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포 애니메이션 영화제 개막, 아이부터 어른까지 세대초월한 공감대

국내 최초 공개된 개막작
‘우리들의 새벽’ 여운 안겨
애니원고 졸업 단편 눈길
현역감독과 대화의 시간도
장생포문화창고서 내일까지

지난 14일 장생포 문화창고 6층 소극장W에서 ‘소중한 날의 꿈’의 안재훈 애니메이션 감독과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울산에서 애니메이션 영화제가 열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이런 자리가 마련돼 기쁩니다.”

 지난 14일 찾은 제1회 장생포 애니메이션 영화제. 울산에서 애니메이션 영화제가 열린다는 소식에 애니원고 학생 등 애니메이션에 관심 있는 아이들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장생포 문화창고를 찾았다. 시민들은 장생포 문화창고 6층 소극장에서 티켓을 구매하거나 예매한 티켓을 찾고 원하는 자리에 앉아 영화 상영을 기다렸다.

 장생포 애니메이션 영화제의 개막작은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프리미어 작품인 쿠로카와 토모유키 감독의 ‘우리들의 새벽’이었다.

 실제 영화관처럼 영화가 상영되기 전 대피로, 영화 관람 예절 등이 안내되고 영화가 시작됐다. 시민들은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 앉아 애니메이션의 여운을 느꼈다.

 아트스테이 7기 입주 작가인 박기눙 소설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고 해 보러 왔다.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저렴한 가격에 볼 수 있어 만족한다”며 “애니원고 학생들의 졸업 단편을 선보이는 게 인상적이다. 앞으로 애니원고 학생들과 더 많은 협업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중한 날의 꿈’의 안재훈 애니메이션 감독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안 감독은 “우리나라가 아동용 애니메이션은 잘 만든다. 그러나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은 드물다”며 “지성과 이성이 자라나는 시기에 어떤 애니메이션을 보는지가 정말 중요하다. 이에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니메이션은 각 나라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70년대 있었던 방앗간 등 한국적인 풍경을 많이 담았다. 그 시절을 살았던 분들은 공감하면서 영화를 보셨을 것”이라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많이 남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애니원고 3학년 최지민·한문누리 학생은 “한국은 애니메이션이 덜 발전해 있는데 울산에서 애니메이션 영화제가 열려 감동적”이라며 “애니메이션 감독을 진로로 생각하고 있어 대학도 관련 학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울산에 애니원고가 있음에도 관람객이 적어 실질적인 홍보가 부족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민은 “애니원고와 현장 실습을 연계했다면 좌석이 꽉 찼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홍보가 안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17일까지 장생포 문화창고 6층 소극장W, 장생포 문화창고 3층 갤러리B, 창작스튜디오131, 아트스테이 등 4곳에서 한국, 일본, 프랑스, 스페인 등 4개국 10편의 장편 애니메이션과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6편 및 애니원고 졸업단편 4편 등 10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한승태 고래문화재단 전시팀장은 “이번 장생포 애니메이션 영화제는 울산에 애니메이션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자리”라며 “애니원고 등 애니메이션을 진로로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장생포 애니메이션 영화제가 계속해서 열릴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의 226·0010.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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