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다] ③ LIG D&A 가 쏘아올린 천궁-Ⅱ, K-방산 중심지 ‘구미’ 세계가 주목

신승남 기자 2026. 5. 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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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II에서 방산 소부장까지”…구미, K-방산 공급망 중심도시 노린다.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유치전 본격화…전자·반도체·방산 융합 생태계 강점 부각
지난 3월4일 LIG D&A가 구미2하우스에서 기관과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함대공유도탄-Ⅱ 조립·점검장 준공식을 갖고 있다. 구미시 제공
구미국가산업단지 제1단지 전경. 구미시 제공

글로벌 안보 질서가 급변하고 있다.

미국-이란 갈등은 각국의 국방비 증액 경쟁을 촉발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세계 군사비는 약 2조7천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최근 5년 간 연평균 5% 이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K-방산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수출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LIG D&A(옛 LIG 넥스원)의 핵심 방공체계 천궁-II는 중동 시장에서 4조~5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최대 요격 고도 15~40㎞, 다중 표적 대응 능력, 높은 요격 성공률은 'K-방산'의 기술 수준을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천궁-II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를 모두 요격할 수 있는 데, 이번 미-이란전 실전에서 검증을 받아 UAE 방공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UAE 국방부는 이란발 발사체의 90% 이상을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개별 시스템의 정확한 수치는 군사 기밀로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소식통은 천궁-II의 요격률이 96%에 달한다고 전했다.

UAE는 2022년 당시 35억 달러 규모의 천궁 도입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당시 한국 방산 수출 역사상 단일 유도무기 수출로는 최대 규모였다.

그리고 이 무기체계의 생산·부품 공급망 중심에 구미시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구미시가 산업통상자원부의 방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 구미는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방산 핵심 부품 공급망을 책임지는 국가 전략 거점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방산 소부장이 새로운 국가 전략산업으로

소부장 특화단지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지정·육성하는 산업 클러스터다. 기업 집적, 수요·공급 연계,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해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현재 전국 10곳인 소부장 특화단지를 오는 2030년까지 20곳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미·중 기술패권 경쟁, 군사 갈등 확대 속에서 방위산업 분야 소부장 육성 필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실제 미래 무기체계 핵심부품 상당수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 정밀유도무기, 유무인복합체계, 레이더·센서 분야 핵심부품은 수입 의존 구조가 적지 않다. 문제는 방산 특성상 다품종 소량 생산 구조와 30년 이상 긴 수명주기로 인해 민간기업의 자발적 투자 유인이 낮다는 점이다.

결국 정부 주도의 공급망 구축과 핵심부품 국산화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상황이다.

◆왜 구미인가…대한민국 방산 공급망의 연결점

구미가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최적지로 평가받는 이유는 산업 생태계 완성도에 있다.

현재 구미에는 한화시스템과 LIG D&A 라는 2개의 대형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190여 개 방산 중소기업이 집적돼 있다. 완제품 생산부터 부품·모듈·정밀가공까지 긴밀한 협력 구조가 이미 형성돼 있다.

특히 구미는 반도체 기업 344개 사, 통신·네트워크 기업 120개 사 등 전자·ICT 기반 제조업이 밀집돼 있다. 이는 레이더, 전자전, 미사일 유도체계, 드론 등 첨단 방산 체계와 직접 연결되는 산업 구조다.

방산업계에서는 '미래 방산의 핵심은 결국 전자와 AI, 반도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구미가 기존 전자산업 기반 위에 방산을 접목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도시라는 평가다.

◆산·학·연·군 집적…혁신 생태계 강점

구미의 경쟁력은 단순 제조 기반에 그치지 않는다.

산업 현장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연결돼 있고 연구기관과 대학, 군부대까지 연계된 산·학·연·군 협력 체계가 이미 가동되고 있다.

산업계에는 한화시스템과 LIG D&A, 다수의 방산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연구 분야에서는 구미전자정보기술원(GERI), 경북테크노파크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또 금오공대, 구미대, 경운대 등이 방산 인력 양성과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고, 군 분야에서는 육군 제83정비창과 연계한 협력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구조는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가 요구하는 '협업형 혁신 생태계' 조건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반도체·기회발전특구와 시너지

구미는 이미 다수의 국가 전략사업이 중첩된 지역이다.

구미·경북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을 비롯해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 기회발전특구, 강소연구개발특구, 문화선도 산업단지 사업 등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이는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가 지정될 경우 단순 개별 사업이 아니라 반도체·AI·드론·방산이 융합된 국가 첨단 제조벨트로 확장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특히 방산용 반도체와 센서, 통신모듈은 민간 반도체 산업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산업 간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크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전력, 용수, 교통 '3박자'

대규모 제조업 유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프라다. 이 점에서도 구미는 강점을 갖고 있다.

경북은 2024년 기준 전국 전력자립도 228%로 전국 1위다. 전력 생산량 역시 전국 2위 수준이다. 방산·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용수와 폐수처리 능력도 충분하다. 구미시는 하루 취수 가능량 100만4천t 중 약 31%만 사용 중이며 폐수처리 역시 처리 가능량 대비 71% 수준에 머물러 추가 산업 유치 여력이 크다.

입지 여건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구미국가5산단 2단계 168만 평, 장천면 일원 30만 평 규모 산업단지가 조성 중이며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배후도시로서 접근성도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 5개 고속도로 연결망, 구미~군위 고속도로, KTX 이음 구미역 정차, 대구권 광역철도, 대구경북광역철도 등 광역 교통망 확충도 추진되고 있다.

◆전자도시에서 방산도시로…산업구조 대전환

구미 방산산업 생산 규모는 현재 연간 2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가 지정될 경우 성장 속도는 훨씬 빨라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10년 내 구미 방산 생산 규모가 5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생산유발 효과와 고용효과까지 감안하면 지역경제 전체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공급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시대에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경쟁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구미는 지금 그 공급망 중심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전자산업의 도시였던 구미가 이제 '전자+방산'이라는 새로운 산업 축으로 대한민국 전략산업 지도를 다시 쓰고 있다.
윤재호 경북상공회의소 협의회장(구미상공회의소 회장). 대구일보 DB

◆윤재호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장(구미상공회의소 회장) 인터뷰

-천궁-II 수출에 대한 생각은?

▲ LIG넥스원의 천궁-II 수출은 단순한 기업 성과가 아니다. 구미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방산은 부품·소재·장비까지 확장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지역 기업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방산 수출의 50% 이상이 협력업체로 확산된다. 구미에는 이미 전자·부품 기반 기업이 많다. 이들이 방산 공급망에 편입되면 지역 경제 전체가 동반 성장할 수 있다.

-방산도시 '구미'에 대한 생각은?

▲지금은 대기업 중심 구조이다. 방산 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중소·중견기업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부품·소재·장비 분야에서 지역 기업들이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방산 기업 생태계를 다양화해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 방산은 결국 기술이다. 단순 생산기지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방 R&D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연간 약 5조 원 규모의 국방 연구개발 예산 중 일부를 지역으로 끌어와야 한다, 연간 2천억~3천억 원 수준만 유치해도 지역 산업 구조는 크게 바뀔 수 있다. 시험평가센터나 연구기관 유치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인프라 개선은

▲구미는 최근 10년 간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 유출이 크다. 아무리 산업이 성장해도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주거·교육·문화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야 한다. 기업 유치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인재가 돌아오고 기업도 따라온다.

방산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임금 수준이 일반 제조업보다 20~30% 높고 수출 비중도 70% 이상이다. 구미가 방산 거점으로 자리 잡으면 지역 경제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전자 산업 기반 위에 방산이 더해지면 '전자+방산'이라는 새로운 산업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는 구미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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