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에서 검증된 전기수직이착륙기를 군용으로, 대한항공이 한·미 방산 기술 협력의 새 판을 짠다.
대한항공이 미국 차세대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선도 기업 아처 에비에이션과 손잡고 '군용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8월 3일 밝혔다. 해외에서 검증된 민간 AAM 기체를 기반으로 군용 개조와 단계적 국산화, 글로벌 감항인증 기술 확보, 수출까지 아우르는 협력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군용 AAM은 수송과 의무 후송, 탐색·구조, 특수 작전 지원 등 미래 전장의 핵심 전력으로 세계 주요국이 선점을 다투는 분야다. 산악과 도서 지역이 많은 한반도 지형 특성상 신속한 물자·병력 투입 수단으로서 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드나잇을 한국군 규격으로"
이번 사업은 미 공군에서 검증받은 아처의 AAM 기체 '미드나잇(Midnight)'을 도입해 한국군에 맞게 개조·통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한항공이 군용 개조와 체계 통합을 총괄하고, 아처는 기체 기술 협력과 감항인증 분야를 지원한다. 특히 아처가 제공하는 미 연방항공청(FAA) 감항인증 데이터는 국내 개발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속시범사업이 관건"
방위사업청의 '신속시범사업'에 선정될 경우 기술 개발과 군 활용성 검증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신속시범사업은 민간의 신기술을 빠르게 국방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제도로, 선정되면 소요 결정 없이도 시제품을 개발하고 성능입증시험으로 활용성을 확인할 수 있다. 검증 절차를 단축해 전력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핵심이다.

"국산화 생태계를 키운다"
양사는 단계적 국산화 로드맵을 통해 국내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고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국내 군용 AAM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초기에는 검증된 해외 기체를 활용하되, 시간이 갈수록 국내 기술 비중을 높여 자립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향후 수출 경쟁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군용 AAM은 아직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인 미개척 시장이다. 대한항공과 아처의 협력이 신속시범사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 한국이 이 새로운 항공 전력 분야에서 조기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출처=대한항공·다음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