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 '빅3의 충격적인 해체!' 다시 외톨이가 된 부커

이규빈 2025. 9. 2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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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현시점 가장 암울한 팀이 아닐까.

피닉스 선즈는 비록 프랜차이즈 역사상 NBA 우승 경력은 없으나, 꾸준히 서부 컨퍼런스를 호령했던 전통의 강호였다. 1990년대에는 찰스 바클리라는 걸출한 파워 포워드가 있었고, 2000년대부터는 스티브 내쉬라는 역대급 포인트가드가 팀을 이끌었다. 내쉬와 아마레 스타드마이어, 숀 매리언 등으로 이루어진 당시 피닉스는 가장 매력적인 팀 중 하나였다.

그 이후 내쉬마저 팀을 떠나고 고란 드라기치의 시대가 찾아왔다. 드라기치는 내쉬의 후계자라는 별명처럼 피닉스를 이끌었으나, 드라기치의 시대도 길지 않았다. 결국 한계에 봉착한 피닉스는 리빌딩에 나선다.

리빌딩의 시작은 데빈 부커 드래프트였다. 2015 NBA 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부커를 지명한다. 부커는 당시 대학 무대에서도 그리 인상적이지 못한 활약을 펼친 선수였다. 그런 부커가 차근차근 성장하더니 피닉스의 에이스로 거듭난다.

부커는 NBA를 대표하는 득점 기계가 됐으나, 부커 홀로는 팀을 강팀으로 이끌 수 없었다. 피닉스 수뇌부의 운영이 빛났다.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통해 디안드레 에이튼, 미칼 브릿지스, 캠 존슨이라는 주전급 선수를 발굴했고,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크리스 폴을 영입했다.

폴과 부커가 앞선에 있고, 포워드진에 브릿지스, 재 크라우더, 존슨, 빅맨에는 에이튼이 있는 피닉스의 로스터는 강력했다. 2020-2021시즌, 피닉스는 NBA 파이널 무대에 진출하며 구단 역사상 첫 우승에 기회를 잡는다. 심지어 먼저 2승을 거두며 우승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피닉스의 운명이 잘못된 것은 여기부터였을까. 새롭게 팀을 인수한 맷 이시비아 구단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브릿지스와 존슨이라는 주축 포워드를 내주고, 케빈 듀란트라는 슈퍼스타를 영입한 것이다. 이는 이름값을 높지만, 팀의 밸런스는 깨트리는 행동이었고, 듀란트를 데려온 시즌에 피닉스는 서부 컨퍼런스 2라운드에서 탈락한다.

피닉스의 과속은 계속됐다. 이번에는 브래들리 빌을 영입한 것이다. 빌은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는 선수였고, 이런 빌을 위해 피닉스는 폴과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줬다.

빌-부커-듀란트는 이름값은 강력하지만, 실속은 없는 조합이었다. 세 선수는 강점이 겹쳤고, 약점도 명확했다. 결국 빌까지 데려오며 빅3를 완성했으나, 시즌 결과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으로 끝났다. 처참한 실패였다.

2024-2025시즌 리뷰
36승 46패 서부 컨퍼런스 11위

최악의 마무리로 끝났던 직전 시즌이었기 때문에 책임을 질 사람이 필요했다. 기존 감독이었던 프랭크 보겔이 경질되고, 대신 밀워키 벅스를 강팀으로 이끌었던 마이크 부덴홀저를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했다. 임명 당시에는 호평일색이었다. 부덴홀저 감독은 밀워키 전 소속팀이었던 애틀랜타 호크스 시절부터 철저한 관리 농구로 유명한 감독이었다. 듀란트를 비롯한 주축들의 효과적인 로테이션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시즌 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듀란트의 엄청난 클러치 지배력이 있었다. 시즌 초반부터 피닉스는 접전 승부가 많았고, 이런 접전 상황은 결국 클러치 타임에서 에이스의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이 승부에서 듀란트가 폭발하며 피닉스에 근소한 승리를 챙겨주는 경우가 많았다. 즉, 듀란트의 효과가 그만큼 대단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이런 피닉스의 경기력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피닉스의 선수 구성은 처참한 실패를 맛봤던 직전 시즌과 큰 변화가 없었다. 로스터의 밸런스는 여전히 심각했고, 특히 빅맨 포지션이 끔찍했다. 메이슨 플럼리, 유세프 너키치 등을 활용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2라운드 신인인 오소 이고다로까지 활용할 정도였다. 심지어 1988년생의 노장 듀란트가 센터 포지션을 보는 경우도 점점 늘기 시작했다.

또 직전 시즌에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던 포인트가드 포지션도 말썽이었다. FA 시장에서 최저 금액으로 타이어스 존스를 영입했으나, 존스는 팀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았다. 피닉스의 포인트가드 포지션은 여전히 취약점으로 남았다.

결국 이번 시즌은 직전 시즌보다 훨씬 심각한 경기력을 보였다. 여기에 믿었던 부커마저 경기력이 저하된 모습을 보였고, 빌은 더 심각해졌다. 유일한 믿을맨이던 듀란트가 시즌 막판에 부상으로 쓰러지자, 피닉스의 시즌은 거기서 완전히 끝났다.

최종 성적은 36승 46패 서부 컨퍼런스 11위로 끝났다. 빅3라는 이름값에 비해 플레이오프 진출은 커녕 5할 승률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NBA 역사에 남을 참혹한 시즌이었다.

오프시즌 IN/OUT

IN: 제일런 그린(트레이드), 딜런 브룩스(트레이드), 카만 말루아치(드래프트), 마크 윌리엄스(트레이드), 조던 굿윈(영입), 자레드 버틀러(FA), 콜린 길레스피(재계약)

OUT: 케빈 듀란트(트레이드), 브래들리 빌(방출), 타이어스 존스(FA), 코디 마틴(방출), 바실리예 미치치(트레이드), 메이슨 플럼리(FA), 타이타이 워싱턴(FA)

팀이 통째로 바뀌는 수준의 대격변이 일어났다.

일단 마침내 빅3를 해체했다. 부커를 제외하면 가장 가치가 높은 트레이드 카드인 듀란트 트레이드를 성사했다. 듀란트는 여름 내내 루머를 양성했고, 결국 휴스턴 로켓츠로 향했다. 피닉스는 대가로 그린과 브룩스, 2025 NBA 드래프트 전체 10순위 지명권을 받았다. 피닉스가 요구했던 자바리 스미스 주니어를 영입하지 못했으나,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의견이 많은 트레이드였다.

그리고 빌의 방출은 충격이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았던 빌을 바이아웃 식으로 공짜로 방출하는 결단을 내렸다. 바이아웃 방출은 아무런 대가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평가되는 방식이다. 피닉스는 샐러리 유동성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또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장 큰 약점이었던 센터 포지션에 윌리엄스라는 평균 더블더블을 기록할 수 있는 빅맨을 영입했고, 드래프트로 빅맨 최대어였던 말루아치까지 지명했다. 차기 시즌에 피닉스가 센터 때문에 걱정할 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약점이었던 포인트가드는 여전히 보강되지 않았다. 깜짝 활약을 펼친 길레스피와 재계약하는 정도였다.

키 플레이어: 데빈 부커
기록: 평균 25.6점 7.1어시스트 4.1리바운드

차기 시즌, 부커에 쏠린 어깨의 짐이 매우 무겁다.

부커는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그렇게 주목받지 않던 유망주였다. 고등학교 선수를 평가하는 '리쿠르팅' 매체에서 전체 23순위에 그칠 정도였다. 그래도 부커는 농구 명문인 켄터키 대학에 진학했고, 주전이 아닌 식스맨으로 1학년을 보냈다. 대학 무대에서 평균 10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지만, 돋보이지는 않은 기록을 남겼다.

이런 부커가 과감히 NBA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부커는 잠재력은 높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은 유망주였다. 이런 부커를 피닉스가 과감히 전체 13순위로 지명한다.

부커의 피닉스 입단은 팀과 본인에게 모두 신의 한 수가 됐다. 부커는 신인 시즌부터 피닉스의 주전으로 활약했고, 피닉스는 이런 부커를 에이스로 밀어줬다. 2년차 시즌부터 부커는 평균 22.1점 3.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NBA를 대표하는 슈팅 가드가 됐다. 미드레인지 슛이 주무기이고, 일대일 공격을 즐기는 플레이스타일은 코비 브라이언트가 생각난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부커에 대한 비판은 계속됐다. 그 이유는 바로 부커는 개인 기록은 좋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당시 피닉스 팀 전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그 비판 대상은 피닉스 수뇌부가 아닌 부커에게 향했다.

이런 비판마저 부커는 완벽히 증명한다. 2020-2021시즌, 폴과 함께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하고, 부커는 커리어 첫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압도적인 활약으로 팀을 파이널로 이끈 것이다. 이러자 부커를 향한 일말의 비판마저 없어졌다. 부커는 명실상부 NBA 최고의 슈팅 가드가 됐다.

이후에도 부커의 활약은 계속됐다. 한 번도 평균 25점 이하를 기록한 시즌이 없었고, 매 시즌 피닉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듀란트라는 초특급 스타가 합류했으나, 부커와의 공존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런 부커가 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지 못한 것은 피닉스 수뇌부의 무능력함이 컸다. 부커는 폴과 함께 뛰었을 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다. 즉, 경기 조율에 능한 포인트가드와 궁합이 잘 맞는다. 하지만 피닉스 수뇌부는 포인트가드는 커녕 듀란트와 빌 등 부커와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를 영입했고, 오히려 부커에게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겼다. 부커는 포인트가드 역할도 나름대로 수행했으나, 자신의 장점은 죽이는 꼴이었다.

따라서 듀란트와 빌이 사라진 차기 시즌은 다시 부커에게 판이 깔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여전히 포인트가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즉, 차기 시즌 부커는 자신에게 익숙한 커리어 초창기의 '소년 가장' 시절의 환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성숙해진 부커가 피닉스를 다시 플레이오프로 이끌 수 있을까.

예상 라인업
부커-그린-브룩스-오닐-윌리엄스

통째로 바뀐 라인업이다. 듀란트와 빌이 나가고, 그 자리에 그린과 브룩스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브룩스의 영입은 매우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다. NBA를 대표하는 3&D 선수인 브룩스는 직전 시즌에도 휴스턴에서 평균 14점 3.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피닉스가 가장 필요했던 포지션이 3&D였기 때문에 브룩스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그린이다. 그린은 부커, 빌과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다. 득점에 치중한 슈팅가드 유형이다. 따라서 그린도 그린을 살려줄 포인트가드가 필요하다. 직전 시즌 휴스턴에서는 프레드 밴블릿이 그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피닉스에는 그런 선수가 없다. 이는 그린에 큰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포인트가드는 부커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부커는 직전 시즌에도 포인트가드로 활약했고, 커리어 최고 기록인 평균 7.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누구나 부커의 포지션은 포인트가드가 아닌, 슈팅가드라는 것을 알지만, 피닉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다른 포워드 한자리에는 피닉스의 빛과 소금이라고 할 수 있는 오닐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오닐이 수비력은 뛰어나지만, 신장이 193cm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냉정히 오닐은 2번과 3번 포지션에 어울리는 선수지만, 피닉스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대신 센터 포지션에는 확실한 보강이 이뤄졌다. 윌리엄스는 건강만 하다면 평균 더블더블은 보장된 수준의 선수다. 또 백업 빅맨으로 말루아치라는 직전 시즌 대학 무대 최고의 센터까지 영입했다. 센터 걱정은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듀란트 트레이드와 빌 방출로 무너졌던 로스터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했으나, 아직 부족한 피닉스다. 현재 로스터로는 냉정히 차기 시즌에도 험난한 고생길이 예상된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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