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바닥의 시그널은 이것! f.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김경민 교수

#1 부동산 2023년 대폭락?

여름에 책을 집필할 때도 이렇게 심하게 떨어지겠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집값이 더 빠르게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우선 거래량이 심각하게 떨어졌고, 투자수익률이 올라가는 속도도 가파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의 변동성이 외국에 비해서 큰 편은 아니지만, 강동구와 잠실 등은 굉장히 빠르게 떨어지는 게 잡히고 있어서 변동성이 꽤 나올 것 같습니다.

연초에 하락을 예상했던 이유는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매우 낮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고점을 기록했을 때는 노·도·강 지역의 수익률이 강남보다 높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먼저 10년 국고채 수익률로 표현되는 무위험 투자수익률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리스크 프리미엄(위험 프리미엄)과 성장률이 추가됩니다. 지금 성장률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 특히 강남권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거의 없습니다. 투자 수익률이 10년채 국고채 수익률보다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부동산이라는 게 아파트로 인해 모듈화돼있고 정형화돼있습니다. 매스마켓에서 정형화된 상품이 거래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외국과 비교했을 때는 굉장히 특이한 시장입니다.

그런데 10년 국고채 수익률이4.6%에서 3.0%로 떨어졌는데도, 이보다 높아야 하는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여전히 이보다 낮았습니다. 그러니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10년 국고채 수익률과 맞춰서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분자가 1년 치 월세이고, 분모를 가격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분자는 계약상 빠르게 변하지 못하기에 분모가 빠르게 떨어지는 겁니다.


지수 차원으로 봤을 때 작년 9~11월부터 모든 도시의 모든 단지가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고점 대비 올해 10월까지 봤을 때 20% 이상 하락한 곳이 구로, 금천, 관악, 노원, 도봉, 성북, 강북, 강동, 송파, 광진이 있습니다. 지수가 20% 이상 하락했다는 것은 그 안에서도 어떤 단지는 더 떨어졌다는 뜻입니다. 책을 쓰는 시점에 관악구의 어떤 단지는 40% 이상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 사실은 굉장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2020~2021년에 오르지 않은 강원도와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이렇게 하락할 겁니다. 급등한 지역을 보면 대부분2020~2021년부터 폭등을 시작했습니다. 수도권만 봐도 분당, 과천, 평촌을 제외한 나머지 신도시들은 가격이 평평하다가 2020년부터 올랐습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광역시권 시장이기 때문에 광역시마다 전혀 다르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같은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인 게 2020~2021년입니다. 원래는 광역시권 시장이기에 광역시별 요인이 중요하지만, 2020년 이후에는 그걸 다 누르는 단일의 요인이 더 중요했던 겁니다. 

그 요인은 바로 유동성인데, 이 유동성이 잡힌다고 가정하면 다시 2019년 가격으로 갈 겁니다. 또 다르게 해석하면 2020~2021년 가격은 버블이니 다 날아간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1년은 빠진다고 보고, 그 시점은 기준금리가 3.5%일 때입니다.

거래량은 사실 수요를 보여주기 때문에 원인이 될 수는 없지만 작동은 할 수도 있다. 수요가 급감하니 사람들이 봤을 때 시장 참여를 안 할 수 있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제일 중요한 부분은 금융비용인 것 같습니다. 결국 올라간 주담대 금리와 같은 금융비용이 제일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2 잠실은 왜 빠르게 하락하나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추론하자면 부동산 가격이 스패셜 이퀼리브리엄(spatial equilibrium, 공간적 균형점)을 찾아가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강동구가 굉장히 많이 빠졌는데, 이는 동일 생활권역의 대체재 혹은 하위호환재가 많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미사, 위례, 둔촌, 교산 등과 격차가 있었지만, 이 지역들이 빠지며 강동구가 무너졌습니다. 

강동이 무너지면서 주변에 있는 송파가 무너지고 그러면서 광진이 무너진다고 봅니다. 별개의 생활권이긴 하지만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공간 균형점을 찾아가며 주변도 안 좋아진 것으로 봅니다. 실제로 가격이 덜 내려간 곳은 강남, 서초와 가까운 성동, 용산이었습니다.

더 하락한 지역이 앞으로도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다고 내년에도 더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올해 덜 떨어진 지역이 내년에 더 떨어질 겁니다. 역사적으로도 항상 강남이 먼저 올랐고 그다음에 다른 구들이 올랐습니다. 누적 상승률 측면에서 오를 때 강남이 더 오르지만, 조금 더 많이 오르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먼저 떨어졌다고 더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3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나?

일본의 버블과 비교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전혀 다르게 갈 겁니다. 첫째로 일본의 버블이 터졌던 90년대 초반 버블의 규모가 다릅니다. 당시 일왕성 주변의 땅을 팔면 캘리포니아 전체를 살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두 번째로 금융환경이 다릅니다. 당시 일본은 100% 대출로 주택을 살 수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LTV 규제가 강하기에 상황이 다릅니다. 셋째로 현재 일본은 30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없는 상태이며 소득이 일정합니다. 지금은 일본보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신입 초봉이 더 높은 수준입니다. 주택 수요에서 인구수도 하나의 변수지만 더 중요한 건 소득입니다. 우리는 소득이 계속 오르고 있고 일본은 오르지 않기에 상황이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소득이 계속 성장하기에 주택가격 하락 폭이 급하지만, 의외로 하락 기간이 짧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금융 조건이 핵심적인 열쇠가 될 겁니다. 현재는 기준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 기준금리가 상승한 다음 정체가 되고, 사람들이 이에 적응하고 주택시장에 들어가도 되겠다고 판단한다면 움직일 겁니다.


#4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이기에 정부는 거기에 맞춰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정부 정책 당국자는 동일한 메시지를 내야만 합니다. 거래가 안 된다고 금융환경을 완화하자는 메시지가 나오면 안 됩니다.

저는 사실 기본적으로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여기서 NPL이 금융권에 번지는 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를 막기 위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지나친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반대여서, 그 과정에서 책임도 물으며 정책적 지원을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정부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서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 괜히 규제를 완화하거나 규제를 풀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파월 연준 의장도 집 사려는 사람들은 참으라는 메시지를 줬고, 이창용 한은 총재도 비슷한 발언을 했습니다. 국토부 장관도 동일한 메시지를 내야 합니다.

우리나라 LTV 기준은 계속해서 바뀝니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정부 때는 80%였고 문재인 정부 때는 60%로 낮췄습니다. 이건 사실 바꿔선 안 됩니다. 일관되게 가야 하는 겁니다. 이는 여야의 합의로 절대로 고쳐선 안 되는 겁니다.

영끌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맞지만, 올해와 내년에 시장이 힘들 것이기 때문에 이걸 구조화시켜 상품화할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북의 주택들은 고점에서 7년 정도 들고 있으면, 제 가격으로 돌아갑니다. 영끌한 사람들에게 3.5%나 4%의 이자율로 대환해주고, 원금을 국가가 일부 내는 겁니다. 그럼 이 사람들의 부담이 지금보다 훨씬 적어질 겁니다. 대신 국가가 주택의 일부 지분을 공유하는 겁니다. 이렇게 본인들은 낮은 수준에서 이자만 내는 상태에서, 7년 동안 락 업 기간(거래제한 기간)도 거는 겁니다.

또 이젠 우리나라가 정부가 조절할 수 있는 임대 물량이 적습니다. SH나 LH의 시대적 소명이 다했습니다. 특히 SH는 이제 서울에 지을 땅이 더 이상 없습니다. 공공에서 조절할 수 있는 임대주택이 없습니다. 이제는 국토부가 건설의 영역을 담당하는 게 아니라 미국처럼 금융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앞서 얘기한 정부 공유 지분을 담는 거대한 리츠를 만드는 겁니다. 이처럼 거대한 리츠를 만들게 되면 가격의 급등락에 버퍼가 될 겁니다.


내년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다고 해서 팔아서는 안 됩니다. 견딜 수 있다면 무조건 견뎌야 합니다. 만약 판다면 본인 자본의 70~80%가 날아갈 겁니다. 그럼 그 몇억을 언제 모을 수 있을까요? 

전략적으로 봤을 때 현재 주택은 전세로 돌리고, 본인은 하급지나 서울 외곽으로 나가서 전세자금 대출을 하는 전략 등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주택금융과 관련된 부담을 줄이고 본인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야 한다는 겁니다. 

제가 틀릴 수도 있지만 트렌드 상 2010년부터 하락은 3년간 지속됐습니다. 근데 우리가 벌써 1년 하락을 보았기에, 앞으로 하락기는 1년 반에서 2년일 겁니다. 이 기간을 버티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삼프로TV 손은호 기자(korgitgit@3pro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