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 QM6'는 '더 뉴' 모델 출시 1년 후인 2020년에 출시되었습니다. 당시 출시 현장에 직접 가봤는데, 딱히 달라진 점이 없어서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계속 신차 느낌이 나니 좋겠지만, 당시에는 이미 신선함이 떨어져 가고 있던 시점이었죠.
물론 아주 안 달라진 건 아닙니다. 그릴 패턴이 달라졌고, 차 이름인 'QM6'를 그릴 하단에 새겨 넣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사실 뒷모습에 있습니다. 리어 램프의 패턴이 더 고급스럽게 수정되었고, 방향지시등이 주르륵 들어오는 시퀀셜 램프가 적용되었습니다. 리어 램프 디테일 하나 달라진 것만으로도 뒷모습의 인상이 굉장히 크게 바뀌었고 훨씬 고급스러워졌습니다. 이건 정말 잘한 부분이죠.

실내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룸미러가 프레임리스 룸미러로 변경되었고 하이패스 기능까지 겸비했습니다. 다만 얇고 작은 심 형태의 전용 하이패스 카드를 별도로 준비해야 했습니다. 최신 현대차처럼 오버헤드 콘솔 안쪽에 하이패스가 있는 것이 저는 더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마저도 옵션이라 낮은 트림에는 기존의 뚱뚱한 하이패스 룸미러가 그대로 들어갔습니다.

이 모델부터는 '더 뉴' 때 추가됐던 1.7L 디젤 엔진이 단종되었습니다. 인기가 없던 파워트레인이 빠진 것이죠. 2020년대부터 디젤 엔진 혐오가 가속화되면서 디젤 파워트레인을 가진 SUV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르노삼성은 가솔린과 LPG 파워트레인을 주력으로 하겠다는 노선을 명확히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차의 신선도가 떨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성비 SUV로 포지셔닝을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이 이때부터 보였습니다.

감질나게 하나씩 수정을 하며 상품성을 꾸준히 업데이트해 오다가, 드디어 2023년에 '페이스리프트다운'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왔습니다. 이 모델까지 오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참고로 2022년에 르노삼성은 '르노코리아자동차'로 사명이 변경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해 온 삼성이라는 이름과 결별하게 된 것이죠. 사실 지분 관계만 살짝 얽혀 있을 뿐 삼성과는 무관한 회사라고 봐도 무방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기존의 태풍 로고를 그대로 활용하다가, 작년인 2024년에 '르노코리아'로 다시 사명을 변경하고 '로장주' 로고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뉴 QM6'에 로장주 로고가 달리기 시작한 것도 그때쯤입니다.

새로운 디자인은 좋습니다. '뉴 QM6' 설명 때 빼먹었는데, 헤드램프가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에서 MFR 타입의 반사판 헤드램프로 변경되었습니다. 인상이 조금 둔해졌지만, 그릴 디테일과 헤드램프가 묘하게 이어지면서 르노의 최신 패밀리 룩에 따른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아직도 잘 살아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반적인 얼굴과 휠 디자인이 자동차의 인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뒷모습이 그대로인데도 차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고, 실물로 보면 확실히 느껴집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란콜레오스보다 저는 이 디자인이 더 마음에 듭니다. 실물로 봤을 때 더 예쁜 것 같아요. 애초에 르노 디자인이 아니어서 그런지 기존의 라인업들과 좀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타보니 좋은 차였지만, 디자인적으로는 뭔가 평면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멋있어 보이는 각도가 있는 반면, 각도를 살짝 바꾸면 평면적으로 보이는 각도도 나옵니다. 그리고 하단 범퍼는 쏘렌토와 너무 많이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행히 쏘렌토가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죠.

실내 변화는 여전히 크지 않습니다. 크루즈 컨트롤 버튼도 그대로 보이고, 계기판의 디테일이 약간 달라지긴 했지만 큰 의미는 없는 수준입니다. '곰발닥' 오디오 스위치도 굳건히 살아있고요. 하단의 버튼 배치가 좀 더 사용하기 편리하게 수정된 모습은 볼 수 있습니다.

크게 달라진 부분은 바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입니다. 구닥다리 S-링크를 드디어 갖다 버리고 9.3인치 이지 링크 또는 이지 커넥트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적용되었습니다. 티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되었고, 볼보의 아리아 AI처럼 SKT가 개발한 누구 인공지능 시스템이 탑재되면서 차량 편의성이 크게 증대되고 확실히 개선되었습니다.
아쉽게도 무선 카플레이는 지원하지 않고 유선만 지원합니다. 뒷좌석의 USB 포트도 기존 A타입에서 C타입 고속 충전 USB 포트로 바뀌어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내장 소재도 여러 가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같은 실루엣과 레이아웃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파워트레인은 이제 디젤이 전부 빠졌습니다. 가솔린과 LPG만 남아있는 상태죠. 2.0 디젤이 빠지면서 사륜구동도 같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QM6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주행 보조 시스템입니다. 여전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만 있고, 자동 긴급 제동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오토 하이빔은 기본적으로 있으며, 360도 주차 보조 시스템으로 측면까지 감지하는 기능은 기둥에 박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좋은 장치입니다.
하지만 현재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등 흔히 '반자율 주행'이라고 부르는 주행 보조 장치들이 굉장히 미흡한 모델입니다. 2025년식 모델의 카탈로그를 봐도 ACC가 이 차의 가장 높은 수준의 주행 보조 장치입니다. 그래서 섣불리 중고차로도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아주 희한한 모델이 하나 나왔죠. 바로 가성비 행보의 정점에 달하는 'QM6 퀘스트'입니다. 이 차는 정말 독특한 모델로, 화물차입니다. 유지비가 저렴한 LPG 파워트레인만 운영되고, 승용 모델의 서스펜션을 그대로 활용했기 때문에 적재중량은 300kg입니다. 과거 갤로퍼나 뉴코란도, 무쏘, 카니발 밴처럼 SUV 형태의 화물차가 있었는데, 이 차로 부활한 것입니다. 현재 경차 밴이나 스타리아 밴처럼 승객과 짐 공간이 완전히 구분되어 있어 법적으로 화물차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2인승 모델이므로 뒷좌석에 사람을 태우면 불법입니다. 적재 공간의 시트 높이와 평평하게 맞춰져 있어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공간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핸디캡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사야 할 모델이냐고 했을 때, 출시 당시에는 레이 밴이나 캐스퍼 밴처럼 경차 밴은 너무 협소하고, 스타리아 같은 MPV 밴은 너무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노린 모델이라고 홍보했습니다. 방문 서비스처럼 너무 투박하지 않으면서도 나름 편안하고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업무용 차량을 원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어필했고, 당시 쿠팡 플렉스처럼 투잡이나 n잡을 뛰는 분들이 많아 그분들을 노리고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마케팅은 조금 다르게 갔습니다. '새로운 개념의 2인승 SUV'라며 레저용 수요를 노리고 싶었던 것 같은데, 렉스턴 스포츠가 자신들을 트럭이 아니라 '오픈형 렉스턴'이라고 마케팅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렉스턴 스포츠는 엄연히 5인승이라 그것이 가능했지만, QM6 퀘스트는 차박이나 캠핑으로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에게 뒷좌석을 완전히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 크리티컬하게 작용해서 굉장히 애매했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특이한 옵션으로는 디지털 룸미러가 있습니다. SUV 모델에는 없고 QM6 퀘스트에만 옵션으로 제공되는데, 짐이 많이 실려 후방 시야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있는 것이 타당합니다. QM6 퀘스트가 나온 후에는 KGM, 즉 쌍용도 자극을 받아 토레스 밴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LPG 파워트레인이 나오고 나서부터는 QM6 택시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타고 내리기 편하고 공간도 넓어 짐 싣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택시 시장에서 통했죠. SM6가 토션빔 논란과 뒷좌석 승차감으로 곤욕을 치렀던 것에 비해 QM6는 승차감도 더 괜찮았기에, 그 수요를 대신 만회해 준 측면도 있습니다.

이제 QM6의 연도별 누적 판매량을 보면서 이 차의 성과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2016년 9월 첫 출시 후 3개월 만에 누적 14,000대 판매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습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28,000대를 기록하며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2019년, 가솔린과 LPG 파워트레인이 합세한 다음부터 판매량이 정말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습니다. 47,640대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때가 QM6의 정말 리즈 시절이었습니다. 이 판매량이 싼타페나 쏘렌토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수준은 아니지만, 르노삼성을 먹여 살리는 데는 충분했습니다. 이때쯤부터 SM6가 단물이 빠지면서 판매량이 주춤하기 시작했는데, QM6가 2022년까지 그 판매량을 '우주 방어'하며 지켜냈습니다. 나중에 쿠페형 크로스오버인 XM3가 합류하면서 이 두 모델이 르노삼성을 떠받쳤습니다.

아쉽게도 신선도가 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2021년부터 판매량이 줄기 시작했고, 2022년에는 27,000대로 떨어졌습니다. 작년, 즉 2023년에는 결국 1만 대의 벽이 깨지면서 7,813대로 마감했습니다.
그래도 르노코리아로 이어지기까지 이 기간 동안 정말 큰 활약을 했던 모델이며, 르노삼성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차입니다. 르노삼성의 첫 번째 크로스오버였던 QM5의 전철을 밟지 않았다는 점도 다행입니다. QM5는 투싼보다는 살짝 크고 싼타페보다는 살짝 작은 애매한 사이즈로 비판을 받았었죠. 그런데 투싼과 싼타페 모두 차체가 커진 지금 상황에서, 그 중간 사이즈인 QM6가 등장했을 때는 '애매함'이 아닌 '적당함'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습니다. 쉐보레도 그 포지션을 노리고 이쿼녹스라는 대항마를 준비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QM6는 '잊을 만하면 가솔린 내놓고, 잊을 만하면 LPG 내놓고, 화물차 내놓고' 하는 식으로 꾸준히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어필했던 모델입니다. 그리고 그 전략이 통했습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가성비 좋은 모델로 통하고 있고요.
다만, 연차가 쌓이다 보니 잔고장이 보고되고, 아무래도 비주류 브랜드라는 점, 그리고 프랑스차가 섞여 있어 정비성이 굉장히 떨어진다는 점은 복병으로 남아 있습니다. 르노차들이 대부분 그렇듯, 수리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꼼꼼하게 살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르노 차량들을 소개할 때마다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프리미엄으로 시작했지만 결국엔 가성비로 끝났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차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즉 2023년에 드디어 후속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란콜레오스가 출시되면서 바통을 넘겨주고 10년에 가까운 대장정에 막을 내리나 싶었는데, 여전히 판매 중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손석구 배우가 나온 '밤낚시'라는 스낵 무비가 있었죠? 아이오닉 5의 빌트인 캠으로 촬영해서 유명해진 영화였는데, 차의 시선으로 상황을 보여주는 아이디어가 좋았습니다. 영화관에서 시간이 빌 때 1,000원 내고 10분짜리 단편 영화를 보는 것이 단편 영화가 살아남을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극장 자체가 사라질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디지털 백미러 이야기도 있었는데, 뒤차의 사람들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야간에는 심지어 뒤차 운전자가 코를 파는 것까지 다 보인다고 합니다. 저도 혹시 신형 싼타페나 레인지로버 뒤에 있으면 행동거지를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사생활 침해 수준으로 보이기 때문에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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