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 신년 인터뷰

병오년 새해를 맞은 유정복 인천시장은 한자성어 하나로 각오를 대신했다. 인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정책의 속도를 늦출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시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면서 인천의 성장을 중단 없이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유 시장은 올해를 인천 행정과 도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마침 오는 7월 제물포·영종·서해·검단구 신설을 골자로 한 '2군 9구 체제' 출범은 단순한 구역 조정이 아니라 도시 규모와 생활권 변화의 대전환기로 받아들여진다.
또 경제자유구역을 강화 남단까지 확장해 인천의 발전 축을 서해와 접경 지역으로 넓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첨단 클러스터를 조성해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 도약의 중심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항만과 공항을 넘어 첨단 산업 도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이다.
도시 재편의 핵심 축으로는 제물포 르네상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내항 재개발과 동인천역·인천역 일대 도시개발을 본궤도에 올리고, 도심 군부대 이전과 노후 계획도시 정비를 통해 원도심을 미래형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이다. 수도권매립지 종료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유 시장은 민생 정책과 관련해 "경제가 어려울수록 시민의 삶을 지키는 해법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부담을 덜어주는 작은 변화"라고 거듭 강조했다.
"천원 주택과 천원 택시 등 '천원 정책'을 통해 작은 정책 하나가 시민 삶에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확인했다.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으로 인천의 민생 경제를 단단하게 만들겠다."
달리는 말의 각오는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성과로 평가받아야 할 해이자 선택을 앞둔 시점이다. 유정복 시장의 병오년은 속도와 결과로 시정의 연속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간으로 시작됐다.

이를 통해 유 시장은 지역 여건에 맞는 맞춤형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원도심과 신도심이 함께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중·동·서구 3개 구와 함께 자치구 출범 준비 전담 조직을 구성해 협력체계를 구축했고, 조직·재정·청사 등 3개 분야 21개 과제를 중심으로 실무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신설 구 출범과 동시에 행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시청사도 준비하고 있다. 제물포구는 현 중·동구 청사를 재배치해 활용하고, 영종구는 영종하늘도시 내 민간 건물을 임차하며, 검단구는 당하동에 모듈러 방식의 임시청사를 사용할 예정이다.
신청사는 2030~2031년 조기 완공을 목표로 사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직 설계와 인사 운영은 조직진단·설계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규모를 산정해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인력 충원과 배치 기준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제물포 르네상스는 중구와 동구 원도심, 인천 내항을 문화·관광·산업이 융합된 미래형 도시로 재편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단순한 정비를 넘어 인천 원도심의 도시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유 시장은 2023년 수립한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내항 개발, 원도심 정비, 문화관광 활성화 등 분야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항은 단계별 재개발 방식으로 올 상반기 내 1·8부두 재개발 실시계획 승인 후 착공할 예정이다.
동인천역 일대는 송현자유시장 철거를 시작으로 보상과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인천역 일대도 올해 도시혁신구역으로 지정해 제물포 르네상스의 핵심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원도심 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해 온 규제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문화유산 주변 건축행위 허용 기준은 이미 한 차례 완화했으며, 개항장 일대 높이 규제도 상반기 내 일원화·완화를 마무리해 체감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유 시장은 강화 남단을 그린바이오와 블루바이오, 피지컬 AI를 결합한 미래 산업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식물과 미생물을 기반으로 한 생명경제 산업, 해양자원을 활용한 탄소중립형 바이오 산업에 더해 물류·모빌리티·농업 현장을 지능화하는 피지컬 AI를 접목해 '한국형 미래산업 테스트베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관계부처 협의와 평가·심의 절차를 진행 중이며, 상반기 내 지정 완료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지정이 확정되는 즉시 세부 개발계획 수립과 기반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수도권매립지 문제 해결의 핵심은 대체매립지 선정이다. 그동안 응모자가 없어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지만, 인천시가 주도적으로 공모 요건을 완화하고 설득에 나선 결과 민간 2곳이 응모하면서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유 시장은 대체매립지 조성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원칙은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대체매립지 확정과 SL공사 인천 이관을 위해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도 밝혔다.
최근 개통한 제3연륙교 통행료 문제와 관련해서도 유 시장은 단호한 입장이다. 통행료 논란은 단순한 요금 문제가 아니라 공공 인프라의 책임 주체를 묻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사업비가 분양가에 반영됐다는 시민들의 문제 제기에는 타당성이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시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방식이라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협의가 최선이지만,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정책에 무조건 따르는 시대는 지났다."
유정복 시장이 걸어온 길
유 시장은 중앙과 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한 행정 전문가이자 정치인이다. 1957년 인천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내무부와 청와대 등에서 근무하며 국가 행정 전반을 경험했고, 김포시장을 지내며 지방 행정을 이끌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진출해 3선의 관록을 쌓았으며, 이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하며 농정·식품·수산 정책과 국가 행정·재난·지방자치 정책을 총괄했다.
2014년 민선 6기 인천시장에 취임해 재정 위기 극복과 시정 정상화에 집중하며 인천시의 재정 구조를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2년 민선 8기 인천시장에 다시 당선돼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과 제물포 르네상스, 천원 정책, 경제자유구역 확대 등을 통해 시민 체감형 민생 정책과 도시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유정희 기자 r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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