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서 러닝머신 타며 아이들 찾는 美아빠…"아내가 유괴범?"

김송이 기자 2022. 11. 2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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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러닝머신을 뛰는 시위를 하며 자신의 아이들을 찾아 헤매는 미국인 아빠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아내는 "아이들이 아빠를 무서워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제가 모르죠. 남편 말대로 너무 잘 놀아주고 너무 자상한 아빠인데 왜 아이들이 무서워할까요. 아이들이 아빠가 무서우니까 당연히 그런 거죠"라며 "아이들이 아빠를 거부하기 때문에 이제부터 여기서 자라날 거다. 제가 거짓말을 하는 건지 존 시치한테 물어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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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거리에서 러닝머신을 뛰는 시위를 하며 자신의 아이들을 찾아 헤매는 미국인 아빠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8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 613회에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존 시치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시치는 한 달째 서울 곳곳을 오가며 러닝머신을 걷고 있다. 그는 러닝머신을 달리는 것에 대해 "늘 제자리걸음인 자신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운동이 아닌 시위라고 말했다.

시치의 러닝머신에는 '아이들이 보고 싶다'는 피켓이 걸려있고 옆에는 아이들의 사진이 세워져있다. 그는 3년 전 세 살이었던 아들과 두 살이었던 딸이 실종됐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며 아이들을 데려간 사람은 다름 아닌 친엄마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전했다.

3년 전 아이들과 함께 친정에 잠시 다녀오겠다고 했던 아내는 이후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여러 번의 설득과 부탁에도 아내는 완강했다. 결국 아이들과 생이별을 하게 된 시치는 지난 2020년 3월 아내를 상대로 양육권 청구 소송을 했다.

그 결과 미국 법원에서 시치를 단독 양육권자로 지정하고, 한국 법원도 아이들을 본 거주지로 돌려보내라고 판결했지만 아내는 500만원의 과태료와 30일 감치 선고를 받으면서도 아이들을 끝내 돌려보내지 않았다. 아내는 계속해서 시치의 연락을 받지 않았고, 그는 결국 생업도 포기하고 아이들을 찾기 위해 한국에 들어오게 됐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갈무리)

수소문 끝에 제작진은 어렵게 시치의 아내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아내는 "내가 아동학대라도 한다는 소리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는 "존 시치가 거짓말을 한다. 아이들이 아빠를 극도로 무서워하고 있다는 건 공식화된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내는 "아이들이 아빠를 무서워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제가 모르죠. 남편 말대로 너무 잘 놀아주고 너무 자상한 아빠인데 왜 아이들이 무서워할까요. 아이들이 아빠가 무서우니까 당연히 그런 거죠"라며 "아이들이 아빠를 거부하기 때문에 이제부터 여기서 자라날 거다. 제가 거짓말을 하는 건지 존 시치한테 물어보라"고 쏘아붙였다.

양국의 판결은 "아빠에게 아이들을 인도하라"고 났는데 왜 남매가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걸까. 조사 결과, 시치가 아이들을 볼 수 없었던 건 판결에 따른 내용을 집행하러 간 집행관에게 이제 겨우 네 살, 다섯 살인 아이들이 엄마와 아빠 중 누구랑 살지를 충분히 표현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 조한나 변호사는 "엄마랑 떨어진 독립된 공간에서 몇 차례에 걸쳐 엄마랑 있을 때 어떤지, 아빠는 보고 싶지 않았는지 이런 심리 상태를 사실은 검사해야 되는데 이런 부분들이 다 빠진 상태다. 그냥 집행관이 형식적으로 본인이 할 임무는 끝난 거기 때문에 집행불응조서에 '아이들이 엄마랑 살고 싶어 한다'라고 기재하면 끝나는 것이다. 사실상 적절한 집행 절차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치는 아이들에게 썼던 카드와 준비했던 선물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여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남매가 샌프란시스코 집을 떠난 지 1000일이 훌쩍 넘은 지금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아이들을 향해 걷고 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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