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선이면 괜찮다?”… 착각이 부르는 끼어들기 과태료
많은 운전자들이 도로 위에서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순간은 ‘차선 변경이 가능한 점선 구간’에서다. 흔히 점선은 자유로운 차로 변경이 가능하다고 배웠기 때문에, 정체 구간이라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교통이 정체되어 있거나 차량이 서행 중인 상태에서 끼어드는 행위는 명백한 도로교통법 위반이다. 전문가들은 “문제는 선이 아니라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최근 반칙운전 단속 강화와 함께 블랙박스 신고를 통한 과태료 부과 사례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운전자의 ‘잠깐의 편의’가 결국 법적 책임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실선·점선보다 중요한 건 ‘흐름’
운전면허 시험에서 배우는 기본은 실선은 차로 변경 금지, 점선은 차로 변경 가능이라는 구분이다. 그러나 도로교통법 제23조 제1항은 “정체 등으로 서행하거나 정지한 차열에 끼어드는 행위를 금한다”고 명시한다. 즉, 차선의 모양보다 도로의 흐름이 우선 기준이다. 차량이 일정한 속도로 주행 중이라면 점선 구간에서의 차선 변경은 합법이지만, 교통흐름이 멈춰 있거나 서행 중이라면 점선이라도 끼어들기 금지 구역으로 간주된다. 톨게이트 진입로나 출근길 병목 구간처럼 줄이 길게 늘어선 곳에서 옆 차선으로 비집고 들어가는 행위는 그 자체로 불법이다.

“톨게이트 직전 슬쩍”도 단속 대상
경찰청 교통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교통정체 중 끼어들기’로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례는 약 8만여 건에 달한다. 단속은 무인카메라, 블랙박스 제보, ‘스마트 국민제보’ 앱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톨게이트나 요금소 인근에서는 이미 차량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에서 실선 직전 점선 구역으로 진입해 앞쪽으로 들어가는 운전자가 많다. 이 경우 점선이라도 예외가 인정되지 않으며, 승용차 기준 4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고 영상에는 정체 상황과 번호판이 명확히 찍혀야 하고, 시간과 위치 정보가 포함되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점선 여부보다 차량 흐름을 방해했는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시민 신고 급증, 인식은 여전히 낮다
교통 위반 영상 제보가 활성화되면서 일명 ‘블랙박스 단속’이 사실상 상시화됐다. 하지만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점선이면 괜찮다’는 인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올해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가 “정체 중이라도 점선이면 차로 변경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법규에 대한 이해와 실제 운전행동 사이에는 큰 간극이 존재한다. 경찰은 이에 대응해 주요 출퇴근로 진입 구간과 톨게이트 앞 구간에 “정체 구간 끼어들기 금지” 표지판을 확대 설치하며, 위반 빈발 지역에는 AI 영상 인식 단속 장비를 추가 도입하고 있다.

끼어들기가 초래하는 2차 사고 위험
단순해 보이는 끼어들기가 왜 이렇게 강력히 규제되는지에는 이유가 있다. 교통안전공단 분석에 따르면, **정체 구간 끼어들기로 유발된 2차 사고 비율이 전체 교통사고의 6.8%**를 차지했다. 갑작스런 끼어듦은 뒷차의 급제동을 유발해 연쇄 추돌이나 측면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교량 위·터널 안·곡선 도로처럼 공간이 제한된 구간에서는 작은 끼어들기도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 교통경찰 관계자는 “1대의 무리한 움직임이 수십 대의 급정거를 초래하고 교통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끼어들기 금지는 단순 통제가 아니라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배려 운전이 유일한 해답
결국 점선이냐 실선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배려가 교통 질서를 지키는 근본 해답이다. 경찰은 단속과 병행해 ‘양보 운전 캠페인’과 ‘예측 운전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교통질서 위반으로 인한 과태료도 중요하지만, 운전자의 인식 변화 없이는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리 차로를 확보하고 여유 있는 주행을 하는 습관이 사고를 예방하고 시간도 절약한다”며, “끼어들기 단속은 처벌이 아니라 운전 문화를 바로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한다. 잠깐의 무리한 행위가 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도로 위에서 이제 모두가 기억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