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우리는 파란색이나 노란색 바탕에 흰색 숫자가 적힌 '방패' 모양 또는 '원' 모양의 표지판을 수없이 마주칩니다. "1번 국도", "35번 고속도로"...

"그냥 도로 이름이겠지." 많은 운전자들이 이 숫자들을, 그저 도로에 붙여진 '이름' 정도로만 생각하고 지나칩니다. 하지만, 이 숫자와 색깔 속에는, 당신이 지금 대한민국 어디쯤에서, 어느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아주 똑똑하고 과학적인 '비밀 암호'가 숨어 있습니다.
숫자의 비밀: '홀수'는 남북, '짝수'는 동서
이것이 바로, 도로망의 가장 큰 비밀입니다. 우리나라의 주요 간선 도로는, 거대한 '좌표'처럼 설계되었습니다.
'홀수' 번호 도로 (예: 1, 15, 35번): 당신이 달리는 도로의 번호가 '홀수'라면, 당신은 지금 '남쪽' 또는 '북쪽'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번호가 커질수록(1번→65번) 당신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짝수' 번호 도로 (예: 10, 30, 50번): 반대로, 도로의 번호가 '짝수'라면, 당신은 '동쪽' 또는 '서쪽'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번호가 커질수록(10번→50번) 당신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색깔의 비밀: 도로의 '신분증'

표지판의 '색깔'은, 지금 당신이 달리고 있는 도로의 '급'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신분증'과도 같습니다.
파란색 바탕: '국가대표' 도로. 전국의 주요 도시를 잇는 고속도로나 일반 국도를 의미합니다.
노란색 바탕: '지역대표' 도로. 특정 도(道) 내에서 중요한 도시들을 연결하는 지방도를 의미합니다.
흰색 바탕: '우리 동네' 도로. 서울특별시나 부산광역시 같은 특정 도시의 주요 도로망을 나타내는 특별시도/광역시도를 의미합니다. (아시안 하이웨이 표지판도 흰색 바탕을 사용합니다.)
이제부터 도로 위 숫자 표지판을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숫자가 홀수인지, 짝수인지, 그리고 표지판의 색깔이 무엇인지만 확인하면, 당신은 내비게이션 없이도 대한민국의 거대한 도로망 위에서 당신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인간 내비게이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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