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 영구채` 발행한 이지스운용, 왜?

김경렬 2024. 3. 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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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이하 이지스)이 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지스는 지난 25일 48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사채)을 발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지스의 8%대 자본확충에 대해 "관련 내용을 한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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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공시 전 재무보강 나선듯
일각선 유동성 위기 대응 관측
매각 염두한 몸값관리 분석도
이지스자산운용 여의도 사옥 전경. <이지스자산운용 제공>

이지스자산운용(이하 이지스)이 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영구채)의 일종으로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된다. 발행금리는 8대로 기존 대비 1%가량 높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결산 공시를 앞두고 재무보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손실이 커진 자회사 증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지스의 사업이 유동성 압박에 시달렸고, 이를 위한 자본 여력을 확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몸값 관리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지스는 지난 25일 48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사채)을 발행했다. 150억원과 330억원으로 둘로 나눠, 각각 8.1%, 8.2% 금리를 제시했다. 모두 유안타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사채는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발행금리는 8%대로 기존 금리보다 높다. 직전 발행 물량은 600억원으로 2021년 딱 한 번 발행됐다. 이자율은 4.8%로, 이달부터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해 회사가 발행한 채권이 연이자율은 3.5~7.5%다.

업계에서는 이지스가 감사보고서 공시를 앞두고, 높은 금리를 제시해서라도 자본을 확충한 배경에 대해 유동성 이슈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지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별도 당기순이익은 3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누적(1348억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2019년 순익은 300억원으로 이후 매년 순익 성장세를 이어가다 작년에 이자비용이 늘면서 수익에 타격을 입었다.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이익도 급감했다.

특히 2023년 9월말 단기차입의존도 74.7%로 높은 수준이다. 차입부채는 3160억원으로 이중 단기차입부채는 2360억원이다. 단기(만기 2년 내)적으로 조달·운용상 부담이 커 유동자금을 확보하지 않을 경우 갑작스런 재무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이지스의 회사채(작년 발행) 수익률이 10%대로 치솟았다. 회사채는 1~2년짜리 단기물이다. 채권을 보유하는 것보다 손해를 보고라도 팔겠다는 투자자가 나왔다는 얘기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사채 이자가 이미 10%다. 영구채라고 해도 이자비용이 많이 나가는데 당장 유동성 이슈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지스 영구채가 시장서 소화된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 역시 "부동산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자산 운용규모(AUM)가 크고 자기자본을 투입한 이지스가 버티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체투자 부실에 매각설까지 나온 상황에서 등급 하향 위기를 막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지스의 회사채 등급은 A-(안정적)다. 위기설 외에도 일각에서는 회사 매각을 염두한 몸값 관리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주주 고(故) 김대영 창업주의 부인 손화자씨(지분율 12.4%)는 이지스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지스의 8%대 자본확충에 대해 "관련 내용을 한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가 고금리를 내고도 자본을 확충한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는 자본이 많이 필요한 업은 아니다. 고유자산과 별도로 펀드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내고, 증권사처럼 위험 인수 기능이 없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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