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독립 만세” 그들이 잠든 곳…광복절에 걷는 효창공원

이혜원 기자 2026. 8. 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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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대한독립 만세"를 외칠 수 있도록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이 잠든 곳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다.

용산구 관계자는 "올해 광복절은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뜻깊은 해인 만큼 시민들이 효창공원을 직접 찾아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길 바란다"며 "책이나 교과서에서 접했던 독립운동의 역사를 현장에서 만나고 선열들의 희생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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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윤봉길·이봉창이 잠든 숲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전경. 용산구청 제공
8월 15일 “대한독립 만세”를 외칠 수 있도록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이 잠든 곳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이다. 푸른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백범 김구 선생과 삼의사인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의 묘역을 차례로 마주하게 된다.

지금은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기리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효창공원의 역사는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이곳은 조선 정조의 큰아들 문효세자의 묘역인 ‘효창원’이었다. 소나무와 밤나무가 울창한 아름다운 경관으로도 이름난 곳이었다.

그러나 1894년 청일전쟁 발발 직전 일본군 부대가 효창원에 불법 주둔하면서 훼손이 시작됐다. 일제는 1921년 문효세자의 묘를 둘러싼 지역에 골프장을 만들었고, 1924년에는 독립군 토벌을 위한 비밀작전지로 효창원을 사용했다.

●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가들의 묘역으로 만든 효창공원

효창공원이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이 깃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광복 이후다. 백범 김구 선생은 타국에서 숨을 거둔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해 효창공원에 안장했다.

백범김구기념관 전시관 1층에서 이달 11일부터 오는 10월 11일까지 진행되는 ‘대한의 가장 빛나는 여권’ 전시. 백범김구기념관 인스타그램 캡처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한 안중근 의사를 위한 가묘도 이곳에 만들었다. 언젠가 안 의사의 유해를 되찾아 고국에 모시겠다는 뜻을 담은 빈 무덤이다.

1948년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인 이동녕·차리석·조성환 선생의 유해가 효창공원에 봉안됐다. 김구 선생 역시 1949년 서거한 뒤 이곳에 안장됐다.

오늘날 효창공원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도심 공원이면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에서 걸어서 약 10분 거리로, 공원 안에는 운동시설과 독서광장, 인공연못, 어린이 놀이터 등이 마련돼 있다.

공원 안 백범김구기념관에서는 김구 선생의 생애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역사를 보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기념관은 광복절인 15일과 16·17일 문을 열고 18일 휴관한다.

용산구 관계자는 “올해 광복절은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뜻깊은 해인 만큼 시민들이 효창공원을 직접 찾아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길 바란다”며 “책이나 교과서에서 접했던 독립운동의 역사를 현장에서 만나고 선열들의 희생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대 용산구청장도 “광복 81주년과 김구 탄생 150주년 유네스코 기념해를 맞아 더 많은 분이 효창공원을 찾아 순국선열들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나라 사랑의 의미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년 2월 27일 3·1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태극기 거리에 태극기가 나무 등에 걸려있다. 뉴스1
● 왕실 묘역에서 독립운동 성지로…국립공원 전환 추진

효창공원은 앞으로 국가가 관리하는 독립운동 기념공간으로 다시 한번 변화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효창공원 일대를 ‘국립효창독립공원’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3·1절 기념식에서 “효창공원 일대를 ‘국립효창독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의 폭넓은 활용 방안을 마련해 선열들의 독립 정신을 대대로 기리겠다”고 밝혔다.

국가보훈부도 지난 2월 효창공원을 국립화해 역사적 의미를 복원하고 많은 국민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재정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선 왕실의 묘역에서 일제에 의해 훼손된 공간으로, 다시 독립운동가들이 잠든 역사적 장소로 변해온 효창공원은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광복절을 맞아 공원의 숲길을 걷는 일은 서울 한복판에 남아 있는 독립운동의 흔적을 직접 만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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