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4] '주술' '해몽' '예지력'…'판타지' 방불케 한 대검 국감

최기철 2024. 10. 2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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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제기 강혜경씨 출석
민주당 이성윤, '김건희-명태균' 관계 캐물어
尹 '장님무사'·金 '앉은뱅이 주술사' 소문 확인
강씨 "맞다, 명태균이 그렇게 얘기하는 것 들어"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의혹 핵심인 명태균씨로부터 자신이 '김 여사와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첫 질의에 나선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씨를 상대로 김 여사와 명씨간 관계를 캐물었다. 두 사람의 첫만남에서 오간 대화 내용에 대한 확인부터 이 의원과 강씨 문답은 '주술', '해몽', '예지력' 등에 집중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검·지검, 청주지검, 광주고검·지검, 전주지검, 제주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씨는 명씨로부터 들은 이야기였음을 전제로, 김 여사가 2021년 서초동의 한 갈비집에서 만난 명씨에게 '조상의 공덕으로 태어난 자손'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이 의원이 "명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주변에 자랑하면서 종종 '장님무사', '앉은뱅이 주술사'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는데, 이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강씨가 긍정하면서 "(명씨가) '윤 대통령은 장님이지만 팔을 잘 휘두르기 때문에 장님의 무사'라고 했고, 김 여사는 주술 능력은 있지만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 해서 장님의 어깨에 올라타 주술을 부리라는 의미로 김 여사에게 말했다'는 얘기를 한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명씨가 윤 대통령의 대선 출마시기 명씨가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있는지도 물었다. 당시 대변인으로 임명됐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돌연 사퇴한 것이 명씨가 '이동훈과 윤석열의 기운이 서로 상충해 좋지 않다'라고 조언한 후 갑자기 경질됐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는 것이다.

강씨는 "명씨한테 들어서 알고 있다. 명씨가 '(윤 대통령과 이 전 대변인이)구체적으로 대립되는 부분이 있어 많이 부딪힐 것이라고 김 여사한테 얘기했고, 김 여사가 그 얘기를 듣고 바로 사퇴를 하게끔 만들었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변인은 2021년 6월10일, 직을 맡은지 10일 만에 사퇴했다. '일신상의 이유' 외 별다른 사퇴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보름쯤 뒤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에 입건됐다.

이 의원이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인수위 구성원의 관상을 봐달라고 부탁했다는 제보가 있는데 충분히 가능한 일이냐"고 묻자 강씨는 "명씨가 그렇게 선택했다면 가능하지 않았겠느냐"고 답했다.

이어 이 의원은 명씨가 김 여사의 악몽을 해몽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가 요양병원 불법혐의로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꾼 악몽을 명씨가 듣고 꿈해몽을 해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들었느냐고 했다. 그러자 강씨는 "꿈해몽이 아니다"라면서 "'집안에 기운이 안 좋다'라는 얘기를 명씨가 김 여사에게 한 뒤 최씨가 3일만에 구속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명씨에게)예지력이 있다는 얘기인 것 같다. 김건희와 명태균의 꿈과 무속 이야기는 이뿐이 아니다"라면서 "2021년 12월 초 김건희는 명태균에게 악몽을 얘기했고, 명태균은 권성동·장재원·윤한홍(이른바 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윤핵관')이 총장님을 펄펄 끓는 솥에 삶아먹는 꿈이라고 해석했다. 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강씨는 "들었다. 저한테 통화 녹취도 있다"며 "김 여사가 꿈을 안 좋게 꿨다고 얘기하니까 명태균 대표가 김 여사한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이라는 세 분(권성동·장제원·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을 팔팔 끓는 솥에 삶아먹는 현상'이라고 얘기했다. 그 뒤에 권성동 의원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당시 친야 성향의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2021년 권 의원의 성희롱 발언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은 채 상황은 마무리됐다. 권 의원은 '열린공감TV'의 악의적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명태균이 김건희와 친분을 자랑할 때 이런 얘기를 자주했느냐"고 했고 강씨는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명태균이 허풍을 부리는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이 의원 질의에 강씨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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