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윤 대통령, 개 데려온 일정만···무인기 침략에 뭘 했나”
“국군통수권자가 이래도 되는 건가”
유승민 전 의원이 27일 전날 북한 무인기가 남측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일정은, 출근길에 새로 입양한 개를 데리고 집무실에 온 것과 지방 4대 협의체 회장단과 송년만찬을 한 것”이라며 “국군통수권자가 이래도 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대통령이 북 무인기의 영공 침략에 대해 무엇을 했는지, 무슨 말을 했는지, 국민에게 알려진 게 하나도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유 전 의원은 “어제는 하루 종일 북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유린한 날”이라며 “우리 군은 전투기, 경공격기, 공격헬기까지 띄우고 백여 발 사격까지 했지만 격추에 실패했다. ‘민가 피해를 우려해서 사격에 제약이 있었다’고 하지만, 적기를 격추시키지 못한 군이 그런 궁색한 변명을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다. 그는 “영공이 뻥뻥 뚫린 날, ‘물샐 틈 없이 국토를 방위한다’는 다짐은 헛말이 되고 말았다”며 “북의 무인기가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날, NSC(국가안전보장회의)는 열리지도 않았다. 실시간 대응하느라 열리지 않았다는데, 전쟁이 일어나도 실시간 대응하느라 NSC를 열지 않을 건가”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겨우 정권교체를 했는데 보수가 안보에 이렇게도 무능한 건가”라며 “북한이 무인기에 소형 핵폭탄이나 생화학무기를 실어 서울 도심이나 핵심시설을 공격했다면, 우리 국민은 무방비 상태로 고스란히 당해야만 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그럴 가능성이 0.1%이더라도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만에 하나까지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국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군은 무인기를 포함, 북의 어떠한 도발도 초기에 격퇴시킬 대비책을 당장 세워야 한다”며 “국회도 당장 국방위를 열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사태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고, 국민의 불안을 해소할 대비책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 군, 국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한 입장을 묻자 “안보실장을 중심으로 실시간 대응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합참에서 일괄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북한 무인기 관련 별도의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군에 따르면 전날 오전 북한 무인기들은 경기 김포·파주와 강화도 일대로 넘어왔다. 여러 대가 각기 다른 형태의 항적을 보였다. 일부는 군사분계선(MDL) 이남 비무장지대(DMZ) 남쪽까지 넘어와 민간인과 마을이 있는 지역까지 내려왔다. 이 때문에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의 항공기 이륙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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