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1조 증가한 신용대출, 금리도 6% 목전...'빚투족' 어쩌나
신용대출잔액 3영업일 만에 1조 원 증가
주담대도 상단 7% 넘어...'영끌족'도 비상
건전성 우려에도 당국, 추가 규제에 난색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 폭증에 신용대출 잔액 증가폭이 이달 들어 사흘 만에 1조 원에 육박하고 금리는 6%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신용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식 변동성이 커지고 금리까지 인상이 예고되면서 빚투에 나선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연 4.31~5.93%(1등급·1년 만기 기준)에 달한다. 금리 상단이 6% 직전에 육박한 것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상단은 0.31%포인트, 하단은 0.24%포인트 각각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은행채 1년물 금리는 0.385%포인트 뛰었다. 한은이 물가와 환율, 금융안정 부담 등을 이유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채권시장이 이를 먼저 반영한 것이다.
코스피가 8,000을 돌파하면서 빚투 수요는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5월 말 106조5,154억 원에서 이달 4일 107조548억 원으로 증가했다. 3영업일 만에 1조 원 가까이 불어난 수준으로, 상승장이 이어지는 동안 투자자들이 개설해둔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꺼내 쓰며 주식 투자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대출금리 상승과 동시에 증시 변동성도 확대되는 점이다. 신용대출 금리가 6%에 가까워지면 투자자는 그 이상의 수익률을 거둬야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처럼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에 이자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손실 폭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차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39~7.33%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금리 상단이 0.33%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7.3%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0월 말(7.33%)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이 3조2,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16만3,000원 증가한다.
증시 활황이 신용대출 급증으로 이어지고 금리도 상승하면서 개인 신용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지만, 금융당국은 추가 대출 규제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소득 100% 이내로 제한한 데다,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상환비율(DSR) 시행으로 최소 1.5%포인트의 가산금리까지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신용대출 규제가 실수요자 피해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사전에 개설한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에 대해서는 추가 규제 적용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고객과 은행 간 약정에 따라 미리 설정된 한도를 사용하는 구조인 만큼 이를 강제적으로 제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주희 기자 snowcarf2001@hankookilbo.com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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