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보이지 않게 노력 많이 했습니다” 김하성 능가하는 재능러였는데…임병욱 12년만에 터지나, 영웅들 아픈 손가락[MD고척]

고척=김진성 기자 2026. 5. 29. 08: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임병욱이 1회말 1사 1루서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솔직히, 보이지 않게 노력 많이 했습니다.”

2014년에 KBO리그에 1차지명과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선수는 대체로 프로에서 롱런하지 못했다. 지금도 활약하는 스타급 선수는 고영표(KT 위즈),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이다. 단, 이때 프로에 입성한 최고의 선수는 현재 KBO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에 있다. 김하성(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다.

2026년 5월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임병욱이 1회말 1사 1루서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마이데일리

그런데 당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는 김하성을 2차 3라운드로 뽑았다. 1~2라운드는 하영민과 임지열이었다. 두 사람은 지금도 키움에서 뛰는 주축 선수지만,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2014년 키움의 1차지명은 누구였을까. 우투좌타 외야수 임병욱이었다. 당시 넥센에 있었지만, 현재 타 구단에서 활동하는 한 지도자는 수년 전 수 차례 “임병욱이 김하성보다 실링이 높았다”라고 했다. 심지어 “김하성이 아니라 임병욱이 메이저리그에 가야 했다. 임병욱은 그 정도 선수였다”라고 했다.

넥센은 임병욱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그러나 성장속도가 예상보다 느렸다. 크고 작은 부상도 잦았다. 또 다른 메이저리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임병욱이 비운 자리를 파고 들어 KBO리그를 평정한 뒤 태평양을 건넜다.

임병욱이 그나마 빛난 시즌은 2018년이었다. 134경기서 타율 0.293 13홈런 60타점 76득점 16도루 OPS 0.795. 드디어 야구에 눈을 떴다 싶었다. 2019년에 117경기서 0홈런에 그치며 고개를 갸웃하던 모습도, 지금 생각해보면 큰 시련이 아니었다.

임병욱은 코로나19와 함께 오랫동안 지독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부상도 겹쳤다.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밀렸고, 와신상담한 선배들에게 밀렸다. 2020년 12경기, 2023년 80경기, 2024년 42경기, 2025년 52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1~2022년은 군 복무.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도 있었다. 연습을 열심히 안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러나 2군 사령탑으로 오랫동안 이 팀에 있었던 설종진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28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임병욱 얘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설종진 감독은 “그 선수가 갖고 있는 능력치는 좋다. 시즌 내내 좋은 페이스를 갖고 있다가도 잔부상 때문에 기회를 잡았다 놓쳤다 그랬다. 올해는 그래도 잔부상 없이, 경기를 뛸 수 있는 정도다. 선수가 몸 관리를 잘 했다. 그 다음에 마무리캠프부터 시작해서 스프링캠프까지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코어 운동도 많이 했다. 그래서 큰 부상 없이 잘 가고 있다”라고 했다.

임병욱은 올해 29경기서 98타수 29안타 타율 0.296 4홈런 10타점 15득점 2도루 OPS 0.859로 2018년 기세를 드디어 넘을 듯하다. 설종진 감독은 “본인이 조바심이 있었지 않나 싶다. 기회를 잡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컨택하다 보니 나쁜 볼에도 손이 많이 나갔다. 지금은 마음이 편하고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 타격에 대해 수정할 필요는 없고 지금처럼 강하게 스윙하라고 주문한다. 장타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20대에 보여주지 못했던 야구를, 30대에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 설종진 감독은 “보이지 않게, 뭐 솔직히 노력 많이 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경기장에 가서 열심히 했다. 그래서 지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2026년 5월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우익수 임병욱이 3회초 KIA 선두타자 박재현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마이데일리

여전히 임병욱에게 의구심을 갖는 시선들이 있다. 화려한 과거 명성에 비해 프로에서 너무 못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1라운더 출신이고, 아직도 31세면 많은 나이가 아니다. 20대에 안 풀린 야구를 30대에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