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폭설, 한파에 출근길이 재난”… 오늘도 수도권 영하 14도
최저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새벽부터 서울·인천을 비롯한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시간당 1~2cm 안팎의 눈까지 내리면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의 적설량은 서울 2.5cm, 경기 의왕 7.4cm, 충남 태안이 9.6cm, 강원 평창이 8.6cm였다. 서울의 경우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떨어져 출근길 시민들이 눈 폭탄과 한파라는 이중고(二重苦)를 겪었다.
이날 서울 시내버스와 지하철은 종일 붐볐다. 출근길 눈 예보에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계단엔 시민들이 꽉 들어찼다. 직장인 서모(29)씨는 “지하철 탄 사람이 평소보다 1.5배는 많은 것 같다”며 “다들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어서 다른 날보다 더 불편했다”고 했다. 승객이 몰리면서 이날 출근길 지하철 1·4호선은 20분, 2호선은 15분, 5·7호선은 5분가량 열차가 지연되는 일도 있었다.
적지 않은 눈이 단기간에 집중되면서 곳곳에서 제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불편도 컸다. 차량이 많이 오가는 주요 도로는 제설이 신속히 이뤄진 데다 평소보다 통행량이 적어 교통 흐름에는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언덕 많은 곳이나 이면 도로 등에서는 아찔한 순간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서울 노원구 월계역 인근에서 빗자루를 들고 눈을 쓸던 박모(68)씨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눈을 치우고 있는데 쓸어도 쓸어도 계속 쌓인다”고 했다. 인근 보행로가 제설 작업이 제대로 안 돼 있어, 눈 쌓인 보도 대신 눈이 녹은 차로 가장자리로 걸어 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곳곳에도 이날 오후 골목 곳곳에 눈이 그대로 쌓여있었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아들과 함께 외출하던 50대 남성은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다 결국 뒤로 넘어져 안경이 날아가기도 했다. 그는 “아침에 주민들이 인근을 쓸었는데도 눈이 계속 내려 미끄러운 상황”이라며 “신발을 바꿔 신고 가야겠다”며 집으로 돌아갔다.
경기·강원과 충남 일부 지역도 비슷했다. 25일 밤 11시부터 눈이 오기 시작한 인천에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최대 8㎝ 안팎의 눈이 쌓인 곳도 있었다. 강원도도 최저 영하 20도 안팎의 추위에다 새벽에 눈이 집중돼 출근길 불편이 컸다.
이 와중에 한파는 여전해 전국 곳곳에서 수도관·계량기 동파 사고가 잇따랐다.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계량기 동파 사고는 1676건, 수도관 동파 사고는 41건 발생했다.
27일에도 전국적으로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충청권 남부와 경북권 남부, 경남 내륙 등에는 새벽에 최대 1~3㎝ 눈이 내린다. 수도권은 최저 영하 14도, 최고 영하 8도 안팎의 강추위가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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