터 정보를 받아 소비자에게 안내하는 구조기 때문에 수리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이득입니다. 사고 수리 시 10명 중 7명은 보험사가 지정한 협력 공업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데요. 이때 불필요한 수리로 인해 보험료 과다 청구 문제가 발생하곤 합니다. 위페어를 통해 책정된 보험금을 제대로 된 수리에 사용하면 과다 청구를 방지하고 민원 발생 우려를 줄일 수 있어요.”

◇'책임'은 리스크가 아니라 차별점입니다

디캠프 올스타전 출전 당시 모습. /위페어

시작부터 아이디어의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위페어는 앤틀러코리아로부터 프리시드 투자를 받고 출발했다. 2023년 11월에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의 스타트업 페스티벌 ‘2023 디캠프 올스타전’ 본선에 진출했다. 2025년에는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 앞으로의 계획은요.

“향후 공업사에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 시장이 투명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공업사의 아날로그적인 업무 처리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공업사의 업무를 디지털화 해서 수리 시장을 표준화하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소비자도 제3자의 판단에 맡길 게 아니라 해당 기준에 따라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되겠죠. 물론 이 모든 계획에 앞서 수리가 필요한 소비자를 모으는 방법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이 창구를 뚫으면 빠르고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책임'이 위페어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위페

- 모든 책임을 진다는 건 양날의 검이 아닐까요.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게 리스크를 떠안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는데요. 반대로 ‘책임’은 저희만의 차별점입니다. 최고 수준의 고객 경험이 창출돼야 저희를 또 찾을테니까요. 컨시어지란 이름이 아깝지 않게 최상의 퀄리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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