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와 삼성, 협력 강도 세진다...이번엔 물류 현장용 'AI 휴머노이드 로봇' 공동 개발

2020년대 들어 협력의 물꼬가 본격적으로 틔이기 시작한 삼성그룹과 CJ룹이 차세대 산업으로 평가받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과거에도 삼성그룹과 CJ그룹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품이나 콘텐츠 등의 홍보와 마케팅을 위해 협력한 적은 있지만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해 손을 잡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CJ대한통운은 삼성전자 자회사인 로봇 플랫폼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물류용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공동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물류 산업에 최적화된 AI기반의 로봇 솔루션을 삼성전자의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게 된다.

양사는 특히, 반복적이고 단순한 수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중점을 두고, 물류 현장에 적용이 가능한 혁신 기술을 구현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기업별로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협동로봇, 이동형 양팔로봇, 자율이동로봇(AMR) 등 다양한 로봇 하드웨어 기술을 제공하고, CJ대한통운의 물류 환경에 적합한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게 된다.

CJ대한통운은 실제 물류센터에서 로봇이 적용 가능한 수작업 공정을 발굴하고, 테스트를 통해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또 로봇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AI 기반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플랫폼과 연동할 수 있는 기능을 고도화하게 된다.

CJ대한통운은 이밖에 물류 작업을 사람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기술도 개발키로 했다.

에이전틱 AI는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기존 AI와 달리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고도화된 인공지능을 말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CJ대한통운 'AI 휴머노이드 물류로봇 공동개발' MOU. / 레인보우로보틱스
이번 협력은 작업자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작업 주체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AI 휴머노이드 물류로봇 개발의 출발점이 될 것...향후 제조, 헬스케어,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으로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확장해 나가겠다"
- 허정우 레인보우로보틱스 기업부설연구소장 -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스스로 최적의 판단을 내리고 움직이는 AI 로봇을 물류 현장에 투입하는 국내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AI와 로보틱스의 융합을 통해 차세대 물류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
- 김정희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장 -

한편, CJ그룹과 삼성그룹 사이에 협력의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조성된 것은 2020년대 들어서다. 이전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사이의 유산소송이 벌어지기도 하는 등 남보다 못한 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5년 이맹희 명예회장에 별세한 데 이어 2020년 이건희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사촌지간인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관계가 급격히 개선되면서 두 그룹간 협력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실제 2020년 CJ올리브네트웍스 차인혁 대표와 삼성전자의 스타랩스장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무가 인공인간 분야 사업협력을 위한 비대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 2021년에는 삼성전자와 CJ ENM은 미래형 영상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다음해인 2022년에는 삼성전자가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 대중화를 위해 국내 최대 식품업체인 CJ제일제당과 협력에 나섰다.

2024년에는 CJ ENM이 삼성 TV 플러스를 통해 미국에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 '퀸덤퍼즐',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삼성 TV 플러스를 통해 글로벌 음악시상식 '2024 마마어워즈'(2024 MAMA AWARDS)를 라이브 스트리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