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행운의 별 아래 있는 것처럼 보이고, 누군가는 늘 불운의 그림자를 달고 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정말 팔자라는 것이 정해져 있을까요? 수십 년간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며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놀라울 정도로 일관된 행동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1. 지팔지꼰 – 지 팔자 지가 꼬아놓는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지팔지꼰’이라는 신조어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자기 팔자를 스스로 꼬아놓는다는 뜻이지요. 이런 사람들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자기 안에 갇혀버립니다. 누군가의 진심 어린 조언도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장점은 외면한 채 단점만 확대합니다. 결국 자신이 만든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팔자가 사납다고 한탄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불행은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몸에 밴 습관일 뿐입니다.

2. 비교지옥 - 늘 남의 삶과 비교하며 불행해한다
SNS 시대가 만들어낸 가장 잔인한 형벌은 24시간 타인의 행복한 순간들을 목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교지옥에 빠진 사람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을 켜고 타인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동료의 성장 소식에 축하보다 박탈감을 먼저 느끼고, 친구의 행복한 모습에 부러움보다 열등감에 시달립니다.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는 보지 못한 채 남이 가진 것만 크게 보이는 왜곡된 렌즈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비교는 기쁨을 훔쳐가는 도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매일 자신의 현실과 타인의 하이라이트를 비교하며 스스로를 불행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만의 속도와 리듬을 잃어버린 채,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는 환상을 쫓으며 지쳐갑니다.

3. 남탓본능 - 잘못은 늘 타인에게서 찾는다
인생이 꼬일 때마다 범인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범인은 언제나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 있습니다. 부모가 제대로 지원해주지 않아서, 상사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서, 친구가 배신해서, 시대가 나빠서, 사회가 불공평해서 자신의 삶이 어그러졌다고 믿습니다. 책임의 화살을 밖으로만 돌리는 동안 정작 자신이 할 수 있는 변화의 기회는 모두 놓쳐버립니다. 실패를 성찰의 기회로 삼지 못하고 원망의 재료로만 소비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이 아닌 피해자 역할에 안주하며, 그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나오려 하지 않습니다. 남탓은 당장의 자존심은 지켜줄지 몰라도, 결국 성장의 기회를 영원히 앗아가는 독이 됩니다.

팔자는 태어날 때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의 선택과 생각, 그리고 행동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지팔지꼰, 비교지옥, 남탓본능이라는 세 가지 덫에서 벗어나는 순간, 비로소 진짜 자신의 인생이 시작됩니다. 불행을 선택하는 습관을 버리고 행복을 선택하는 용기를 낼 때, 팔자는 스스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운명의 주인은 하늘이 아니라 바로 자신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작은 변화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가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삶 말입니다. 그것이 박복한 팔자를 복된 팔자로 바꾸는 유일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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