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카톡을 보는데 갑자기 친한 제주도 친구 프사에 웨딩 사진이 걸려 있다. 아니, 나한테 결혼한다고 말도 안하고!! 잉..? 근데 이분들은 누구..? 초면인데? 유튜브 댓글로 “제주도에서는 친구나 지인의 웨딩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해두는 특이한 문화가 있다는데 사실인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 봤다.

먼저, 의뢰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30년간 제주도에서 살았다는 제주도 토박이 일반인에게 물어봤는데,
이태훈 제주도 토박이
“그게 너무 당연한 건데. 이상하게 보니까 그게 더 신기해요. 저희는 당연한 거라서...저희는 친한 친구들 결혼식이면 무조건 모든 단톡방에 있는 친구들이 다 같은 사진으로 바꿔요. 지금도 그렇게 해서 서울에 와서 이제 많이 오해받죠. 회사 사람들이나 다른 사람들한테 본인 결혼식도 아닌데 왜 올리냐”

제주도 출신 왱 팀원에게도 물어봤다.

여러 제주도민에게 물어보니, 친한 친구나 지인의 결혼식이 있으면 프사를 바꾸는 게 사실이고 꽤 흔한 일이라고 한다. 오히려 이걸 특이한 제주 문화로 보는 게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인터넷에서도 제주도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이 타인의 웨딩 사진이라며. 타 지역 사람도 그런 경우가 있지만, 확실히 제주도 사람들이 프사를 많이 걸어둔다는 목격담이 쏟아졌다.

그렇다면 왜 제주도엔 이런 특이한 문화가 발달한 걸까? 이에 대한 전문적, 학술적 연구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제주도 문화와 풍습을 연구하는 제주학연구센터 김순자 센터장은 지역 공동체 의식이 강한 것이 하나의 이유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 센터장
"제주도 같은 경우는 이 지역 공동체가 좀 강하잖아요. 지역에 이제 다 삼촌(삼촌)이라고 할 정도로 괸당 이런 것처럼 괸당문화 이런 표현으로도 쓰기는 하는데, 이런게 있어서 이웃들도 다 결혼식 이제 참석하고 이런 문화가 이어져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이제 해보고요.”

제주도의 괸당문화란, 좁은 지역적 특성으로 지연과 혈연에 중복이 생기면서 결국 알고 보면 모두가 친척이라고 생각하는 독특한 문화를 말한다. 눈에 보이는 혈연으로 맺어져 있지 않다 하더라도 서로를 친근하게 삼촌(삼촌)이라고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괸당 문화로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결혼식도 신랑 신부만의 행사가 아니라 마을 전체가 함께하는 결혼잔치 개념이고, 자연스레 결혼식 홍보도 마치 자신의 결혼식처럼 홍보해주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것.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 센터장
"다른 데는 친척이라든가 가까운 분들이 결혼식 참석을 하잖아요. 친지 중심 아니면 친구 중심 그래서 이제 좀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아직까지도 제주도의 결혼 풍습은 누구네 집 결혼한다 잔치한다 이런 면은 다 알리는 문화였고 요즘은 카톡 같은 경우에 프사에서 홍보하는 형식으로 바뀐 거라고 생각을 하고...”

과거부터 화촉 광고라고 해서 결혼식을 신문이나 TV에 광고해서 알리는 문화가 있었는데, 지금도 화촉 광고를 많이 하기는 하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아무래도 각자의 SNS로 홍보해주는 문화로 바뀌게 됐다는 것.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SNS를 많이 쓰는 2~30대한테 퍼지게 된 최근의 문화고요. SNS가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는 결혼 광고를 내는 문화가 있었는데 그게 SNS쪽으로 이렇게 옮겨왔다라고 그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과거엔 결혼잔치를 3일씩 했다가, 지금은 많이 간소화되어 피로연이라도 하루종일 한다는 이야기나, 축의금은 반드시 신랑 신부에게 직접 전달해야 한다는 것, 1일 매니저처럼 부신랑, 부신부 역할의 친구가 결혼식 동안 신랑 신부를 따라다니며 도와준다는 내용 등을 알게 됐는데. 이 정도면 제주도... 정말 결혼식에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